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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마음산책 2015.07.15.
베스트
외국 에세이 86위 국내도서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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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나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요리에는 기세라는 게 있다
아무래도 좋은 일
아, 일 안 하고 싶다
세계에서 가장 성격 나쁜 인간
특별한 건 필요 없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괜찮을까, 돈도 드는데
살아 있는 인간의 생활은 고되다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요코가 또 저런다
정말로 터무니없는 녀석
누구냐!
늙은이의 보고서
생활의 발견

해설 사카이 준코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사노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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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ko Sano,さの ようこ,佐野 洋子

일본의 작가, 에세이스트, 그림책 작가. 1938년 중국의 베이징에서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전쟁이 끝난 후 일본으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불화, 병으로 일찍 죽은 오빠에 관한 추억은 작가의 삶과 창작에 평생에 걸쳐 짙게 영향을 끼쳤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백화점의 홍보부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1967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일곱 장의 잎―미키 다쿠 동화집』으로 데뷔했다. 일본 그림책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비롯해 『아저씨 우산』, 『나의 모자
일본의 작가, 에세이스트, 그림책 작가. 1938년 중국의 베이징에서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고, 전쟁이 끝난 후 일본으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불화, 병으로 일찍 죽은 오빠에 관한 추억은 작가의 삶과 창작에 평생에 걸쳐 짙게 영향을 끼쳤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백화점의 홍보부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1967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일곱 장의 잎―미키 다쿠 동화집』으로 데뷔했다.

일본 그림책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비롯해 『아저씨 우산』, 『나의 모자』(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책상),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등 수많은 그림책과 창작집,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그림책으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일본 그림책상, 쇼가쿠간 아동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어렸을 적 병으로 죽은 오빠를 다룬 단편집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로 제1회 니미 난키치 아동문학상, 만년에 발표한 에세이집 『어쩌면 좋아』로 고바야시 히데오상을 수상했다.

2003년 일본 황실로부터 자수포장을 받았고, 2008년 장년에 걸친 그림책 작가 활동의 공로로 이와야사자나미 문예상을 받았다. 2004년 유방암에 걸렸으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자각하고도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시즈코 씨』,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등 말년까지 에세이집을 왕성하게 발표했다. 2010년 11월 5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만 7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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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원서로 읽기 위해 일본어를 전공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온다 리쿠의 『스프링』,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센류 걸작선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아무튼, 하루키』, 『우리는 올록볼록해』, 『내 서랍 속 작은 사치』,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공저), 『읽는 사이』(공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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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88g | 128*190*20mm
ISBN13
9788960902299

책 속으로

6시 반에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는데 믿을 수 없다. 일어나서 대체 무얼 하는 것일까?
--- p.11

역사상 최초의 장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는 생활의 롤모델이 없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어떻게 아침밥을 먹을지 스스로 모색해나가야 한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 p.14

세상에는 대범한 요리와 좀스러운 요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계량스푼으로 정확하게 재어 만들어도 찔끔찔끔 옹졸한 맛이 나게 요리하는 사람이 있다. 겉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맛에 깊이가 없는 요리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 내가 어떤 요리를 만드는지는 나도 모른다. 잘할 때와 못할 때의 격차가 커서 나조차도 내가 만든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뱉어버린 적도 있으니까, 불안정한 인격이 요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 pp.18-19

예전에 본 요리 방송에서, 그런 방송이 하도 많아서 어떤 프로였는지는 까먹었지만, 보다가 토할 것 같은 음식을 만든 적이 있다.
꽁치 오렌지 주스 영양밥이라는 요리였다.
물 대신 사각 종이 팩에 든 오렌지 주스를 콸콸 붓고, 꽁치 한 마리를 넣어 전기밥솥 스위치를 켠다. 완성된 오렌지색 밥 위에 꽁치 살을 발라내어 섞는다. 맛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속이 메슥거린다. 아, 메슥거린다. 그때 나는 결심했다. 얼마나 끔찍한 요리인지 어디 한번 먹어나 보자고.
--- p.31

내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 지나치게 많지만 사사코 씨에게는 아무래도 좋지 않은 일이 지나치게 많다.
--- p.45

어린애였던 나는 그때, 가장 비참한 것 속에 익살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p.51

나는 공공 기관에 가면 반드시 싸움을 벌인다. 아니, 공공 기관 현관부터 시비 거는 태도로 들어간다.
--- p.80

살인자가 반드시 나쁜 놈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사람을 죽이게끔 부추기는 악한도 있는 것이다. 그런 녀석들은 10엔짜리 땜통 정도로 끝난 것에 감지덕지해야 한다.
--- p.96

나는 한 치 앞은 암흑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지금 지진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되도록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아 하는 성질 급한 인간이다.
--- p.96

암은 좋은 병이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이 멜론 같은 걸 사 온다. 나는 또 굴뚝이 되어 있다.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며 “요코 씨……” 하고 아연실색한다.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
--- p.113

아아 당신도 잘 살아냈구나. 이 체온으로, 이 뼈로, 이 피부로. 사람은 사랑스럽고 그리운 존재구나.
--- p.193

사람은 무력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이 좋을 대로 살아가고 있다.
--- p.212

젊은 시절, 남자가 있는 자리에서는 꼭 교태를 부리던 그 여자는 할머니가 된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직도 아양을 떨며 남자를 밝힐까. 만약 그렇다면 이 눈으로 보고 싶다.

--- p.231

출판사 리뷰

괴상하면서 웃긴, 짠하면서 박력 있는 글
그야말로 멋진 아티스트의 몹시도 ‘부정적인’ 일상 철학


『사는 게 뭐라고』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등 아름답게 꾸민 단어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 ‘밥이나 지어 먹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질긴 개개의 삶, 찬란과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면 소소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상쾌하게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의 기분을 도대체 모르겠다. (27쪽)
늙은이는 공격적이고 언제나 저기압이다. (81쪽)
성격은 병이다. (88쪽)
아, 지구는 망해가고 있다. (196쪽)
늙으면 다들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110쪽)
좁은 집구석에서 남자한테 홀딱 반하기도 하고 미친 듯이 화를 내기도 하며 행복하다. (196쪽)
사람은 무력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이 좋을 대로 살아가고 있다. (212쪽)
전철을 타고 둘러보면 젊고 예쁜 여자 앞에는 반드시 할아버지가 서 있다. (230쪽)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240쪽)

『사는 게 뭐라고』에는 화장실에 붙여놓고 싶은 인생의 한 줄 명언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불쾌하면서 유쾌하고, 음울하면서 통쾌한 다층적인 매력을 뽐내는 사노 요코. 그녀는 좁게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넓게는 천하를 논하며 속 시원하게 독설을 퍼붓는다. 작가가 역설하는 ‘삶이란 생각처럼 멀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과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어서 읽는 이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부끄러운 과거, 자기 성격의 어둡고 나쁜 부분을 보기 싫어서 앞만 바라보려고 하는 ‘긍정적인’ 사람들과 달리 사노 요코에게는 뒤쪽을 직시하는 강인함이 있다. 자신의 바닥까지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확실하게’ 추궁하다 벌컥 화를 낸다. 그러고는 밥을 지어 먹고,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고 다시 벌떡 일어난다.

사노 요코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자기혐오에 빠지며 암에 걸리는 등 책 전편에 걸쳐 심신의 상태가 나쁘다고 호소한다. 말하자면 몹시도 부정적인 일기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가 우울해지는가 하면, 아니다. (사자마자 까마귀 똥으로 뒤덮인) “너덜너덜해진 재규어를 타고 힘차게 후진해 나가는 듯한” 두근거림이 남을 것이다.

정말로 다들 훌륭하다. 화창한 날씨에 읽고 있자니 우울해졌다. 어째서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일까. 우울해하는 것도 질려서 참았던 오줌을 누러 화장실에 갔다. 도저히 멈추지 않는, 정말로 기나긴 오줌이 나온다. 졸졸졸졸, 끊임없이 나온다. 이제 끝났나 싶어 배에 힘을 주면 또다시 졸졸졸졸. 졸졸졸졸이라도 오줌이 나오니 다행이다. 한 번에 어느 정도 나오는지 재보고 싶다.
-61쪽

시크한 독거노인 작가의 마음
그녀가 어쩔 수 없이 따뜻해지는 순간들


암은 좋은 병이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이 멜론 같은 걸 사 온다. 나는 또 굴뚝이 되어 있다.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며 “요코 씨……” 하고 아연실색한다.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113쪽

내게는 지금 그 어떤 의무도 없다. 아들은 다 컸고 엄마도 2년 전에 죽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죽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243쪽

아무래도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사사코, 성깔 있는 장애인 노노코, 온화한 고집쟁이 페페오, 욘사마에 흠뻑 빠져 남이섬에 동행한 편집자, 착실한 주정뱅이 토토코, 껑충한 시체가 걷다가 바람에 날리는 모양새인 싱글벙글 씨, 심약한 인격자의 탈을 쓴 요지부동 옹고집쟁이 남동생, 치매 걸린 외계인 천사 엄마,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모모 언니…. 까탈스러운 자신의 주변에 ‘남아준’ 친구들을 사노 요코는 한 명 한 명 정성껏 소개한다.

‘돈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를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먼저 가서 터 좀 닦아놓으라는 싱글벙글 씨를 바라보면서는 “내가 좋아하는 가까운 친구는 절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음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찾아올 때 의미를 가진다”며 “그럴 때면 죽을 자신이 없어져서 곤란하다”고 이야기한다. 내로라하는 독설가 사노 요코의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말들이 차갑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어쩔 수 없는 따뜻함이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들은 이런 나와 어울려준다. 모두들 나를 참아가며 어울려주는 것이다. 모두들 아, 또 저런다, 요코가 또 저런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겠지. 남이 어떤 의견을 말하면 나는 반드시 휙 하고 반대편으로 날아가버린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이상 열을 올려 말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게 어른의 태도겠지. 나는 어른이 덜 된 것일까. 나는 일평생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듯하다.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

아아, 이런 게 정신병이다.-186쪽

추천평

어쩌면 이렇게 나이 들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100만 번 산 고양이』 『하늘을 나는 사자』 등의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사노 요코. 트레이닝복 같은 빨간 잠옷을 입고, 요리 방송을 보면서 꽁치 오렌지 주스 영양밥을 만들어보고, 투병 중에도 원고 마감을 하고, 똑바르게 걸으려고 신경 쓰고, 시한부 선고를 받고 바로 자동차를 재규어로 바꾼다. 그렇다고 나이 드는 것을 애써 우아하게 미화하지도 않는다. 늙으면 다들 이렇게 변하는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개탄하지만 내 주변에 사람들이 점점 없어져가는 것은 사람들이 없어지게끔 내가 변했기 때문임을 직시하는 용기도 가진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녀처럼 끝까지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고 싶다. 죽음에 초연하고 건전하지 않고 싶고 할머니가 되어서도 근사한 남자를 좋아하고 싶다.
임경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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