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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의 푸른 물고기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 물결 사이로 떠다니는 옐로 허우적대는 스위미 바다가 되다 |
町田その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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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미타라시 당고를 덥석 베어 문 순간 앞니가 쑥 빠졌다. 그것도 두 개 다. 내 앞니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세라믹 의치다.
휴일을 이용해 먼 곳에 있는 맛집까지 찾아와 주문한 미타라시 당고. 쫄깃하고 맛있기로 소문난 미타라시 당고. 딱 한 입 베어 물었을 뿐인데, 이가 빠졌다. --- p.8 “이 물고기는 고향이 카메룬이래. 카메룬이면 아주 먼 곳인데, 이 작은 마을의 작은 수조 속에서 살다니 불쌍해.” “그렇지 않아” 하고 류가 대꾸했다. “어떤 생물이든 그 장소에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어. 실제로 이 녀석들은 사이좋게 헤엄치고 있잖아.” 하지만 나는 류의 말에 수긍할 수가 없어 수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할머니, 이 물고기 주세요.” 느닷없이 류가 그렇게 말했다. “아프리칸 뭐시기 살게요.” “류, 사서 어쩌려고?” 당황해서 묻자 류는 양복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네가 키워”라고 말했다. “카메룬이 아니어도 되는 장소를 사키코가 만들어줘.” --- p.35 “이 물고기는 이름이 뭐야? 예쁘다.” 하루코가 수조를 어루만졌다. “초콜릿구라미라는 열대어야.” “오, 맛있을 것 같은 이름이네.” “밀크초콜릿 같은 색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을걸. 이 물고기는 말이야, 나랑 닮았어.” 하루코의 가는 손가락이 수조의 유리를 더듬었다. 얼결에 봤더니 손등에 엷은 멍이 퍼져 있었다. --- p.62 “색댕기곰치는 말이지, ‘온코’야.” 설마 여기서 그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 머리 한구석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던 ‘온코’의 등장에 나도, 엽서를 팔랑팔랑 흔들고 있던 다마키 씨도 동작을 멈추었다. “몸이 파란색일 때는 수컷이야. 그런데 노란색으로 물들 때가 와서 몸이 노란색이 되면 암컷으로 변해.” “성별이 바뀐다는 거야? 그런 일이 가능해?”_189쪽 “사쿠라코 씨를 다시 만난 건 아내의 장례식이 끝난 밤이었지. 여기서 집으로 가는 도중에 말이야.” “……눈이 펑펑 오는 그런 날 왜 바다에?” 내 질문에 그는 달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아내를 바다로 만들기 위해”라고 말했다. --- p.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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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고기는 말이야, 나랑 닮았어.”
상처 입은 서로가 서로의 구원이 되는 순간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 구라미》는 상처와 상실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손을 잡고 다시 삶을 향해 나아가는지를 그려낸다. 작가는 인물들이 처한 고독과 생의 의지를 물고기의 세계를 통해 은유한다. 아프리카의 넓은 강을 떠나 좁은 수조에 갇힌 '아프리칸 램프아이', 입속에서 새끼를 품어 길러내는 '초콜릿 구라미', 수컷으로 태어나 암컷으로 성을 바꾸는 '리본장어(블루리)', 혼자 다르지만 끝내 무리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스위미까지. 작품 속 인물들은 이 작은 생명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소설은 살아간다는 것은 어디에 있느냐보다 어떻게 지느러미를 움직이느냐의 문제임을, 장소가 어디든 살아남기 위해 죽기 살기로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숭고한 생명의 증거임을 보여준다. “이 수조 너머에는 더 많은 수조가 있겠지. 아니, 수조뿐만 아니라 연못과 강, 그리고 바다도 있어. 일일이 무서워했다가는 살아갈 수가 없어. 우리는 이 넓은 세상을 헤엄쳐야만 해.” 멈추지 않고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이타의 말은 곧 상처투성이 세상에서 버텨내는 우리 모두를 향한 응원이다. 이 세상이 상냥한 세상이기를. 숨 쉬고 살아가기 편한 장소가 되기를. 마치다 소노코의 세계는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 고아원 출신의 거친 삶, 미혼모, 편모편부 가정에 대한 차별과 동정, 치매와 방관, 배우자의 외도, 가정폭력 등 현실의 가장 어두운 단면들을 가감 없이 포착한다. 그러나 이 소설이 끝내 눈부신 이유는, 그 어둠 속에 인물들을 방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목받지 못하는 평범한 이들 곁에는 늘 그들을 조건 없이 품어주었던 '제대로 된 어른'이 있었고, 그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다시 또 다른 상처 입은 친구에게 손바닥을 내밀 줄 아는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난다. 상처와 두려움으로 얼룩진 삶 속에서도 타인의 맥박을 느끼며 눈물 흘릴 줄 아는 이들, 비록 지금은 거친 파도에 허우적대고 있을지라도 언젠가 밤하늘과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칠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조금 투박하고 보기 흉할지라도, 당신의 지느러미는 지금 가장 아름답게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