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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사라진 세상
인공지능은 인간의 쓸모를 어떻게 위협하는가
이진우
다산초당 2026.07.15.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97위 사회 정치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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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일이 끝난 자리,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1부. 일의 종말은 재앙인가, 해방인가

“경고문: AI는 인류의 쓸모를 파괴할 대재앙입니다”
왜 아무도 러다이트를 꿈꾸지 않는가
말똥의 우화: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환상
중산층은 왜 가장 먼저 흔들리는가
전문직은 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가
사람을 대체하는 AI, 직업이 아니라 업무를 없앤다

2부. 우리를 만든 노동, 우리를 망가뜨리는 노동

우리는 왜 ‘일해야만 가치 있다’고 믿게 되었나 - 로크의 유산
플랫폼 위에서 내 노동은 왜 내 것이 되지 못하는가
더 많이 일할수록 왜 우리는 더 무력해지는가 - 마르크스의 예언
자동화 사회는 어떻게 가짜 노동을 낳는가
노동이 사라지면 과연 자유가 실현될까? - 아렌트의 경고
‘노동 없는 노동자 사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3부. 일 없는 세상,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풍요는 왜 모두의 것이 되지 않는가
봉건 영주가 된 빅테크, 국가는 AI를 민주화할 수 있는가
AI 시대의 시민은 ‘빵과 서커스’만으로 살 수 있는가
종교가 된 노동 이후, AI 시대의 구원은 어디에 있는가
일자리를 잃은 자는 왜 돈보다 더 많은 것을 잃는가
노동에서 여가로, 인간은 진정 자유로울 수 있는가

에필로그 - 쓸모를 넘어설 때, 비로소 인간다운 삶이 시작된다

저자 소개 1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우크스부르크대학교 철학과 전임강사,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 및 총장, 니체전집 편집위원, 한국 니체학회 회장,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장, 포스텍 인문기술융합연구소 소장, 한국 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포스텍 명예교수다.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로, 니체가 그랬듯 인간 실존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고 있다. 『니체의 사악한 말』 『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착각』 『개인주의를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우크스부르크대학교 철학과 전임강사,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 및 총장, 니체전집 편집위원, 한국 니체학회 회장,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포스텍 인문사회학부장, 포스텍 인문기술융합연구소 소장, 한국 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포스텍 명예교수다. 니체 철학 최고의 권위자로, 니체가 그랬듯 인간 실존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고 있다.
『니체의 사악한 말』 『화내며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착각』 『개인주의를 권하다』 『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니체: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 『의심의 철학』 『니체의 인생 강의』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고, 『공산당 선언』 『인간의 조건』 『글로벌 위험사회』 『권력에의 의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철학으로 사유하는 힘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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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58g | 140*210*20mm
ISBN13
9791130685113

책 속으로

완전 자동화된 미래 사회, 즉 일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어쩌면 사회적 강자만이 일할 기회를 얻고,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은 보편적 기본소득을 받으며 단순히 생존하는 데 급급하게 될지도 모른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노동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일이 사라진 세상에서 비로소 일의 의미를 성찰한다는 것은 역설이다.
---p.11

우리가 의미와 목적을 묻지 않고 유용성만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불필요한 존재가 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인간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이 ‘쓸모없다’는 감각을 잊기 위해 오락과 알코올 같은 값싼 위안 속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어떤 위안도 ‘필요한 존재’가 되는 기쁨을 대신할 수 없다. 물론 가장 끔찍한 비극은 인간이 쓸모없어지는 순간, 인간을 사랑하는 일이 인간에게조차 어렵게 된다는 사실이다. 타인은 물론,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기 어려워진다.
--- p.26

인공지능과 자동화로 인한 전문직의 변화는 어떤 과업과 업무가 표준화되고 체계화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AI 시대 직업 변화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의사, 변호사, 회계사를 통째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과업 묶음이 재조합되고, 가치를 창출하는 구간이 이동하며, 따라서 인력 피라미드가 변형된다는 게 핵심이다.
--- pp.84-85

니체의 언어로 말하자면, AGI는 또 하나의 “신의 죽음”이다. 그러나 이번에 죽는 것은 초월적 신이 아니라, 인간 자신을 신성시해 온 인본주의적 인간상이다. 노동의 종말은 그 징후일 뿐이다. 진짜 위기는 인간이 더 이상 세계의 의미 중심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에서 시작된다. 이 이후의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의 문제다. 인본주의 이후의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 p.110

인공지능과 자동화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 생산 대상은 한층 정교해지고 문명화되었다. 생산성은 무한히 늘어났고 노동력은 강력해졌다. 21세기의 노동은 신체적 노동을 넘어선 지식 기반 노동이다. 하지만 이 화려한 과정 속에서 노동자는 철저히 무력해지고 가치가 떨어진다. 이것이 바로 ‘소외’다. 기술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킬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노동의 종말’은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 p.141

마르크스의 소외 개념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타당한 두 가지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모델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관계의 상실을 겪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소외의 문제는 바로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자신의 행위와 산물, 사회 제도와 조건들이 이질적인 힘이 되어버린 것이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계는 완전히 소외된 세계이다. 이를 막으려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
--- p.145

자동화가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노동을 없애기 때문이 아니다. 노동 외의 삶의 형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오직 노동만을 제거하는 것이 문제다. 노동자 사회에서 인간은 이미 정치적 행위자도, 세계를 만드는 장인도 아니다. 단지 생산하고 소비하는 존재로 축소되었다. 이런 사회에서 노동이 사라지면, 남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무의미한 여가와 방향을 잃은 시간이다. 아렌트가 말하는 “인간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활동이 없는 사회”가 바로 이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을 해방시키느냐 억압하느냐가 아니다. 해방된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준비되어 있는지가 핵심이다.
--- p.171

노동의 소멸이 곧바로 자유의 도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노동자 사회에 길들여진 인간에게 남는 것은 늘어난 여가가 아니라 더 커진 소비 충동일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의 진짜 과제는 노동을 없애는 것이 아니다. 노동 이후의 삶을 정치적이고 의미 있는 활동으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아렌트가 꿰뚫어 본 진정한 위기는 기술 발전 그 자체가 아니다. 기술 발전으로 축적한 잠재력을 자유를 위해 쓰지 못하는 인간의 ‘무사유無思惟’에 있다. 일이 사라진 세상은 결국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 p.174

노동이 사회적 보상의 핵심 경로로 기능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일할 동기를 상실한다. 서울 부동산 폭등은 자산 불평등을 심화할 뿐만 아니라 노동의 가치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노동이 다시 삶의 경로가 되기 위해서는 자산이 노동을 압도하는 분배 규칙부터 고쳐 써야 한다. 기술 혁신으로 증대한 부와 번영을 나눌 새로운 규칙은 누가 만들 것인가? 이 질문은 결국 AI 시대 거대 기업과 국가의 정치적 권력을 향하고 있다.
--- p.197

빅 스테이트의 역할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시장 결과를 재분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기능을 장악해 버린 플랫폼 인프라 자체에 직접 개입한다. 소득 분배라는 사후 단계가 아니라, 가치가 생성되고 축적되는 전前 단계의 구조에 파고드는 것이다. 국가는 단순히 임금이나 복지를 떼어주는 것이 아니다. “누가 데이터를 소유하는가?” “어떤 알고리즘이 사회적 의사 결정을 중개하는가?” “디지털 공간의 규칙은 누가 정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접 답하고 제도를 설계한다.
--- p.211

영국 상류층 출신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여가가 문명의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근대 사회에서 노동의 미덕에 대한 믿음이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행복과 번영으로 가는 길은 노동의 체계적인 축소에 있다”라고 단언한다.
--- p.243

일자리가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노동과 여가의 관계를 다시 묻게 된다. 여가 없이 일만 하는 자가 노예라면, 일 없이 여가만 주어진 자는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까? 삶이 노동과 여가로 이루어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진지하게 되새겨야 할 때다. 여가 없는 노동이 비참하듯, 노동 없는 여가 역시 공허하다. 일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 것인가?
--- p.246

사람들은 이제 인공지능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더는 자기 자신을 극복하려 하지 않는다. 니체가 두려워했던 것은 일자리 상실보다 훨씬 더 근본적이다. 바로 AI가 인간에게서 자기 극복의 필요성을 빼앗는 것이다. 일이 사라진 이후의 핵심 문제는 ‘노동의 종말’이 아니다. 어쩌면 진짜 비극은 ‘자기 극복의 종말’일지도 모른다.

--- p.260

출판사 리뷰

AI가 던진 가장 불편한 질문,
“당신은 왜 일하십니까?”

‘일하는 인간’이라는 정의가 끝나는 시대,
철학자의 사유로 들여다본 일의 의미

일자리에 관한 상반된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인공지능이 아주 가까운 미래에 사람의 일을 대신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한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의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낙관한다. 양쪽 모두 인공지능이 불러온 이 변화를 ‘일자리가 사라질 것인가’라는 경제적 위기로만 받아들인다.

하지만 AI가 불러온 진짜 위기는 따로 있다. 바로 수백 년 동안 인류의 삶을 지탱해 온 ‘노동의 시대’ 자체를 조용히 끝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억지로 일하지 않아도 기본소득이 주어지거나 혹은 가치를 느끼지도 못하는 일자리만이 남아 있다면, 과연 우리는 행복해하며 그 미래를 만족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은 무엇으로 가치를 증명할지, 어디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지 등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낳는다. 즉 ‘일자리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의 자리’가 흔들리는 근본적 위기다. 그렇다면 일이 사라질 때, 인간의 쓸모와 의미도 함께 사라지는 것일까?

“‘일하는 삶이 가치 있다’는 공식이 깨진 미래는
유토피아인가, 가장 우아한 감옥인가?”

자본의 독점과 공동체의 상실이
인간의 ‘쓸모’에 울리는 강력한 경종

노동에 관한 오랜 믿음이 무너질 때, 몇 가지 불편한 질문이 따라온다. 노동이 없다면 개인의 돈과 재산은 무엇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AI 시대가 창출하는 막대한 부를 특정 대기업이나 소수의 개인이 독식해도 괜찮은 것일까? 한편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회를 얻는가, 아니면 사회의 주변으로 밀려나는가/ 마지막으로 만약 기계가 대부분의 일을 대신하는 사회가 온다면, 우리는 자유로워질까, 아니면 소비와 오락 속에서 시간을 소모하는 존재로 남게 될까? 미래 세상은 완벽한 유토피아일 수도, 그저 소비와 오락으로 시간을 때우는 ‘가장 우아한 감옥’일 수도 있다.

“왜 일하는지 묻지 않았던 사람은
일이 없는 시대에, 존재할 이유를 잃는다”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인간의 존엄,
인간답게 사는 법을 다시 배울 시간

노동은 단지 생존을 위한 생계 수단을 넘어선다. 일은 우리의 자존감, 자유, 성장의 기반으로서 우리의 의미 있는 삶을 실현해 온 핵심 구조다. 이런 점에서 AI 시대에 일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타인과 관계 맺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완전히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그렇기에 AI 시대에 필요한 해결책은 사라지는 일자리를 억지로 붙잡고 싸우는 데 있지 않다. 기계에 노동을 넘겨주되, 부를 공정하게 나누고, 인간은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적 즐거움을 누리고, 의미를 찾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AI 시대,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기술에 맞서는 힘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려는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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