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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한 대
삶과 죽음 내일은 없다 거리에서 공상 꿈은 깨어지고 기왓장 내외 이별 식권 종달새 오후의 구장 이런 날 양지쪽 비행기 가을밤 봄 개 편지 눈 황혼이 바다가 되어 만돌이 달밤 풍경 한난계 그 여자 비애 비로봉 산협의 오후 유언 새로운 길 비 오는 밤 사랑의 전당 이적 아우의 인상화 코스모스 슬픈 족속 달같이 장미 병들어 투르게네프의 언덕 산골 물 자화상 소년 위로 팔복 병원 간판 없는 거리 무서운 시간 눈 오는 지도 새벽이 올 때까지 십자가 태초의 아침 또 태초의 아침 못 자는 밤 돌아와 보는 밤 바람이 불어 또 다른 고향 길 별 헤는 밤 서시 간 참회록 흰 그림자 흐르는 거리 사랑스런 추억 쉽게 씌어진 시 봄 창공 개 울적 야행 어머니 달을 쏘다 별똥 떨어진 데 윤동주 연보 |
尹東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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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인: “동(冬)섣달의 꽃과 같은, 얼음 아래 다시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 시인” 박두진 시인, 전 연세대학교 교수: “시와 사상, 사상과 지조, 그리고 서정정신과 저항정신이 한 줄기 순절에의 희생으로 일철화함으로써 하나의 영원한 비극적 아름다움을 이루어 놓았다.” 고은 시인: “윤동주는 시인이 시보다 시답고, 시가 시인보다 시인다워 시와 시인을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사랑스런 추억, 식민지 시대 윤동주의 서글픈 자화상 이번 시집의 표제 시 「사랑스런 추억」은 윤동주가 일본 유학시절인 1942년 5월 13일에 쓴 시로서, 오늘날 볼 수 있는 그의 마지막 다섯 작품-「흰 그림자」 「흐르는 거리」 「사랑스런 추억」 「쉽게 씌어진 시」 「봄」-중 하나이다. 「사랑스런 추억」을 관통하는 모티브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서 유학하는 시인의 설움과 부끄러움이다. 화자는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을 그리워하며 ‘간신한 그림자’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그려낸다. 윤동주는 숭실학교 재학 시절인 열아홉 살 때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항의하여 자퇴했으나, 연희전문학교 졸업 후 일본 유학을 위해 창씨개명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된다. 나라 잃은 청춘의 설움과 수치심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날아다니는 ‘비둘기 떼’와 대비되고, 화자는 ‘희망과 사랑처럼’ 과거의 자신을 그리워한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적 갈등과 고뇌는 사회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것은 윤동주의 시를 박두진 시인의 찬사대로 “하나의 영원한 비극적 아름다움”으로 만들어주었다.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요절 시인의 목소리 윤동주는 열일곱 살에 「초 한 대」 「삶과 죽음」 「내일은 없다」로 시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디었다. 1941년 겨울 첫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연희전문학교 졸업 기념으로 출간하고자 했으나, 일제의 검열을 우려해 그 꿈은 좌절되었다. 이 시집의 원래 제목은 병든 사회를 치유한다는 의미에서 《병원》이었으나 「서시」를 쓴 뒤 변경되었다. 1943년 7월 윤동주는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에 갈 준비를 하던 중 독립운동 혐의로 검거되고, 1945년 2월 16일 일제 패망 6개월 전에 큐슈의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한다. 그가 남긴 120여 편의 시는 사후에 빛을 발하여 정지용과 박두진, 고은을 비롯한 많은 시인들에 의해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까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울러 아티초크의 《사랑스런 추억》은 시인의 가족뿐만 아니라 정지용 시인, 문익환 목사, 유영 전 연세대학교 교수 등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시와 함께 제공하여 윤동주의 삶과 문학 세계를 제대로 복원하고 새롭게 감상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