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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온다 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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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ku Onda,おんだ りく,恩田 陸,熊谷 奈苗(くまがい ななえ)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매체에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2000년에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가 TV 드라마화된 데 이어,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뛰어난 대중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영상 매체에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2000년에 데뷔작인 『여섯 번째 사요코』가 TV 드라마화된 데 이어, 2001년에는 『네버랜드』가 드라마화되었다. 2002년에는 『목요조곡』이 영화화되었으며, 2006년에는 『밤의 피크닉』이 영화화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그녀의 작품은 어떤 장르이든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운다. 매혹적이고 찬란하지만 그만큼의 어둠과 불안한 기운을 품고 있는 세계, 그 비밀스럽고 중독성 강한 이야기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렬한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다.

2005년에 발표한 『밤의 피크닉』은 남녀공학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아침 8시에 학교에서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 8시까지 학교로 걸어서 돌아오는 '보행제' 행사를 배경으로,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좀 더 성숙하게 이겨내는 소년, 소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책은 그 해 '[책의 잡지]가 선정하는 베스트 10' 중에서 1위에 올랐고,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및 '서점 점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을 투표로 선정하는 제2회 서점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밖에도 『Q & A』는 2005년 제58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후보에, 『유지니아』는 제133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또 「도코노 이갸기」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민들레 공책』이 제134회 나오키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 12월에 발간된 『네버랜드』는 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인 V6와 쟈니스주니어가 출연하여 드라마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또한 2009년 초, 140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라 가장 유력한 수상작으로 점쳐지며 최종까지 경합을 벌이기도 한 『어제의 세계』는 작가 스스로가 “내 소설 세계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의 야심작이다. 온다 리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타고 흐르며, 그녀의 놀라운 진화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의 저서로는 『나비』, 『한낮의 달을 쫓다』, 『빛의 제국』, 『엔드게임』, 『삼월은 붉은 구렁을』, 『흑과 다의 환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황혼의 백합의 뼈』, 『1001초 살인 사건』, 『코끼리와 귀울음』, 『굽이치는 강가에서』, 『도미노』, 『공포의 보수 일기』, 『토요일은 회색 말』 외 다수가 있다. 『여섯 번째 사요코』, 『네버랜드』, 『빛의 제국』이 드라마로, 『목요조곡』, 『밤의 피크닉』은 영화로 제작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20년에 발표된 『스키마와라시』는 오래된 건물을 허무는 곳에 나타나는 신비한 소녀를 통해 옛 시대와 새 시대가 교차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불안을 특유의 향수 어린 시선으로 담아내어, 독자들로부터 이 작품이 바로 온다 리쿠 ‘노스탤지어 문학의 정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서구식 추리물과 달리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켜 온 온다 리쿠는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우는 묘사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린다. 미스터리, SF, 호러, 청춘소설, 음악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매혹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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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읽기와 가로쓰기의 바다를 유영하는 일본 문학 번역가. 출판 및 일본어 전공. 일본 도쿄의 회계 사무소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귀국 후에는 일본인 주재원의 전속 통역으로 근무하며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와 사이에 매료되었다. 현재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을 기획 및 소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대나무 숲 양조장집》 《바다를 주다》 《어느 도망자의 고백》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오만과 선량》 《슬로하이츠의 신》 《아침이 온다》 《둘이서 살아간다는 것》《안녕, 드뷔시》 《언덕 중간의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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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130*190*30mm
ISBN13
9791171259892

책 속으로

가케하시 유이코는 사회인이 되어 명함을 갖게 된 후, 외국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설명할 때 한자와 로마자가 병기된 명함을 내밀면서 “제 패밀리 네임인 가케하시梯는 일본어로 다리, 브리지라는 뜻입니다”라고 말한다.
다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우호를 나타내는 상징이다. 그래서 대체로 “좋은 이름이군요”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럼 유이코는 이어서 설명한다.
“가케하시梯라는 글자가 다리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물리적인 다리 자체를 뜻하는 하시橋와 달리 ‘다리를 놓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면 상대는 더욱 감탄하며 그녀의 이름을 머리에 정확히 새겨 넣는다.
---p.9

애초에 놀이터란 그 동네나 근처에 사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걸어갈 수 있는 범위 내에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동네에서 굳이 찾아오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셈이다. 요컨대 비용이 비싸게 먹힌다는 말이다. 물론 이때의 유이코에게 그런 어휘력은 없었지만. 아, 찜찜해, 하고 유이코는 생각했다. 그 ‘찜찜하다’에는 유이코 스스로도 아직 깨닫지 못했지만,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 공평하지 않다, 깔끔하지 않다. 굳이 언어화하자면 그런 뉘앙스가 뒤섞인 상태이리라. 이 ‘찜찜하다’가 장차 자신의 행동 원리가 될 것임을 이때의 유이코는 알지 못했다.
---p.19

“이렇게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차를 마시는 행복. 기쁘지 않나요?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시간을 들여 정성껏 차를 끓여주다니 말이에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 시간도 필요하겠죠. 족자는 뭘 달까, 다완은 어느 걸로 할까,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 하고 손님 얼굴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고민하는 거죠. 그런 시간도 이 차 맛에 들어 있답니다. 그래서 차가 맛있는 거예요. 시간도 차 맛의 일부라고 할 수 있죠. 아니, 어쩌면 차 맛은 시간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이때의 유이코가 선생님의 설명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중요한 것을 배웠다는 확신은 들었다. 인생은 능률이 우선이고 낭비를 줄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만 신경 쓰다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는 것을.
---p.35

마유미, 너는 생일 카드 담당이잖아.
유이코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마유미는 놀란 듯이 고개를 들더니 이내 눈을 반짝 빛냈다.
마유미는 그림을 무척 잘 그렸다. 캘리그래피 솜씨도 어찌나 뛰어난지 도저히 초등학생이 그렸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마유미에게는 생일 카드를 맡기면 된다. 센스가 좋아서 함께 물건을 사러 갈 때 이런저런 조언도 해준다. 생일 선물은 다 같이 하나만 사기로 했으니 이로써 마유미는 본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셈이다. 이리하여 유이코와 친구들의 이른바 ‘지속 가능한’ 생일 파티가 시작됐다.
---p.63

결국 유카리와 유이코가 생각한 ‘공평한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모든 것을 계획대로 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컸다. 수영장은 방화용 수조의 기능도 하기 때문에 물 빼기가 허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졸지에 공간을 양보해야 할 처지에 놓인 유도부와 검도부 등 각 부의 지도 선생님들은 협조를 꺼렸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인원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연습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카리와 유이코의 매우 구체적인 계획에, 심지어 연습 내용까지 고려해가며 짜낸 계획에 각 운동부 부장들은 기백을 느낀 모양이다. 오노데라 유카리는 진심이었구나. 선거공약은 허세가 아니었어. 이 학생회장은 정말로 공평한 분배를 실천하려고 했구나.
---p.98

융통무애. 좋은 말이구나.
아무렴, 돈도 장사도 융통무애가 이상적이고말고.
겐조도 고개를 끄덕인다.
왠지 저 아이는 재미있는 일을 할 것 같아.
다마에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장사도 물론 똑소리 나게 잘할 테지만, 그걸 넘어서서 장차 큰일을 해내겠어.
---p.108

솔직히 초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가면 유이코의 조달 인생을 다 그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취직할 때까지가 최선이다. 그럼 유이코의 사상에 영향을 준 이누야마 다쓰야가 졸업하는 부분에서 일단락을 짓고, 여기까지를 유이코가 인생의 뜻을 내세우는 ‘입지편’ 혹은 ‘청운편’으로 구분해 파트 1을 마무리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어쨌든 가케하시 유이코의 의지와 선택을 정확히 읽어내지 못한 내 부덕의 소치다. 그녀가 사회에 진출해 쾌도난마의 활약을 펼칠 것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무쪼록 양해해주십사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에구구. 사실 나도 잔뜩 기대했다고요.

---p.427

출판사 리뷰

“당연하고도 마땅한 세계를 만드는 것을 돕고 싶어요.”
매사에 거침없고, 그 무엇에도 막히지 않는 삶을 향한 응원

“재미있는 아이야. 뭘 할진 모르겠지만 뭘 해도 되겠어”라는 칭찬을 받으며 자란 유이코가 처음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한 것은 고작 네 살 무렵이다. 옆 동네 아이들이 유이코네 놀이터에 자꾸 놀러 오느라 자신이 놀 공간이 줄어들자, 바람에 날리는 연보라색 등꽃을 빈 요구르트 병에 꽂아 모래밭을 장식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작이다(14~22p).

초등학생 때는 모두가 반 친구의 생일 파티에 의무적으로 참석하고 마음에도 없는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느라 모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되자,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친구들은 물론 부모님의 고민을 해결해준다(59~64p). 중학생 때는 각 운동부마다 체육관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해 생긴 불만과 갈등을, 학교 부지 전체를 활용해 ‘모두가 골고루 불편해지지만, 모든 공간과 시간을 골고루 늘리는’ 방식으로 제안한다(90~98p). 고등학생 시절에는 신문부 동아리에 광고를 후원해주는 ‘시요켄’ 식당 사장님을 돕고자, 여름방학 매출 감소 문제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해결하고(149~158p) 동네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느낀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동선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을지 골몰한다(174~180p).

이러한 경험을 통해 유이코가 깨달은 자신의 정체성은 바로 융통무애(融通無碍), 거침없이 통하고 막히지 않는 삶이다. 장사꾼의 피를 물려받은 유이코가 ‘지금은 모든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많은 물건이, 실은 아득히 먼 옛날부터 누군가의 무수한 노력을 거쳐 일본에 전해졌음’에 영감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녀는 늘 지나쳤던 절 앞 게시판에서 ‘융통무애’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이를 자신의 삶의 목표로 정해 성년식 다회 주제로 가족들 앞에서 발표한다. 물건도 사람도 에너지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꼭 필요한 만큼 필요한 곳에 전달하면서 도움을 주는 삶을 살겠다는 유이코의 다짐이, 주변의 아주 사소한 불편도 ‘찜찜하게’ 느끼고 그냥 넘어가지 않는 실행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 친구를, 가족을, 이웃을, 공동체를 위해 작은 불편 하나를 개선하고자 묵묵히 애쓰는 유이코. 그저 눈앞에 놓인 문제에 조용히 집중할 뿐 시끄럽게 불평하지도, 과하게 생색내지도 않는 그녀를 통해 작가가 응원하는 것은, 매일매일 ‘어떻게든 해야 하는’ 찜찜한 뭔가를 마주하는 우리 모두의 평범한 하루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등단 전 에피소드부터 캐릭터에 대한 소신까지
온다 리쿠가 직접 들려주는 다양한 생각과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 해도 될 만큼 독특한 시점이다. 이 소설 역시 여느 작품들처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되지만, 작가가 수시로 소설 중간중간에 개입해서 자신의 과거 일화를 소개하거나 생각과 의견을 제시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먼저 온다 리쿠는 “옛말에 ‘이름 따라간다, 이름이 사람을 만든다’라고 했다”로 시작되는 첫줄에서부터 직접 등장해 실존 인물의 이름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가 하면(7~8p) 대학생 때 빅밴드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에피소드(57p), 부동산 회사에 다녔을 무렵의 공인중개사 시험 참고서의 개정판에 얽힌 사연(192p), 어린 시절부터 궁금했던 ‘철판구이’ 전문점에 대한 비밀을 성인이 되어 깨달았을 때 받았던 충격(314~315p) 등을 중간에 불쑥 끼어들어 소개한다. 이런 전개가 독서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소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어, 독자들은 마치 온다 리쿠가 옆에서 책을 직접 읽어주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업 작가가 되고 나서 느낀 골무의 편리함과 사무용품의 일상화에 대한 생각(325p), 학창 시절에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던 아침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의 천편일률적인 인생 서사(395~397p)까지 소개하면서 유이코가 겪게 되는 각종 일화에 부연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처럼, 때로는 곁에서 소설을 함께 읽어주고 가끔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작가의 ‘다정하고도 유쾌한 참견’ 덕분에, 평소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끝나는 독서를 이 작품에서는 색다른 교감의 장으로 체감할 수 있다.

작가가 미리 예고하는 ‘열풍 편’
미리 상상하는 스물넷 이후의 유이코

유이코의 삶을 끝까지 따라간 독자들은, 작품 마지막에서 또 한 번 재미있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나도 당초에는 ‘가케하시 유이코의 문제 해결 및 그녀의 조달 인생’을 한 권으로 끝낼 생각이었다. (중략) 그런데 인생도, 소설도 좀처럼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라는 작가의 고백이 마지막 챕터에서 등장하기 때문이다(426p).

온다 리쿠가 일본사를 잘 모르는데도 대학생이 된 유이코가 자신의 계획에 없었던 ‘성곽애호연구회’에 가입하는 뜻밖의 상황이 본인조차 신기했다고 고백하는 장면(427p)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이대로 쓰다가는 유이코의 인생을 기껏해야 취직할 때까지 그리는 게 최선이라, 일단 스물셋까지를 ‘청운 편’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427p)고 해명하는 부분에서는 작가의 위트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이어서, 사회에 진출한 유이코가 어떤 문제와 고민을 마주하며 성장하는지를 짧게 소개한 대목에서는 네 살, 열두 살, 열일곱 살, 스무 살의 유이코가 졸업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그의 학창 시절 친구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저마다의 인생을 설계하는지가 마치 드라마 예고편처럼 펼쳐진다. 비록 소설 속 인물이지만 초등학생 시절부터 봐온 아이들이 다음 출간 작품에서 삼십 대, 사십 대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미리 엿보는 재미는 온다 리쿠만이 줄 수 있는 재치 있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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