蔡仁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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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을 능청스럽게 엮어 낸 글,가장 사실적인 묘사로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한 그림채인선은 현실이라는 씨실과 환상이라는 날실을 능수능란하게 엮어 ‘소박하지만 완전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가입니다. 이 세계의 주인공들은 타자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없습니다. 민지만 해도 사람처럼 말을 하고 사람처럼 옷을 걸친 다람쥐 남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을 건네고 기꺼이 도움을 줍니다. 민지의 열린 마음과 태도는 누구도 해 보지 못한 경험과 누구도 갖지 못한 비밀, 그리고 어떤 일에도 쉽사리 꺾이지 않을 자신감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오지요. 자신을 둘러싼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낯선 존재나 낯선 세상과 마주하는 일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조금쯤은 거북하고 두려운 일입니다. 그런 거북함이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낯선 존재나 낯선 세상과 열린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린이를 격려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작가 채인선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통해 일관되게 추구해 왔고 추구해 가는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효은의 그림은 채인선의 소박하지만 완전한 세계를 역시 소박하지만 완전한 형태로 우리 눈앞에 펼쳐 보입니다. 독자들이 익히 아는 편안한 풍경과 그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주인공들은 어린이들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가볍게 넘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예민한 관찰력, 타고난 성실함이 빚어낸 결과지요. 김효은은 그림책을 보고 자라 그림책을 만드는 첫 세대에 속하는 우리 작가입니다. 오랜 시간 선배들의 작업을 독자로서 또 작가 지망생으로서 내면화해 온 만큼 나이답지 않은 완숙함이 감탄을 자아내는 작가이기도 하지요. 김효은의 작품에는 베아트릭스 포터나 하야시 아키코의 한국적인 재현 또는 해석이라 할 만한 대목들이 적지 않습니다. 선배들의 성취를 내면화하는 능력도 놀랍지만, 그 성취를 넘어서 보여 줄 세계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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