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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왜 바뀌었을까?
차별과 혐오를 지우는 50개의 단어 사전
김청연
동녘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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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가장
결식아동
경력단절여성
고아원
낙태
노숙자
노약자석
눈먼 돈
달동네
도련님
리벤지 포르노
미숙아
반팔
버진 로드
벙어리장갑
보호종료아동
불구자
블랙리스트
사생아
산부인과
살색
상경
성적 수치심
아랫사람
애완동물
영세민
용병
우범지역
유모차
일류대
임대 아파트
자매결연
자살골
정상 체중
정신분열증
조선족
중퇴생
청소부
출산율
치정 사건
코피노
터키
퇴물
파출부
폐경
학부형
학습 부진아
혐오시설
효자상품
후진국

나가는 글

저자 소개 1

읽고, 쓰고, 생각하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 책을 통해 세상의 여러 독자와 만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말과 행동 뒤에 있는 사람과 그들의 삶을 유심히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때때로 스스로 뱉은 말과 행동을 오래도록 붙잡고 후회하고 곱씹을 때가 있다. 정답이 아닌 열린 대안을 고민하는 과정을 소중하게 여기며 『그 말은 왜 바뀌었을까?』를 썼다. 지은 책으로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 『기억해, 언젠가 너의 목소리가 될 거야』 『중등 처음 신문』 『무심코 했는데 혐오와 차별이라고요?』 『그런 사과 필요 없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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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28*188*20mm
ISBN13
9788972972167

책 속으로

‘벙어리장갑’이라는 표현은 몰라도, 이 장갑 자체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야. 엄지만 따로 가르고, 나머지는 함께 모여 있는, 겨울철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장갑 말이야.
오랜 세월 사람들이 써 왔던 이 단어가 거센 퇴출 압박을 받은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벙어리’는 ‘언어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거든. 그러니까 누군가의 신체적 특성을 결함으로 보고 업신여기는 듯한 표현을, 일상 사물을 뜻하는 말에 아무렇지 않게 붙여 온 셈이지.
그동안 많은 사람이 ‘벙어리’라는 단어에 장애인을 낮춰 보는 의미가 있음을 어렴풋이 알았을지 몰라도, 정작 ‘벙어리장갑’이라는 이름 속의 차별성에는 무감각했어. 그저 친숙한 방한용품이자 패션 소품 이름처럼 여겨 왔으니까.
그러다 몇 년 전 사람들의 감각을 깨우는 일이 일어났어. 시민단체가 벙어리장갑의 대체 표현을 만들자는 캠페인을 벌인 게 계기였어. 그때 대체 표현으로 ‘손모아장갑’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선정됐어. 덕분에 사람들은 ‘벙어리장갑에 장애 차별적 의미가 있었구나!’ 알아차리게 됐고, 중립적인 표현을 고민하게 됐지.
--- p.61, 「벙어리장갑」중에서

‘사생아’가 아이를 부도덕의 결과로 바라보고, ‘혼외자’가 존재를 저 밖으로 밀어내는 언어라면, 대신 쓸 수 있는 표현인 ‘자녀’는 오직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만을 나타내는 표현이야. 이미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혼외자라는 구분 자체를 삭제하는 분위기야.
우리 삶에서 어떤 것은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선택 밖의 영역에 놓여 있지. 내가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날지는 선택 밖의 영역이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출생 조건을 근거로 존재에 낙인을 찍기보다는, 관계로 정의하는 것이 모두를 사회 안으로 포용할 수 있는 길 아닐까?
물론 ‘자녀’라는 단어 역시 완벽한 정답은 아닐지도 몰라. 그래도 ‘사생아’에서 ‘혼외자’를 거쳐 ‘자녀’라는 단어를 고민하게 된 이 흐름은 분명한 진보라 할 수 있어. 부모의 선택이 아이에게 낙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싹텄다는 증거야.
--- p.84, 「사생아」중에서

현재의 국가기술표준원은 1964년 당시, 한국 산업규격을 정하면서 일본의 공업규격에서 쓰는 색깔 명칭을 글자 그대로 번역해 동양인의 피부색과 유사한 특정 색깔을 ‘살색’이라 이름 붙였어. 크레파스, 물감 업체 등은 이에 따라 특정 색에 ‘살색’이라는 표시를 했지. 워낙 오래, 아무렇지 않게 쓰여 왔기에 당시 사람들은 이 명칭에 대해 별다른 의구심을 갖지 않았어.
사실 ‘살색’은 말 그대로 ‘사람의 피부색’을 뜻하는 가치중립적인 단어야. 사전적 정의는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실제 쓰일 때는 특정 집단의 피부색만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차별적 표현이 되지. 때는 2001년, 우리나라 한 목사와 이주 배경 노동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크레파스 특정 색을 ‘살색’이라고 표현한 것은 인종차별”이라며 진정을 내면서 사람들은 깨닫게 돼. 우리가 쓰는 ‘살색’이라는 명칭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피부색 중 하나만을 지칭할 뿐이고, 특정 인종의 관점만 반영된 배타적인 표현임을 그제야 안 거지. 같은 인종끼리도 피부색이 다를 수 있는데, 하물며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에서 특정 피부색을 기준으로 한 표현은 적절하지도 않고, 그 피부색을 갖지 않은 이들에게 “배제되었다”라는 기분이 들게 할 거야.

--- p.91, 「살색」중에서

출판사 리뷰

‘살색’은 왜 ‘살구색’이 되었을까?
50개의 단어로 읽는 우리 사회

‘살색’은 한때 문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색 이름이다. 하지만 하나의 피부색만을 ‘살색’이라 부르는 것은 다양한 ‘살’색을 배제할 수 있다는 비판 속에 2005년, ‘살구색’으로 바뀌었다. ‘치정(癡情) 사건’은 폭행과 스토킹, 살인 같은 심각한 범죄를 개인 간의 감정 문제처럼 보이게 하고 범죄의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 속에서 ‘교제 폭력’이라는 말로 바뀌었고, ‘버진 로드’는 여성의 신체적 순결을 규정하고 통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웨딩 로드’라는 표현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이 책은 이처럼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단어 50개를 사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이미 바뀐 말뿐만 아니라, ‘코피노’ ‘학습 부진아’ ‘조선족’처럼 오늘날에도 차별과 혐오를 불러올 수 있는 말들을 함께 살펴보며, 앞으로 어떤 말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할지 독자들과 함께 고민한다.

또한 단톡방 대화와 유튜브 댓글, 기사 제목 등 청소년에게 익숙한 실제 언어 환경을 예시로 담아, 말에 담긴 의미와 분위기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어떤 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의미와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결국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주기도, 또 누군가를 소외시키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고, 말의 중요성 또한 배울 수 있다.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언어 감수성 수업
그때는 맞았어도 지금은 틀린 표현을 분리수거하기

오랫동안 일간지 교육 섹션 기자와 신문 활용 교육(NIE) 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언어가 사람의 생각과 사회를 어떻게 비추고 바꾸는지 현장에서 수없이 체감했다. 이후 학교와 도서관에서 수많은 청소년 독자들을 만나며 함께 차별과 편견이 담긴 말들, 그리고 대체 표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이어왔다.

“차별과 혐오 표현 뒤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 표현이 나온 배경에 의문을 가져 보고, 누군가를 밀어내거나 깎아내리는 시선이 그 말 속에 숨어 있진 않은지 들여다보면서, 더 적절한 표현은 무엇일지 고민했지. 그건 결국 타인을 만나고 이해하는 일이야. 우리가 사는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걸 알아가는 일이기도 하고.” -〈들어가는 글 중에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언어가 사람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차별어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내 자리에 타인을 앉혀 보는 경험’을 독자들에게 건넨다. “그 말은 쓰지 마세요”라고 훈계하기보다 “그 말은 왜 바뀌었을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또한 “어떤 말로 바뀌어야 한다”고 정답을 단정 짓기보다 더 적절한 말을 함께 고민하며 독자들이 스스로 시야를 넓히고, 생각하고, 토론하도록 이끈다.

언어는 살아 움직인다. 과거에는 자연스러웠던 표현도 시대가 바뀌며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고, 사람들은 더 나은 표현을 찾아 끊임없이 언어를 바꾸어 왔다. 이는 단순히 표현 하나 바꾸는 일이 아니라, 기울어진 생각과 문화를 바꾸는 소중한 작업이다. 『그 말은 왜 바뀌었을까?』는 그 변화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며, 말을 통해 사람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청소년 언어 교양서이다.

추천평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쏟아 냅니다. 하지만 그 속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차별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기란 쉽지 않지요. 언어는 말하는 이의 의도뿐만 아니라, 듣는 이의 감정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완성됩니다. 이 책은 차별과 편견을 담은 단어의 뿌리와 변화의 과정을 살펴봅니다. 또한 이를 대체할 새로운 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 주며, 교실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힌트를 건넵니다.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라는 냉소 대신 ‘이런 부분도 배려해야지’라는 예민함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언어 감수성을 잘 가꾸어 나간다면, 비로소 우리 사회도 존중과 배려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 권희린 (《이 욕이 아무렇지 않다고?》 저자, 고등학교 사서교사)
말은 힘이 셉니다. 무심코 내뱉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 혐오와 차별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말을 써야 할까요? 이 책은 그런 고민의 결과가 담긴 표현들을 소개합니다. 한때는 당연하게 쓰였지만 지금은 바뀌었거나, 앞으로 바뀌어야 할 표현들을 살펴보며 그 속에 담긴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바뀐 말들이 아직 낯설고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쌓일 때 혐오와 차별은 줄어들 것입니다. 이 책을 마중물 삼아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존중의 언어로 함께 바꿔 봅시다. - 김상용 (고등학교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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