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내가 죽였다
에필로그 |
정해연의 다른 상품
|
개업 변호사는 진실을 찾지 않는다. 의뢰인을 찾는다. 오늘도 그것을 진실로 여기며 변호사 김무일은 출근 즉시 컴퓨터를 켰다. 며칠 전부터 그가 공을 들이고 가입 승낙을 기다리는 것은 인터넷 카페 ‘더 리더’였다. 한때 같은 이름의 영화가 흥행하면서, 책 읽어주는 남자 혹은 여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건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더 리더’는 그런 카페는 아니었다. 이곳은 소설의 불법 파일 공유 카페다. 이런 카페는 각종 저작권 관련 소송을 당하면서도 잡초처럼 살아남아 어디선가 또 동굴을 만들어 불법 파일을 만들어내고 공유한다. 피땀으로 일구어낸 저작권자의 저작물을 한순간에 무의미한 것으로 만드는 아주 악질적이고 파렴치한 자들.
‘싫지 않다.’ --- p.7~8 “명단 작성 사무장님이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죠. 제가 했습니다. 근데 몰랐습니다. 아들 앞으로 소장이 날아와서야 알았습니다. 덕분에 제가 그동안 얼마나 기계적으로 일했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님, 변쓰가 뭔지 아십니까?” “빤쓰요?” “변쓰. 변호사 쓰레기를 줄여 말하는 거라고 합니다. 아들놈이 그러더라고요. 아빠가 변쓰 밑에서 일했던 거였어? 하고요.” 변쓰. 변호사 쓰레기. 기분이 나쁘다. 역시, 알고 있는 사실이라도 남의 입으로 들으니 기분이 나쁘다. 기자는 기레기라고 하니까 차라리 변레기라고 하는 것이 낫다. 변쓰, 어감이 더럽다. --- p.12~13 “모르는 사람이야.” “모르는 사람이요?” 무일은 어리둥절했다. 혹시 이 영감탱이, 치매가 아닐까. 무일은 얼른 사무장을 불러 이 영감탱이의 아들에게 연락을 해보라고 해야 할지, 어쩔지 고민했다. 그리고 상담료를 받아야 할지, 건물주 우대 차원에서 서비스로 해줘야 할지를 생각했다. 권순향이 고개를 들고 무일을 똑바로 보았다.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자살 아니야.” -20~21쪽 그것은 끼익, 하고 창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아마 깊은 밤이어서, 여주가 내는 소리 말고는 조용했기 때문에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창문이 열리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뭔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것은 아니었지만 반사적으로 무일은 고개를 들었다. 창문이 열린 것은 순향빌딩의 꼭대기 층이었다. 문이 열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형체가 앞으로 불쑥 나왔다. “어….” 무일이 걸음을 멈추었다. 창문으로 나온 몸이 점점 앞으로 기울었다. “어….” 무일이 걸음을 멈추었다. 창문으로 나온 몸이 점점 앞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무일은 여주를 보았다. 동시에 몸이 쑥, 허공으로 빠졌다. 여주의 머리 바로 위였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었다. “신여주!” 무일은 고함을 지르며 여주를 향해 달렸다. --- p.70 무일은 눈을 깊게 감았다. 어쩔 수 없다. 남의 상처를 끌어내려면, 적어도 그 상처가 나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각오 위에서만 가능하다. 무일은 생각했다. 나는 그 상처를 낫게 할 수 있는가. 감았던 눈을 떠올리고, 주방 안으로 들어가는 정희를 향해 말했다. “사고사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정희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보았다. 놀라는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무일은 다시 정정하여 말했다. “사고사가 아닙니다.” --- p.129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변태적인 성적 성향을 충족시키려고 원룸을 얻은 거라고 했다. 원룸 곳곳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성인용품들이 발견되었다. 개중에는 뜯지도 못한 새것도 있었고, 이미 수차례 사용 흔적을 보이는 것도 있었다. 음란 커뮤니티에 가입되어 있던 내역도 밝혀졌다. 그는 수시로 파트너를 찾는 글을 올렸다. 가학적인 행위도 가능하냐는 질문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댓글로 달았다. --- p.134~135 무일이 돌연 벌떡 일어났다. 신음을 흘리지 않기 위해 입을 가리는 사람처럼 손바닥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의 가슴께가 크게 들썩였다. “역시 사건을 잘못 건드린 거야.” 여주가 앉은 채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고집스럽게 입을 다문 채 올곧은 시선으로 무일을 응시했다. 여주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무일이 힘주어 말했다. “그만해야 해.” “뭘?” “이거 위험하다고.” --- p.140~141 |
|
“자살 아니야. 그 사람 내가 죽였어.”
살인을 자백한 날 밤, 범인 역시 살해당했다. *7년 만의 복간 *카카오페이지 웹툰 화제작 한국 미스터리 독자들이 사랑해 온 ‘페이지터너’ 정해연 작가의 초기 작품 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미스터리 소설 『내가 죽였다』가 7년 만에 복간된다. 여기에 그간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 없었던 후속작 『내가 죽이지 않았다』가 함께 출간되며, 마침내 정해연 미스터리 유니버스의 문이 다시 열린다. 이 시리즈는 카카오페이지 연재 당시 웹툰으로 먼저 제작되어 누적 400만 뷰, 독자 평점 10.0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수많은 독자를 열광시킨 화제작이다. 출간되었을 때는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까울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다’, ‘소설 3줄만 읽으면 잠드는데 이 책은 잠도 안 온다’ 등 독자들의 폭발적인 찬사를 끌어냈다. 마침내 베일을 벗는 오리지널 원작 소설은 웹툰 그 이상의 압도적인 몰입감과 팽팽한 서스펜스로 정해연표 미스터리를 기다려온 독자들의 갈증을 완벽하게 해소해 줄 것이다. 돈이 최고인 속물 변호사 ‘무일’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형사 ‘여주’ 극과 극인 두 사람이 7년 전 은폐된 진실을 마주한다! 소설 파일이 불법 공유되는 카페에서 오직 ‘저작권 기획 소송’만 하며 일명 ‘변쓰(변호사 쓰레기)’라 불리는 변호사 김무일. 대상이 고등학생이라도 합의금을 뜯어낼 수 있다면 소송한다. 어릴수록 앞날을 걱정한 부모가 군말없이 합의하기 때문에 오히려 반긴다. 어느 날, 그가 세 들어 있는 건물의 건물주 권순향이 찾아와 충격적인 고백을 건넨다. 7년 전 이 건물에서 사고사로 처리된 한 청년의 죽음이 실은 자신이 저지른 ‘살인’이었다는 것. 왜 이제 와서 자백하려 하는지, 의문이 가시지 않은 채 사건을 의뢰받고 경찰서 동행을 약속한 바로 그날 밤. 무일은 강력계 형사 신여주와 술을 마시고 돌아오던 길에 권순향이 건물 옥상에서 투신하는 장면을 바로 앞에서 목격한다. 이미 묻었던 범행을 자백하려던 살인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그의 고백 속에서 포착된 ‘범행을 숨겨준 의문의 존재’. 거대한 악의가 도사리고 있음을 눈치챈 무일과 여주. 물과 기름 같은 관계인 두 사람은 7년 전 은폐되었던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의 작가 ‘페이지터너’ 정해연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내가 죽였다』는 과거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고백하는 인물로부터 강렬한 오프닝의 막을 올린다. “자살이 아니라 내가 죽였다”라고 자백한 당사자가 바로 그날 밤 의문스럽게 살해당하면서 이야기는 단숨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독자들은 강한 호기심에 휩싸인다. 능글맞지만 머리만큼은 비상하게 굴러가는 속물 변호사 무일과, 넘치는 정의감과 앞뒤 가리지 않는 행동력을 지닌 형사 여주의 독특한 케미스트리가 이야기에 활력을 더한다. 티격태격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합이 맞는 두 사람의 호흡에 은근한 로맨스까지 살짝 얹어, 한 편의 생생한 웰메이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묘미를 완성했다. 여기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마성의 민머리 변상영 사무장의 활약까지 더해져, 사건의 진상만큼이나 이 인물들이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지가 궁금해진다. 잔인하고 자극적인 묘사로 공포를 자아내는 대신, 정해연 작가는 일상적인 문장으로 이야기의 가속 페달을 밟는다. 한 문단을 끝내자마자 자연스럽게 다음 문단으로 시선이 향하게 하는 리듬, 숨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 그리고 무심히 지나쳤던 장면들까지 끝내 되살려내는 촘촘한 복선 회수는 정해연 작가의 전매특허다. 내가 지금 책의 어디쯤을 읽고 있는지조차 망각하게 만들 정도로 빠르게 내달리는 필력 덕분에, 독자는 결국 밤을 새우며 페이지를 넘기게 될 것이다. 장르소설이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재미의 원점이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