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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편지
글로는 말을,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하네
허균노경희
교유서가 2026.06.15.
베스트
한국사/한국문화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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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도판
옮긴이 서문

1596년 | 선조 29, 병신
9월 정구에게 보내다與鄭寒岡
정구에게 보내다與鄭寒岡

1597년 | 선조 30, 정유
8월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1599년 | 선조 32, 기해
5월 임수정에게 보내다與任約初
임수정에게 보내다與任約初
6월 임수정에게 보내다與任約初

1600년 | 선조 33, 경자
2월 임수정에게 보내다與任約初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3월 임수정에게 보내다與任約初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5월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6월 임수정에게 보내다與任約初
7월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긴 편지 | 재상 이헌국에게 올리다上完城李相國書, 첫 번째
재상 이헌국에게 올리다上完城第二書, 두 번째

1601년 | 선조 34, 신축
2월 임현에게 보내다與林子昇
3월 정구에게 보내다與鄭寒岡
제강공자에게 보내다與霽江公子
8월 한준겸에게 보내다與韓柳川
한준겸에게 보내다與韓柳川
9월 한준겸에게 보내다與韓柳川

1602년 | 선조 35, 임인
2월 제강공자에게 보내다與霽江公子
서산대사 휴정에게 보내다與西山老師
3월 서산대사 휴정에게 보내다與西山老師
4월 서산대사 휴정에게 보내다與西山老師
5월 서산대사 휴정에게 보내다與西山老師

1603년 | 선조 36, 계묘
8월 정구에게 보내다與鄭寒岡
미상 |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긴 편지 | 김확에게 보내다與金甥正卿書
권필에게 보내다與石洲書

1604년 | 선조 37, 갑진
2월 사명대사 유정에게 보내다與松雲大師 1
3월 한호에게 보내다與韓石峯
5월 이호민에게 올리다上李五峯
8월 류성룡 정승에게 올리다上西厓相
9월 황정욱에게 올리다上黃芝川
10월 한호에게 보내다與韓石峯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긴 편지 | 이조판서 허욱에게 올리다上許吏曹頊書

1605년 | 선조 38, 을사
2월 류성룡 정승에게 올리다上西厓相
심희수 정승에게 올리다上一松相
3월 이덕형 정승에게 올리다上漢陰相
이항복 정승에게 올리다上鼇城相
유근에게 올리다上柳西坰
4월 한호를 맞이하다邀景洪
7월 이춘영에게 보내다與李實之
이정에게 보내다與李懶翁
9월 유근에게 올리다上柳西坰
11월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12월 김현성에게 보내다與金南窓
긴 편지 | 형님[허성]에게 답해 올리다奉答家兄書
허녕에게 답하다答許新昌書
이대린에게 답하다答錦溪正書

1606년 | 선조 39, 병오
1월 류성룡 정승에게 올리다上西厓相
사명대사 유정에게 보내다與松雲大師
2월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3월 윤근수에게 올리다上尹月汀
이호민에게 올리다上李五峯
5월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7월 김현성에게 보내다與金南窓
8월 황정욱에게 올리다上黃芝川
윤의립에게 보내다與尹止中
10월 김현성에게 보내다與金南窓
11월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1607년 | 선조 40, 정미
1월 이정에게 보내다與李懶翁
2월 아무개에게 보내다與··
3월 황정욱에게 올리다上黃芝川
최립에게 보내다與崔簡易
최립에게 보내다與崔簡易
6월 이춘영에게 보내다與李實之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7월 이춘영에게 보내다與李實之
8월 임연에게 답하다答任子正
아무개에게 보내다與··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윤근수에게 올리다上尹月汀
9월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10월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임연에게 답하다答任子正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양경우에게 보내다與梁子漸
12월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홍경신에게 보내다與洪鹿門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긴 편지 | 이유홍에게 보내다與李大中, 첫번째
이유홍에게 보내다與李大中第二書, 두번째
이유홍에게 보내다與李大中第三書, 세번째
성준구에게 보내다與成德甫書
최천건에게 답하다答崔汾陰書

1608년 | 선조 41, 무신
1월 최천건에게 보내다與崔汾陰
홍경신에게 보내다與洪鹿門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3월 이덕형 정승에게 올리다上漢陰相
신흠 어르신에게 보내다與申玄翁
신흠 어르신에게 보내다與申玄翁
심열에게 보내다與沈學而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4월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6월 조호에게 보내다與曺養吾
7월 심광세에게 보내다與沈扶安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8월 윤근수에게 올리다上尹月汀
김현성에게 보내다與金南窓
이이첨에게 답하다答李觀松
9월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10월 승려 해안 경석에게 보내다與海眼庚釋
11월 임연에게 답하다答任子正
12월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민인길에게 보내다與閔叔正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긴 편지 | 임연에게 보내다與任子正書
임연에게 답하다答任子正書
큰조카에게 답하다答長姪書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書
가형[허성]에게 올리다奉上家兄書

1609년 | 광해 1, 기유
1월 이경전에게 답하다答李仲集
황신에게 보내다奉黃思叔
이매창에게 보내다與桂娘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3월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4월 이달에게 보내다與李蓀谷
이달에게 보내다與李蓀谷
7월 윤오정에게 답하다答尹梧亭
8월 제강공자에게 보내다與霽江公子
9월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이이첨에게 보내다答李觀松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이사홍에게 올리다奉李滄海
이사홍에게 올리다奉李滄海
조희일에게 보내다與趙悟叔
홍중인에게 보내다與洪仲仁
양경우에게 보내다與梁子漸
이매창에게 보내다與桂娘
10월 이원형에게 보내다與李士常
이사홍에게 올리다奉李滄海
윤훤에게 보내다與尹次野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12월 이수광에게 보내다與李芝峯
박엽에게 보내다與朴叔夜

1610년 | 광해 2, 경술
1월 윤훤에게 보내다與尹次野
남이공에게 보내다與南子安
2월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조위한에게 보내다與趙持世
3월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이안눌에게 보내다與李子敏
이안눌에게 보내다與李子敏
권필에게 보내다與權汝章
4월 이안눌에게 보내다與李子敏
이안눌에게 보내다與李子敏
이수광에게 보내다與李芝峯
홍서봉에게 보내다與洪輝世
5월 이항복 정승에게 올리다上鼇城相
권필에게 보내다與權汝章
권필에게 보내다與權汝章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6월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7월 홍서봉에게 보내다與洪輝世
임숙영에게 보내다與任茂叔
9월 이정귀에게 보내다與李月沙
심액에게 보내다與沈重卿
조찬한에게 보내다與趙善述
10월 신흠 어르신에게 보내다與申玄翁
정협에게 보내다與鄭和伯
이달에게 보내다與李蓀谷
12월 김상준에게 답하다答金汝秀
윤수겸에게 답하다答尹鳴益
정응운에게 답하다答鄭時望
홍중인에게 보내다與洪仲仁

1611년 | 광해 3, 신해
1월 이정귀에게 보내다與李月沙
신흠 어르신에게 보내다與申玄翁
이이첨에게 보내다答李觀松
기윤헌에게 보내다寄奇獻甫
장유에게 답하다答張持國
조카 실에게 답하다答實姪
함산 수령 한회일에게 사례하다謝咸山倅
2월 송구에게 보내다與宋天翁
송구에게 보내다與宋天翁
권필에게 보내다與權汝章
남궁생에게 답하다復南宮生
3월 조카 실에게 답하다答實姪
용산 수령 이할에게 보내다與龍山倅
함산 수령 한회일에게 사례하다謝咸山倅
조카 채에게 답하다答寀姪
이재영에게 보내다與李汝仁
4월 윤오정에게 답하다答尹梧亭
9월 허체 형에게 보내다與許兄子賀
긴 편지 | 대사간 정협에게 주다與鄭大諫書
유시어에게 보내다與柳侍御書
정생에게 답하는 글答鄭生書
이생에게 답하는 글答李生書

1613년 | 광해 5, 계축
정월 1일 금산 사또에게 보내다
2월 19일 아무개에게 보내다
4월 16일 금산군수 이안눌에게 보내다

수신인
허균 연보

옮긴이 해제 : 글로는 말을,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하네

저자 소개 2

許筠, 단보(端甫), 교산(蛟山), 학산(鶴山)

1569년 허엽의 삼남 삼녀 가운데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서울 건천동에서 자랐다. 1579년 아버지가 경상감사가 되어 내려갔는데 다음 해에 아버지가 상주 객관에서 죽었다. 1582년 작은형을 찾아온 시인 이달을 처음 만났고 이달은 나중에 그의 스승이 되었다. 1588년 작은형이 죽고, 1589년에 누이 난설헌이 죽은 후에 난설헌의 시 210편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시작되자 홀어머니 김씨와 만삭된 아내를 데리고 피난길을 떠나 여기저기를 전전하다가 강릉에 도착했고, 사천 애일당 외가에 머물렀다. 이때부터 애일당이 있는 뒷산의 이름을 따서 교산(蛟山)
1569년 허엽의 삼남 삼녀 가운데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서울 건천동에서 자랐다. 1579년 아버지가 경상감사가 되어 내려갔는데 다음 해에 아버지가 상주 객관에서 죽었다. 1582년 작은형을 찾아온 시인 이달을 처음 만났고 이달은 나중에 그의 스승이 되었다. 1588년 작은형이 죽고, 1589년에 누이 난설헌이 죽은 후에 난설헌의 시 210편을 정리하여 책으로 엮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시작되자 홀어머니 김씨와 만삭된 아내를 데리고 피난길을 떠나 여기저기를 전전하다가 강릉에 도착했고, 사천 애일당 외가에 머물렀다. 이때부터 애일당이 있는 뒷산의 이름을 따서 교산(蛟山)이란 호를 썼다. 1593년에《학산초담》을 지었고, 1596년 강릉부사였던 정구와 함께 《강릉지》를 엮었다.

1598년 중국의 장군과 사신들을 접대하느라고 돌아다녔다. 중국의 종군문인 오명제에게 《조선시선》을 엮어주었으며, 《난설헌집》 초고를 중국에 전파케 했다. 10월 13일, 다시 병조좌랑이 되어 가을에 평안도를 다녀왔다. 1599년 황해도사가 되었는데, 기생을 너무 많이 데리고 다닌다는 이유 때문에 사헌부의 탄핵을 받고 파직되었다.

1611년 유배지인 전라도 함열에 도착해서 문집 《성소부부고》 64권을 엮었다. 11월에 귀양이 풀려 서울로 돌아왔다. 1612년 8월 9일, 큰형 허성이 죽었고 가장 가까운 벗 권필이 광해군을 풍자하는 시를 지었다가 매맞아 죽었다.

1615년 정2품 가정대부에 올랐다. 동지겸진주부사(冬至兼陳奏副使)가 되어 중국에 갔다. 이때 다녀온 기록을 《을병조천록》으로 남겼다. 1618년 봄, 스승 이달의 시집 《손곡집》을 간행하였다. 윤4월 7일, 남대문에다 백성들을 선동하는 흉서를 붙인 심복 하인준이 잡혀들어갔다. 17일에 허균도 기준격과 함께 옥에 갇혔다. 그의 심복들이 허균을 탈옥시키려고 감옥에 돌을 던지며 시위하였다. 22일에 광해군이 친히 허균의 심복들을 국문하였다. 이이첨은 망설이는 광해군을 협박하여 허균의 처형을 서둘렀다. 허균은 결안도 없이 8월 24일에 그의 심복들과 함께 서시에서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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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와 일본 교토대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고전 문학을 공부하고 현재 울산대 국어국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6~19세기 동아시아 문학의 비교와 교류 중에서 특히 책·출판·독서 문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전통문화의 구술과 문헌의 경계를 넘는 작업으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17세기 전반기 한중 문학교류』, 『울산의 쟁이들: 장도·붓·문화재 구술 생애사』, 『동아시아의 문헌 교류』(공저) 등을 썼고, 『명말 강남의 출판 문화』와 『에도의 독서열』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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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02g | 148*210*18mm
ISBN13
9791124128862

책 속으로

고전문학을 공부하면서 처음 만난 사람이 허균이었다. 그렇게 허균의 글을 하나둘씩 따라 읽다가 어느 순간 박사논문의 절반을 허균의 글을 대상으로 쓰게 되었다. (…) 생의 국면에서 겪는 일들에 대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주변 인물들에게 무어라 말을 걸고 어떠한 마음으로 대하는지, 날것 그대로인 그의 목소리들은 아쉽게도 논문의 재료가 되기에는 너무나 여리고 섬세했다. 손을 뻗어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바로 사라져버리는 신기루 같았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저 글들을 통해 허균의 내면에 더욱 깊이 다가가고 싶었다. _「옮긴이 서문」에서

옛날 명사들은 반드시 술을 실컷 마시고 『이소경離騷經』을 숙독해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둘 다 전혀 갖추지 못했네. 백관 중에 어떠한 자리라도 정말 달게 받아들이려는데 그대는 나를 천 길 골짜기 밑에서 곧장 끌어올리려 하니, 그대에게 옛날의 천하장사 오획만한 힘이 있을지 모르겠네. 애만 쓰고 소득이 없을까 두렵다네. _「임수정에게 보내다」(1600)에서

장부로 세상에 태어나 젊은 시절은 번개처럼 빠르게 지나가니, 한 번의 즐거움이라면 족히 만종萬鍾의 녹봉도 대적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그러한 즐거움을 얻을 수만 있다면 꾸짖는 이들이 천 명이라 해도 어찌 나의 털구멍 하나라도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반드시 의리를 해치는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공께서 음식을 드시다가 이것을 보시면 분명 웃음이 터져나와 밥상 가득 입 속의 밥알을 뿜고 말 것입니다. 다 갖추지 못합니다.
_「한준겸에게 보내다(1601)에서

옛사람이 이른 ‘빌려간 책은 언제나 되돌려주는 것이 더디다’라는 말에서 ‘더디다’는 뜻은 1년이나 2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사강史綱』을 빌려드린 지 곧 열두 해가 넘어가니, 돌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 또한 벼슬할 뜻을 끊고 고향 강릉으로 돌아가 그 책을 파적거리로 삼으려 합니다. _「정구에게 보내다」(1603)에서

4월 초파일 밤에 동헌에서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니 계집종이 와 이르기를, 육십 단의 흰 명주가 담 안에 떨어져 있고 해서楷書로 쓴 익명의 편지 한 통이 그 안에 함께 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놀라서 가져다 보니, 바로 이 씨 집안에서 뇌물을 바치며 죄를 봐달라고 한 편지였습니다. 저는 곧 고을 관리를 불러 명주와 편지를 바친 자를 대청 아래 꿇리고 신장訊杖 삼십 대를 치라 분부하였는데, 홧김에 엄히 치라 하여 저도 모르게 도를 지나쳤습니다. _「형님에게 답해 올리다」(1605)에서

저는 지금 세상에 거슬림을 받았고 여러 번 이름을 더럽히는 탄핵을 받았으나 털끝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어찌 이것으로 저의 정신을 손상시키겠습니까? 더구나 탄핵하는 글에 곽재우 공이 함께 들어 있으니, 이른바 이백, 두보와 명성이 가지런한 것으로 이제 죽더라도 또 무엇이 한스럽겠습니까. _「최천건에게 답하다」(1607)에서

자네 집안의 탁문군은 매우 민첩하고 총명하여 분명 아름다움이 잠시뿐임을 알 것인데, 어찌 그가 사타리같은 권세가를 위해 끝까지 절개를 지키겠는가. 속담에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을 나무가 없다고 했으니 그대는 한번 도모해보게나. 그녀가 비록 금빛 휘장 안에서 고아주를 맛보는 일에 익숙하다지만, 눈 녹은 물로 끓인 차도 특별히 운치 있는 일이네. 만일 그녀를 내게 보낸다면 반드시 ‘하마터면 인생을 헛되이 보낼 뻔했다’라고 말할 것이네. _「이재영에게 보내다」(1608)에서

내암공來巖公[정인홍]이 영의정[유영경]을 죄주자는 상소가 있어, 이를 펴서 보던 중 식사를 하다가 저도 모르게 밥알을 뿜으며 일어나 박수를 치고 감탄했습니다. 천하에 이런 선비가 있으니 선한 이들이 기운을 뽐낼 만합니다. _「임연에게 보내다(1608)에서

저는 저의 시가 당시나 송시와 비슷해질까 두려우며, 남들이 ‘허균의 시’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습니다. _「이달에게 보내다」(1609)에서

한문 문체에서 편지글은 송나라 이후로 길이에 따라 ‘서書’와 ‘독牘’으로 구분하여 논의되었다. ‘서’는 보통 ‘편폭이 길고, 장법을 궁구한 글로 옛사람의 영향을 받은 고문의 한 문체’이며, ‘척독’은 옛날 한 척尺의 목판이나 죽간에 편지를 쓴 데서 유래한 말로 ‘짧은 편폭에 서정성이 강하고, 서신과 비교할 때 자유로운 형식이 보장되는 문체’라고 하였다. _「옮긴이 해제」에서

따뜻한 정과 기발한 재치가 넘쳐흐르는 그의 편지들을 읽고 있노라면, 그에게 조금만 더 평안한 삶이 주어져 소원대로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고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만 있었더라면 오늘날 우리의 문학사는 얼마나 더 풍부해졌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멈출 수 없다. _「옮긴이 해제」에서

출판사 리뷰

명필 한석봉을 유혹한 안주, 기생 이매창과의 정신적 교감,
유배지에서도 멈출 수 없었던 ‘미식가 도련님’의 까다로운 입맛

우리가 미처 몰랐던 허균의 사생활은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아도 지극히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그는 류성룡, 이항복 등 지체 높은 재상부터 최립, 권필 등 문단을 주도한 문인에 이르기까지 17세기 조선의 명사들과 폭넓은 교유를 펼쳤다. 그에 더해 당대 최고의 명필로 이름을 날리던 한석봉(한호) 또한 허균의 둘도 없는 술친구였다. 허균은 한석봉에게 편지를 보내 “잘 익은 술과 잉어회, 죽순, 자라를 장만해 두었으니 어서 빨리 오라”며 떼를 쓰듯 손짓한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 앞에서는 체면을 던져 버리던 천진난만한 지식인의 실루엣이 편지 곳곳에서 묻어난다.

또한 당대 최고의 명기(名妓)이자 시인이었던 이매창과의 친밀한 관계도 눈길을 끈다. 유교 국가 조선에서 허균은 이매창과 남녀의 사랑을 넘어선 정신적 교감, 즉 ‘지기(知己)’로서의 교류를 나눴다. 매창의 재능과 예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마음을 터놓았던 허균의 편지는, 그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간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는지를 증명한다. 허균의 ‘맛에 대한 집착’은 절망적인 유배지에서조차 꺾이지 않았다. 관직에서 쫓겨나 귀양을 간 상황에서도 그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 현지의 음식 맛을 혹평하는 예민한 미식가의 면모를 보였다.

관직의 등용과 파직이 반복되는 숨막히는 정쟁의 한가운데,
그가 진정 바란 것은 마음 맞는 벗들과의 ‘한가로운 삶’이었다

관직의 등용과 파직, 유배와 복직이 쉴새없이 벌어지던 17세기 파란만장한 정계 한가운데서, 그가 바란 것은 그저 마음 맞는 벗들과 마주 앉아 갓 잡은 생선회에 잘 익은 술을 마시며 좋아하는 책을 읽는 편안한 삶이었음이 편지 곳곳에 드러난다. 이 책은 허균의 설렘과 불안, 주저함과 열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오랜 시간 허균의 글을 읽어온 한 연구자의 집념어린 번역을 통해 독자들은 400년이라는 시간의 벽을 뛰어넘어, 허균이라는 인물의 진면목을 남김없이 살필 수 있다.

역모죄가 적힌 ‘결안’의 서명을 끝내 거부하며 ‘할 말이 있다’고 외쳤으나 형장으로 끌려가 처형되었던 17세기 한 비극적 인물이, 수백 년 전 조선땅에서 다하지 못했던 말을 오늘날의 우리에게 소개한다. 독자들은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허균의 편지를 읽었다’가 아니라, ‘허균을 만났다’는 특별한 경험을 할 것이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수백 년 전 끝내 하지 못한 말을 세상에 전하는 허균의 목소리가 독자들에게 가닿기를, 간절히 바란다. _「옮긴이 서문」에서

허균의 살아 숨쉬는 맛난 문장들
그 누구의 글도 아닌, 나는 ‘허균의 글’을 쓸 것이다
: AI 글쓰기가 넘치는 2026년의 세상에서, 400년 전 조선을 살아간 인물의 육성을 그대로 듣는다.

저는 저의 시가 당시나 송시와 비슷해질까 두려우며, 남들이 ‘허균의 시’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습니다. _「이달에게 보내다」(1609)

유배지에서도 반찬 투정을? 음식만 맛있으면 유배지도 천국, 고을 원님이 되려거든 기왕이면 맛있는 곳으로
: 먹을 것에 늘 진심인 사람, 단 하루라도 맛없는 음식을 먹을 순 없다.

이달 15일에 유배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새우도 부안만 못하고, 게와 가재는 벽골제 것만 못합니다. 먹을 것을 탐하는 사람은 굶어 죽겠습니다. _「기윤헌에게 보내다」(1611)

부여는 바닷가에 있어 궁벽한 지역이기는 하나 생선과 게가 풍부하니 군수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공주목사도 같은 시기에 임명한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은 번잡한 곳인데다가 게가 없으니, 부디 제 이름은 거론하지 말아 주시겠습니까? _「최천건에게 보내다」(1607)

좋은 경치에 잘 익은 술, 맛있는 음식, 마음을 나눈 친구,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 서얼이든 승려든 기생이든, 뜻이 통하면 모두가 친구다.

봄이 이미 지나 그윽한 꽃들이 그대를 기다리다 모두 가버렸습니다. 초록이 저리 무성하고 꾀꼬리 소리 진정 고우니, 봄빛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어찌 반드시 냇가 가득 핀 복숭아꽃만 있겠습니까? 섬돌에 난만한 붉은 꽃 또한 볼만하니, 보낸 것을 타고 서둘러 오시기 바랍니다. 수수로 빚은 술이 한창 익었기에 그물을 엮어 냇가에 나가 함께 잉어를 잡아 회를 치고자 합니다. 죽순과 자라도 안주로 장만하겠습니다. 저는 평생 입만 위하는 사람이기에 맛좋은 술과 안주로 초대하니, 부디 먹기만 탐한다고 비웃지 마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_「한호를 맞이하다」(1605)

연못에 이제 물이 불어 넘쳐나고 버들 그림자가 한창 짙으며, 연꽃은 반쯤 붉은 꽃잎을 토해내고 푸른 나무가 새파란 연잎에 비칩니다. 때마침 동동주를 빚어 젖빛같이 하얀 술이 동이에 방울방울 떨어지니 빨리 와서 이를 맛보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잘 드는 마루를 벌써 쓸어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_「권필에게 보내다」(1610)

출세보다 소중한 것은 오직 그리운 친구일 뿐
: 벼슬보다는 한가함과 즐거움을 구하며, 오직 벗을 향한 그리움만 쌓이네.

벼슬할 뜻은 식은 재처럼 싸늘해지고, 세상맛은 씀바귀처럼 쓰며, 조용히 사는 즐거움이 벼슬살이보다 나으니, 어찌 제 편안함을 버리고 남을 위해 수고하겠습니까. 오직 벗을 그리워하는 정만이 제 마음속에 맺히지만 거리가 멀어 만나기 어려우니 회포를 다 풀 수가 없습니다. 가을 기운이 점점 짙어가니 부디 양친을 잘 모시고 효도를 다하시기 바랍니다. 글로는 말을 다하지 못하고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합니다. _「권필에게 보내다」(1603)

허균 전문가의 독자 맞춤형 편집

* 편지를 시간 순서대로 배치한 구성: 독자들은 17세기 초반(1596~1613) 격동적인 허균의 생애를 따라가며 간접 체험할 수 있다.
* 허균의 목소리를 실감할 수 있는 번역: 어려운 한자어를 정확한 의미로 쉽게 옮기고, 편지의 맛을 살리는 표현들을 다양하게 고민했다.
* 편지 속의 인물과 사건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 수신자의 관직과 정치적 배경을 설명하여 편지를 보낸 의도를 심층적으로 살필 수 있다.
* 문헌 자료의 실물 도판 수록: 허균의 문집 『성소부부고』의 다양한 판본과 그의 장서인, 작은형 허봉과 누이 허난설헌의 저술 등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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