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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시간
BBC 정원 역사가가 들려주는 꽃의 사연과 세밀화 사철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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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지식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꽃 그림책
정원 역사가가 꽃에 관해 쓴 역사 상식과 영국 왕립원예협회 금메달 수상 작가의 보태니컬 세밀화가 조화를 이룬다. 식물과 인류의 관계사를 배우며 꽃그림을 감상해보자. 자연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2026.04.07. 손민규 인문 PD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01. 접시꽃 | 사랑의 과정에 함께하다
02. 페루백합 | 느긋한 식물
03. 아네모네 | 씨앗을 둘러싼 비밀 작전
04. 금어초 | 카리스마를 선사하는 꽃
05. 돌부채 | 차가운 겨울의 차
06. 부겐빌레아 | 선원으로 변장해 세계를 일주한 여자
07. 레티쿨라타동백 | 힘든 항해 끝에 도착한 식물
08. 인디언칸나 | 씨앗이 들려주는 리듬
09. 차이니즈플럼바고 | 윌모트의 헌신
10. 분홍바늘꽃 | 왕가의 사업
11. 치오노독사 | 눈 속에 피는 섬세한 푸른 별
12. 호리록로즈 | 다재다능한 식물
13. 유럽은방울꽃 | 행운과 영감의 원천
14. 코스모스 | 철도를 따라간 말의 정령들
15. 애기범부채 | 박물학의 젊은 순교자
16. 패랭이꽃 | 여왕이 아닌 아내의 이름으로
17. 꽃무 | 보상받지 못한 신의
18. 캘리포니아양귀비 | 공작 부인을 위한 완벽한 문장
19. 유포르비아 아미그달로이데스 | 모자 상자를 타고 영국에 오다
20. 서양개나리 | 골짜기의 찬란한 황금 종들
21. 마젤란후크시아 | 조그만 발레리나
22. 올가여왕스노드롭 | 겨울을 예고하는 전령
23. 나팔용담 | 꽃의 이름을 지닌 배들
24. 헬리오트로피움 | 사랑과 애도의 꽃
25. 원추리 | 오늘의 아름다움 그리고 풍미
26. 블루벨 | 러프 장식과 함께 번성하다
27. 독일붓꽃 | 예술가를 위한 녹색 물감
28. 약자스민 | 매혹적인 향기로 감싸안다
29. 우바리아니포피아 | 자연 판화법으로 기록되는 영광
30. 금낭화 | 사랑을 담은 작은 주머니
31. 스위트피 | 고난 속에 엮어낸 꽃의 태피스트리
32. 잉글리시라벤더 | 런던을 누빈 라벤더 상인
33. 붉은숫잔대 | 추기경의 긴 양말
34. 루피너스 | 적자생존의 길
35. 오리건포도 | 대통령의 가드닝 멘토
36. 스토크 | 내 집처럼 편안한 꽃
37. 분꽃 | 자연의 시계
38. 채텀섬물망초 | 신사의 내기
39. 시클라멘수선화 | 잔뜩 바람을 맞은 꽃
40. 개박하 | 고양이가 모르게 심는 방법
41. 알라타꽃담배 | 달빛 정원에서 빛나는 꽃
42. 니겔라 |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
43. 모란 | 미스터리에 싸인 순백의 성배
44. 오리엔탈양귀비 | 화단의 침입자
45. 드람불꽃 | 금의환향한 토착 식물
46. 프로테아 키나이로데스 | 바다의 신을 닮은 웅장함
47. 목서초 | 당대의 인기인들이 택하는 꽃
48. 유럽만병초 |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49. 마틸리하양귀비 | 황금 심장을 가진 꽃
50. 존이스텀린장미 | 고향을 떠나온 정원사를 기억하며
51. 극락조화 | 물소를 피해 찾아낸 식물
52. 라일락 | 순백의 완벽을 강요당한 꽃
53. 아프리칸메리골드 | 죽은 자의 영혼을 인도하는 꽃
54. 렘브란트튤립 | 광기 뒤의 생존자
55. 작은페리윙클 | 땅의 기쁨
56. 향기제비꽃 | 기차를 통해 전해진 향기
57. 미국등나무 | 철자가 정확히 뭐지?
58. 밀짚꽃 | 마를수록 빛나는 아름다움
59. 유카 | 꽃가루 매개자를 찾아서
60. 백일홍 | 젊음과 늙음의 공존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저자 소개3

애드볼리 리치먼드

관심작가 알림신청
 

Advolly Richmond

원예가이며 작가, 방송인인 애드볼리 리치먼드는 정원을 단순한 원예의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흐름을 반영하는 문화적 공간으로 바라보며 연구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브리스틀 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에서 정원 역사학 석사(MA)를 취득했으며, 영국 왕립 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 RHS)회원이다. 2019년부터 BBC의 대표 원예 프로그램 ‘가드너스 월드(Gardeners' World)’에 출연해 식물과 정원에 얽힌 역사적·문화적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BBC 라디오 4의 ‘가드너스 퀘스천 타임(Gardeners
원예가이며 작가, 방송인인 애드볼리 리치먼드는 정원을 단순한 원예의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흐름을 반영하는 문화적 공간으로 바라보며 연구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브리스틀 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에서 정원 역사학 석사(MA)를 취득했으며, 영국 왕립 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 RHS)회원이다. 2019년부터 BBC의 대표 원예 프로그램 ‘가드너스 월드(Gardeners' World)’에 출연해 식물과 정원에 얽힌 역사적·문화적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BBC 라디오 4의 ‘가드너스 퀘스천 타임(Gardeners' Question Time)’에도 식물 역사 전문가로 참여하고 있다. 개인 정원에서는 장미와 1900년 이전의 헤리티지 수선화(heritage daffodil), 설강화(snowdrop)를 중심으로 한 식물 컬렉션을 가꾸고 있다.

그림세라 제인 험프리

관심작가 알림신청
 

Sarah Jane Humphrey

영국을 대표하는 식물·자연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 정밀한 자연 관찰을 바탕으로 한 2023년 해초 그림 컬렉션을 통해 영국 왕립원예협회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현재까지 총 4회의 왕립원예협회 메달을 받았다. 큐 왕립식물원과 에덴 프로젝트를 비롯해 조 말론, 해롯 등과 협업하며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다 지금은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RNA의 역사』, 『이데올로기 브레인』,『꽃의 마음 사전: 가장 향기로운 속삭임의 세계』, 『꽃은 알고 있다: 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여성 식물학자의 사건 일지』 등 다수가 있다

김아림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02일
판형
사철제본 ?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596g | 183*225*20mm
ISBN13
9791193865224

책 속으로

이 책에 실린 여러 꽃의 진정한 기원과 사연은 국경을 넘나드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대륙까지 넘나든다. 이 꽃들의 이야기는 모험과 음모, 도둑질, 더 나아가서는 집착과 표리부동함으로 가득하다. 그런 와중에도 이 꽃들을 찾아 애써 기록으로 남긴 사람들, 가끔은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그렇게 한 사람들 덕에 오늘날 우리네 정원에는 다종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다.
--- p.5

식물의 이름은 정원사들이 당혹스러워할 만큼 자주 바뀌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렇다. 그런 만큼 여러분도 이 책에서 식물 이름이 짓궂게도 시간이 지나며 이리저리 바뀐 사연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결코 그저 정원사를 짜증 나게 하는 과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과학자들이 식물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는 동안 우리가 참고 견뎌야 할 식물학의 필수적인 발전 과정이다.
--- p.6

정원 사이를 걷는 동안 의원은 ‘우연히’ 자신의 예복을 꽃들 사이에 떨어뜨렸다. 그것을 본 의원의 하인은 이 속임수를 기다렸다는 듯 즉시 나서서, 솜털이 덮여 보송보송한 식물의 씨가 잔뜩 묻은 주인의 예복을 얼른 집어 고이 접어서 챙겨 갔다. 이후 자유롭게 ‘해방된’ 씨앗에서 싹을 틔운 아네모네는 의원의 친구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고 파리에 거주하던 이들은 정원에서 꽃을 키워 주변에 더 많이 나눴다.
--- p.19

이 식물이 어떻게 부겐빌레아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꽤 널리 알려진 사연이 있다. 이 사연은 한 여성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이어진다. 그 여성은 식물과 그 식물의 약효에 대해 광범위한 지식을 지녔으며 최초로 전 세계를 일주했다.
--- p.27

르네상스 시대인 1544년에 의사 피에트로 안드레아 마티올리(Pietro Andrea Mattioli)에 따르면 은방울꽃으로 만든 증류수에 라벤더와 로즈메리를 한 꼬집 넣으면 ‘아쿠아 아우레아’, 즉 금빛 물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용액은 금이나 은 용기에 보관될 만큼 무척 귀중하게 여겨졌고 두통이나 히스테리, 기절 증상을 치료한다고 여겨져 매우 수요가 많았다.
--- p.49

일찍이 메리 로빈슨이 찬사를 보냈음에도 사람들은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꽃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가, 19세기 들어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나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Samuel Taylor Coleridge) 같은 낭만주의 시인들이 순수함에 대한 상징으로 스노드롭을 부상시킨 이후에야 태도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스노드롭의 은은한 녹색과 흰 무늬에 감탄하며 주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 꽃을 숭배하는 집단인 ‘갈란토마니아’까지 생겨났다.
--- p.78

이 꽃에 ‘빅토리아 여왕’이라는 이름을 붙일까 생각하던 싱킨스는 그 제안을 듣고 이 꽃에 자신의 아내 싱킨스 부인을 기리는 ‘미세스 싱킨스’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식물을 팔겠다고 응했다.
--- p.60

전통에 따라 해리 왕자와 메건은 각각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이라는 칭호를 얻었고 새로운 문장이 만들어져 수여되었다. 공작부인의 문장을 살펴보면 먼저 방패의 절반에는 부인이 물려받은 유산과 관심사가 표현되어 있다. 파란색 배경은 캘리포니아 해안에 면한 태평양을 나타내며, 방패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두 개의 황금빛 광선은 공작부인의 고향을 비추는 햇빛을 상징한다. 그리고 방패 아래의 풀밭에는 이 지역에 부유함을 선사한 황금을 나타내는 캘리포니아양귀비가 늘어서 있다. -
--- p.66

롭은 가이드에게 이 식물을 캐서 표본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지만 뿌리째 식물을 뽑고 보니 막상 놓을 곳이 없어서 결혼식에 참석할 때 쓴 화려한 보닛이 든 상자에서 내용물을 꺼내고 영국까지 안전하게 돌아가기를 바라며 조심스레 식물을 넣었다.
--- p.69

예컨대 남편을 잃은 여성은 당시 사회에서 용인되는 특정한 애도 의상을 입어야 했다. 애도 기간은 최대 2년 반까지 계속되었으며 다양한 단계를 거쳤다. 첫 번째, ‘완전한’ 애도 단계에는 반짝이지 않는 크레이프와 같은 천으로 만든 검정색 옷을 입었다. 그런 다음에는 연보라색이나 라일락색처럼 차분한 ‘2단계 색상’을 입을 수 있는 단계가 찾아온다. 헬리오트로피움의 연보라색은 이런 애도 관습과 행보를 같이하게 되었다.
--- p.84

원추리가 외관을 앞세워 서양의 여러 지역을 행진하며 새로운 서식지를 찾는 동안, 극동 지역 사람들은 이 식물을 장식하기보다는 식재료로 먹거나 의학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재배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 식물의 말린 꽃봉오리를 ‘황금 바늘’이라고 부르며 입을 즐겁게 하는 흥미로운 재료로 여긴다.
--- p.88

그렇게 조지 러셀이 식물 개량을 시작한 지 25년이 넘은 1937년의 첼시 꽃 박람회에서 그의 루피너스는 마침내 사람들 앞에 공개되었고, 당연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해 8만 명이나 되는 인파가 놀랍도록 다채로운 색깔의 루피너스를 직접 보기 위해 보닝게일 육묘장으로 몰려들었다.
--- p.120

영국의 식물학자 존 레이(John Ray, 1627~1705)는 개박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이 그 식물을 땅에 심으면 고양이들이 차지할 것이다. 씨앗부터 심어야 고양이들이 모른다.” 개박하는 식물일 때 옮겨 심으면 조금 상처를 입으면서 휘발성 기름을 방출하는데 이 기름 성분의 유혹을 거부하지 못하는 고양이들은 개박하를 뜯거나 망가뜨린다. 하지만 씨앗을 뿌려 기르면 우리의 고양이 친구들은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 p.137

열성적인 여행가이기도 했던 지킬은 자신이 방문한 나라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다른 나라를 탐험하는 동안 자신의 디자인이나 글에서 반복되는 주제로 등장할 식물들을 얻었다. 지킬은 여행을 통해 식물과 접했을 뿐 아니라, ‘낡은 예전 유행’으로 여겨져 정원이나 묘목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식물들을 적극적으로 구출해서 널리 홍보했다.
--- p.143

조세핀(Josephine) 황후는 호화로운 오락과 다소 외설스러운 행동으로 유명한, 변덕스러운 사교계 명사로 묘사되어왔다. 그렇다 보니 프랑스령 서인도 제도에서 태어난 조세핀이 사실 매우 뛰어난 식물 애호가이자 정원사, 예리한 식물학자였으며 말메종에 자리한 자신의 정원을 통해 여러 새로운 식물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나머지 지역에 소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많은 이들이 놀랄 것이다. 조세핀은 오늘날로 치면 일종의 ‘인플루언서’였다.
--- p.157

이후로 이렇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자연적으로 ‘깨진’ 튤립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이런 튤립이 생기면 이제 주변의 다른 식물을 감염시킬까 우려되어 대개 즉시 폐기된다. 하지만 이런 ‘저주받은’ 튤립들과 달리 툴리파 ‘압살론’ 같은 품종은 없어지지 않고 보존되었다. 이 품종의 색깔은 자연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며 그래서인지 다른 ‘깨진’ 튤립처럼 금세 사라지지 않았다.
--- p.180

클레멘타인 헌터는 이런 백일홍들을 그리면서 이 꽃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헌터는 기억에 의존해서 그림을 그린 화가였고 대부분의 그림 주제가 농장에서 보낸 삶에 대한 기억들이었지만, 동시에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백일홍의 꽃송이가 잔뜩 꽂힌 화병 또한 많이 그렸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돌아온 헌터는 등유 램프의 도움을 받아 밤에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인생의 후반기 동안 헌터는 5,000점 넘는 작품을 남겼다.

--- p.200

출판사 리뷰

식물의 이름과 고향, 세계로 향하는 여행까지…
역사 속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꽃의 시간’을 찾아서

꽃집 진열장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다발용 절화부터 내가 직접 화분에 심어 애지중지 기르는 화초 한 포기, 공원 화단에 자라나는 조경용 제철 꽃들, 산책로 구석을 무성하게 채우는 잡초들까지. 수많은 식물들이 현대인의 생활 공간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둘러보면 우리는 정말 다양한 식물에 둘러싸여 있지만, 이 모든 식물이 이 땅에 자생하던 것들은 아니다. 오래전 이웃 나라에서 온 식물도 있는 한편, 비교적 최근에 지구 반대편에 이를 만큼 먼 곳에서 찾아와 새로운 터전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영어나 혹은 프랑스어, 그리고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언어인 듯한 신기한 이름을 가진 꽃들은 어디에서 그 이름을 얻었을까? 어떤 식물들이 어느 지역에서 유독 번성하는 이유는 뭘까? 왜 어떤 품종들은 인기가 많았다가도 자취를 감추곤 할까?

영국의 정원 역사가이자 정원과 식물, 사회사를 연구하는 저자는 피고 지는 모든 꽃에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다. 식물의 겉모습이나 생태에 대한 지식은 물론 식물을 관찰하고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 식물에 대한 흥미를 더욱 키워준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식물이 특정 지역에 유입된 과정이나 그 학명의 의미까지 찬찬히 들여다보면, 주변에 피어난 꽃들이 그저 한 자리에 붙박혀 자라는 ‘풀’이 아니라 놀라운 생동감을 지닌 존재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그처럼 역사적인 눈으로 식물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대항해시대 이후 세계는 급격히 가까워졌고, 놀라운 탐험과 발견이 이어지던 시대에 특히 탐험가들이 주로 도전했던 분야는 바로 새로운 식물을 찾는 모험이었다. 식물학에 헌신하는 과학자건 시장을 뒤흔들 기회를 노리던 원예업자건 독특한 생김새나 생태, 유용한 쓰임새를 지닌 식물들을 찾아 세계를 누볐고, 이후 세상 곳곳으로 식물들의 여행이 시작된다.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동아시아나 아메리카 또는 아프리카의 식물이 유럽으로 들어왔고, 거기서 개량되어 친근한 정원의 꽃들로 자리를 잡는 한편 또 다른 나라에 소개되어 새로운 터전을 찾기도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며 식물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이름인 학명과 일반명을 짓고 또 바꾸는 작업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꽃들이 살아온 시간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 지울 수 없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 책은 역사 속에 뿌리 내린 다채로운 ‘꽃의 시간’을 거슬러오른다. 접시꽃과 패랭이꽃 같은 흔히 알려진 꽃부터 부겐빌레아나 렘브란트튤립처럼 흥미로운 역사를 자랑하는 꽃들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자라던 식물들이 어떻게 영국의 정원에서 꽃을 피우게 되었는지 그 숨겨진 역사와 식물 이름에 얽힌 여러 가지 재미난 사실들을 추적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 금메달을 두 번이나 수상한 영국의 대표적인 식물 일러스트레이터인 세라 제인 험프리의 섬세한 보태니컬 아트((식물 자체를 예술적으로 그리는 미술 장르)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책은, 평생 두고 보는 반려 꽃그림 책이다.

추천평

역사가 있어 더 즐거운 정원 이야기
이 책의 저자 애드볼리 리치먼드는 정원, 식물 역사 전문가다.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렵지만 영국에서 정원 공부를 한 나로서는 이 분야를 잘 안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정원에서 흔히 보는 식물이 어떻게 우리에게까지 오게 되었는지를(영국 기준이긴 하지만) 역사적 맥락으로 알기 쉽게 말해준다. 나는 그녀를 영국 BBC에서 반영하는 ‘가드너스 월드(Gardener’s world)’를 통해 본 적이 있다. 또랑또랑한 영국 악센트로 식물을 설명하는 그녀의 말투가 글에서도 그대로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

이 책 속의 식물은 낯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보급이 되었고, 누군가의 집에선 화단에 자리를 잡고 있는 식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칫 식물도감을 떠올린다면 딱딱하고 학문적이지 않을까 싶겠지만, 책의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대체 이 식물은 어디에서 어떤 사연으로 우리에게 왔고, 그래서 그 다음 어떻게 되었을까, 이렇게 마치 드라마 속의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그런 느낌의 책이다. 사실 나는 이것이 정원을 시작하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는 것을 잘 안다.

적어도 영국의 정원 문화는 ‘가드닝’이라는 매일의 일상 속에 식물을 가까이 하는 관습에서 출발했다. 그 시작은 18세기였다. 물론 제국주의, 식민지 침략이라는 어두운 면이 그 이면에 자리하지만, 영국으로 밀려든 아메리카, 호주, 아프리카 등지의 새로운 식물은 영국 사회 전체를 들썩일 만큼 큰 이슈를 만들어냈다. 왕실에서는 새로운 식물을 키우기 위해 온실을 만들고, 야자나무를 키우는 호텔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고, 식물 패턴으로 가득 찬 드레스를 만들고, 식물 향신료를 넣은 쿠키를 만들어 먹는 문화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새로운 식물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사회에 넘치며 그걸 키우고, 자랑하고, 나누는 문화가 이때 정착이 된 셈이다. 그리고 이 문화가 만들어낸 정원 문화는 지금까지 전세계 정원 트랜드를 선도하는 중이다. 세계 최대의 정원 축제인 ‘첼시 플라워쇼’, 정원의 메카인 ‘왕립원예학회’의 정원들, 세계 최대의 식물 박물관 ‘큐가든’의 연구와 교육 등을 만들어낸 셈이다.

더불어 저자 애드볼리 리치먼드의 매우 쉽고 간결한 문장과, 세라 제인 험프리의 식물 그림은 이 책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하다. 세라의 그림은 과학적 세밀화와는 좀 다르다. ‘보태니컬 아트’라고 말하는데, 식물 자체를 예술적으로 그리는 기법으로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함으로 여러 차례 상을 받기도 했다.

식물이 품고 있는 역사는 우리의 삶보다 훨씬 더 길고 깊다. 정원 식물 역사가의 풍부한 식물에 대한 지식, 역사, 이로 인한 사회의 변화, 그 궁금증을 탐닉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역사, 인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몇 배의 즐거움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 오경아 (작가, 가든 디자이너)

리뷰/한줄평12

리뷰

9.6 리뷰 총점

한줄평

8.5 한줄평 총점

AI가 리뷰를 요약했어요!?

"꽃의 시간"은 애드볼리 리치먼드의 글과 세라 제인 험프리의 그림, 김아림의 번역으로 완성된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꽃의 세계를 탐험하게 합니다. 이 책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섬세하게 전달하며, 꽃과 식물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 돋보이며, 읽는 동안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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