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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마그마의 천 년
1장 - 서해 대지진 2장 - 분화 3장 - 천지촌의 11분 4장 - 평주 A-7 블록 5장 - 김도훈과 박은서의 탈출 6장 - 삼지연 4만 명 7장 - 캠프 잭슨 8장 - 수원 9장 - 단양 10장 - 캘리포니아 11장 - 한남동 350평 12장 - 서해 쓰나미와 핵시설의 경고 13장 - 옌볜과 도쿄와 워싱턴 14장 - 윤정호의 마지막 기사 15장 - 이서진의 질문 16장 - 동이 트는 자리 에필로그 - 천 년 후의 한 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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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두운 새벽에도, 아침은 동쪽에서 올라왔다
「백두산, 천 년의 서사」 5권의 부제는 '재와 물 사이에서'이다. 1권부터 4권까지 쌓여 온 모든 경고와 기록이 마침내 도착하는 권, 분화의 권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분화를 다루는 방식은 재난 영화의 방식이 아니다. 작가는 무너지는 건물의 스펙터클 대신, 그 새벽을 건너는 사람들의 손과 등과 목소리를 적는다. 위패를 지는 등, 아이를 안는 팔, "뛰어"라고 소리치는 목, "괜찮아"라고 말하는 입. 재난은 배경이 되고, 사람이 전경이 된다. 5권의 구조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같은 새벽을 천지촌, 평주, 삼지연, 수원, 단양, 캘리포니아, 캠프 잭슨, 한남동으로 옮겨 다니며 비춘다. 시간과 장소의 스탬프가 찍힌 짧은 장면들이 쌓이면서, 독자는 한 도시가 아니라 한 시대가 이 새벽을 어떻게 통과했는지를 보게 된다. 1권부터 이어져 온 작가 특유의 짧고 단단한 문장은 이 권에서 가장 큰 힘을 낸다. 한 문장이 한 걸음이 되고, 그 걸음들이 모여 탈출로가 된다. 이 권이 응시하는 것은 속도의 역설이다. 이혜진의 경고가 여섯 나라에 전달되는 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김응수의 "뛰어"가 9명에게 전달되는 데 1초가 걸렸다. 위성과 데이터와 국제 공조의 시대에, 정작 사람을 살린 것은 개 짖는 소리와 유황 냄새와 할아버지의 가르침과 이웃의 문 두드림이었다. 작가는 어느 한쪽을 조롱하지 않는다. 다만 나란히 놓는다. 그리고 그 나란함 속에서 하나의 문장이 떠오른다. 자연보다 빠를 수 있는 것은 예측뿐이고, 예측은 언제나 기록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한남동 350평의 이재경 장면들은 이 권의 또 다른 축이다. 같은 시각 모두가 누군가를 안고 있을 때, 모든 것을 가진 사람만이 혼자다. 작가는 미다스 신화를 겹쳐, 만지는 것마다 금이 되었던 손이 정작 잡을 손이 없다는 것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재난은 건물의 균열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한 인생이 쌓아 온 것의 실체도 드러낸다. 그리고 에필로그. 소설은 1,040년 뒤의 발굴 현장으로 건너뛰어, 이 새벽 전체를 미래의 기록으로 다시 읽는다. 흙 1밀리미터가 1,040년이 되는 시간의 축척 속에서, 5권 내내 사람들이 잡았던 손과 지었던 등과 외쳤던 한 글자가 전부 기록이 되어 남아 있다.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 한 문장을 위해 시리즈의 절반이 달려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독자는 책을 덮으며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나의 새벽에, 나는 무엇을 지고 나올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