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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실행력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부터 계속 해내는 법까지
신재현
유노북스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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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물 밑에서 쉴 새 없이 발버둥 치는 당신에게

Part 1. 왜 나는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못할까
: 고장 난 실행력의 원인
Chapter 0. 바쁘게 움직이는데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 하루 / 브레이크
Chapter 1. 내가 남들보다 빨리 지치는 이유 / 인지적 과부하
Chapter 2. 석기 시대의 뇌로 디지털 정글을 살아가는 법 / 진화적 불일치
Chapter 3. 스마트폰은 어떻게 뇌를 길들이는가 / 기대감 중독

Part 2. 왜 나는 마지막까지 미룰까
: 시계가 없는 뇌에 눈을 달아 주는 법
Chapter 4. 당신의 5분과 시계의 5분은 다르다 / 시간맹
Chapter 5. 나의 오전을 깡그리 망치는 오후 일정 / 대기 모드
Chapter 6. 계획을 세울수록 나를 믿지 못하게 되는 이유 / 시뮬레이션의 함정
Chapter 7. 무기력을 뚫고 첫발을 떼는 시작의 기술 / 진입 마찰 줄이기
Chapter 8. 전부 아니면 전무의 감옥에서 빠져나오는 법 / 완벽주의 버리기
Chapter 9. 벼락치기의 초인적인 힘을 평소에 쓰는 법 / 마감의 뇌 과학

Part 3. 왜 나는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할까
: 자극에 휘둘리는 뇌에 주도권을 돌려주는 법
Chapter 10. 지루함을 고통으로 느끼는 뇌 / 팝콘 브레인
Chapter 11. 의지력을 쓰지 않고 환경으로 차단하기 / 디지털 펜스
Chapter 12. 딴짓하고 싶은 충동을 타고 넘기 / 충동 서핑
Chapter 13. 방금 한 생각을 왜 까먹을까? / 작업 기억의 비밀
Chapter 14. 시작은 100점인데 마무리는 늘 0점이라면 / 마침표의 기술
Chapter 15. 내 머릿속 잡음을 끄는 법 / 노이즈 캔슬링 기술

Part 4. 왜 나는 남들보다 빨리 지칠까
: 에너지를 아끼고 회복하는 법
Chapter 16. 당신은 남들보다 3배나 더 에너지를 쓰고 있다 / 숟가락 이론
Chapter 17. 계획이 틀어졌을 때 뇌의 렉을 푸는 법 / 인지적 유연성 늘리기
Chapter 18. 가짜 휴식과 진짜 휴식 / 도파민 리사이클링
Chapter 19. 뇌의 배터리를 아끼는 루틴의 힘 / 결정 피로
Chapter 20. 멍때리기와 잠은 게으름이 아니다 / 뇌를 위한 휴식
“저는 6시간만 자도 멀쩡한데요?”
“불을 다 끄면 오히려 불안해서 TV를 켜 놓고 자요.”
“평일에 못 자면 주말에 몰아서 자도 되지 않을까요?”
“침대에 누우면 생각이 쏟아져요. 1시간은 뒤척입니다.”
“일찍 자려고 누우면 왠지 하루를 낭비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어요.”
Chapter 21. 뇌가 편안해지는 공간을 만들어라 / 환경 정리의 심리학

Part 5. 왜 나는 나를 믿지 못할까
: 무너진 효능감을 다시 쌓는 법
Chapter 22. 멀쩡한 척하느라 지친 당신을 위한 위로 / 가면 증후군
Chapter 23. 상사의 표정이 비수가 되어 날아올 때 / 거절 민감성 극복하기
Chapter 24. 업무는 마감 기한에 맞추는데 왜 답장은 미룰까 / 관계의 실행력
Chapter 25. 감정이 아닌 기록으로 나를 믿어라 / 성취의 증거 수집하기
Chapter 26. 한 번 망쳤다고 인생이 망하지 않는다 / 실패의 재정의
Chapter 27. 산만함은 창의성이라는 동전의 뒷면 / 필터가 넓은 뇌
Chapter 28.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계속 조절하는 사람으로 / 지속 가능성

Part 6. 지금 막혔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 상황별로 찾아보는 시동 매뉴얼
시동 매뉴얼을 펼치기 전에
Scene 1. 아침에 알람은 울렸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Scene 2. 해야 할 일 앞에서 얼어붙었다
Scene 3. 약속 하나 때문에 하루 전체가 마비됐다
Scene 4. 일하다 말고 자꾸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Scene 5. 한 가지에 푹 빠져 다른 모든 걸 놓친다
Scene 6. 계획만 세우고 시작을 못 한다
Scene 7. 거의 다 했는데 마무리를 못 짓겠다
Scene 8. 오후에 에너지가 바닥났다
Scene 9. 실수 하나에 하루 전체가 무너졌다
Scene 10. ‘나는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올라온다
Scene 11. 소중한 사람에게 연락을 미룬다
Scene 12. 밤에 잡생각이 꺼지지 않는다
Scene 13. 오늘 하루를 통째로 망쳤다고 느낀다
Scene 14. 이 책에서 익힌 전략이 작심삼일로 끝났다

에필로그 완벽한 실행이 아닌 유연한 복귀를 위해
참고 문헌 / 343

저자 소개 1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원장. 10여 년간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 겉으로는 제 몫을 다하지만 혼자 있을 때면 완전히 방전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진료실에서 만나 왔다. 그중 많은 이들은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애썼고, 그래서 더 빨리 지쳤다. 우울과 불안, 강박, 완벽주의, 무기력, 성인 ADHD로 일상이 흔들리는 이들을 치료하며,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한편 실제 삶의 변화를 만드는 방법을 함께 찾아왔다. 인지행동치료와 수용전념치료를 바탕으로 생각과 감정, 행동이 서로를 붙잡는 악순환을 살피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원장.
10여 년간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 겉으로는 제 몫을 다하지만 혼자 있을 때면 완전히 방전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진료실에서 만나 왔다. 그중 많은 이들은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애썼고, 그래서 더 빨리 지쳤다.
우울과 불안, 강박, 완벽주의, 무기력, 성인 ADHD로 일상이 흔들리는 이들을 치료하며,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한편 실제 삶의 변화를 만드는 방법을 함께 찾아왔다. 인지행동치료와 수용전념치료를 바탕으로 생각과 감정, 행동이 서로를 붙잡는 악순환을 살피고, 실행을 가로막는 오랜 습관과 생활의 구조를 바꾸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사람은 왜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움직이지 못하고, 겉으로는 잘 해내면서도 이토록 빨리 지치는가?’라는 질문을 오랫동안 탐구했으며, 이 책에서 그 원인과 해법을 풀어냈다.
<정신의학신문>, <서울신문>, <월간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심리학과 정신의학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KBS 1 라디오 <오늘 아침 1라디오>를 비롯해 유튜브 <정신의학신문>, <의학채널 비온뒤>, <하우투>, <닥터 조르바의 강박증 이야기> 등의 영상 매체와 콘텐츠를 통해 현대인이 겪는 마음의 문제를 알기 쉽게 전해 왔다.
지은 책으로 《오늘도 강박과 살아갑니다》, 《어른의 태도》, 《나를 살피는 기술》,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1: 관계의 분리수거》(공저)가 있다. 《문제적 주인공만 오세요, 소설 심리치료실》을 감수했고, 심리치료 전문서 《변형적 의자기법》, 《강박증 스스로 치료하기》를 공동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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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142*210*30mm
ISBN13
9791171831852

책 속으로

‘나는 왜 늘 생각만 하고 움직이지는 못하는 걸까?’
‘다 큰 어른인데 왜 이다지도 의지가 약하지?’
‘남들은 잘만 사는데, 왜 나는 제자리걸음이냐고?’
만약 이런 장면이 낯설지 않다면 먼저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게으른 게 아닙니다. 의지가 약한 것도 아니고요. 도리어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신은 온종일 남들보다 많이 애썼기 때문에 지친 겁니다.
--- p.4

실행력은 여러 기능이 제때 맞물려 작동할 때 비로소 발휘됩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의지를 키우는 법이 아닙니다. 실행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기능이 어느 지점에서 막히는지, 그 지점을 어떻게 풀고 실행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
방전된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고, 연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실행력이 멈춘 진짜 원인도 의지박약이 아닙니다. 멀쩡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동안 생겨난 에너지 누수입니다.
--- p.8

이 책은 당신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처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해서도 안 됩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목표는 바로 이겁니다.
‘내가 원하는 시기에 마음먹은 일을 큰 고통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상태’
--- p.12

더 큰 이유는 스마트폰이 ‘가변적 보상(variable reward)’ 스케줄을 따른다는 데 있습니다. 강화 스케줄 연구에 따르면, 보상을 매번 줄 때보다 가끔씩 무작위로 제공할 때 행동이 더 끈질기게 유지된다고 합니다.3 인스타그램에 들어갈 때마다 똑같은 사진만 나온다면(고정 보상), 금방 질려서 앱을 지우고 말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매번 다릅니다. 재미있다가도 때로는 지루합니다. 이 불확실성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 p.48

산만한 뇌를 오래 연구한 러셀 바클리의 설명대로, 이 문제는 행동이 늘 ‘지금’에 붙들리고 마는 상태와 가깝습니다. 멀리 있는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흐릿해서 코앞에 닥쳐오기 전까지는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 겁니다.
비유하자면 시간 앞에서 ‘근시’인 상황입니다. 눈이 나쁜 근시 환자는 멀리 있는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야 비로소 선명해지죠. 산만한 사람의 뇌도 ‘미래의 시간’을 멀리서는 잘 헤아리지 못합니다.
--- p.58

카페에 앉아 다이어리를 펼치고 ‘영어 공부하기’, ‘헬스클럽 가기’, ‘독서하기’ 등을 적어 내려간다고 한번 상상해 보세요. 아직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마음이 놓이죠. 오늘 하루가 이미 정리된 듯도 하고, 이번에는 정말 달라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형광펜 뚜껑을 닫는 순간, 뭔가 해냈다 싶은 뿌듯함까지 살짝 올라오기도 하고요.
외팅겐이 발견한 것이 바로 이 순간입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웬만큼 해낸 듯한 안도감. 그 안도감이 실행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오히려 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 순간이 바로 함정입니다.
--- p.75

실행이 안 되는 이들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진입이 아니라 초라해 보여도 상관없는 첫발입니다.
많은 분이 일을 실행하는 과정보다는 시작하기 직전에 가장 큰 고통을 느낍니다. 막상 몸을 일으켜서, 파일을 열고, 손에 물을 묻히고 나면 생각보다 덜 힘든데도 말입니다. 물론 꼭 그렇지만도 않지만, 적어도 시작하기 직전의 공포가 실제 노동의 크기를 과장하는 경우는 아주 흔합니다.
--- p.94

마감이 임박하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온종일 손도 못 대던 일이 순식간에 ‘지금 해야 할 일’이 됩니다. 그래서 다음 날 결과물을 제출하고 나면 두 가지 감정이 몰려옵니다.
‘와, 이걸 해냈네!’
뒤이어,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왜 나는 꼭 마지막에 가서야 움직이는 걸까?’
저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면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이런 사람들의 뇌가 멀리 있는 일에는 둔감하고, 눈앞에 닥친 일에만 서둘러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탓입니다.
--- p.106

도파민은 보상 자체보다 기대감 앞에서 더 크게 반응합니다. 알림이 울리거나 새로운 영상을 넘길 때, 뇌는 도파민을 쏟아 냅니다. 문제는 이 보상 회로를 계속 쥐어짜면 뇌가 균형을 맞추려고 반대 방향으로 기운다는 겁니다.
--- p.194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흔들려도 됩니다. 안경을 쓰고, 넘어지면 일어나고, 또 넘어지면 다시 또 일어서는 것. 그 반복이 이 책에서 말하는 실행력의 전부입니다.
계속 조절하며 나아가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 p.304

출판사 리뷰

의지로 해결되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설명

해야 할 일을 미루다 마감 직전에야 겨우 시작한다. 책상 앞에 앉았는데 어느새 휴대폰을 보고 있다. 계획표는 그럴듯하게 만들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된다. 이럴 때 가장 쉽게 내리는 결론은 하나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 그렇다.’

하지만 생각한 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면 의지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뇌는 해야 할 일을 기억하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주의를 붙잡아 두고, 당장의 충동을 억제하고, 행동을 시작하고, 상황이 달라지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이 여러 기능이 제때 맞물려야 비로소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 기능들이 어긋나면 생각과 행동 사이에 틈이 생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아는데 시작하지 못하고, 시간은 충분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마감 직전이며, 중요한 일을 하는 중에도 사소한 자극에 주의를 빼앗긴다. 여기에 몸의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불안과 완벽주의 같은 감정이 개입하면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더 어려워진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재현은 10여 년간 진료실에서 이 간극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 왔다.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회사에서는 제 몫을 해내고, 남들에게는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혼자 있을 때면 완전히 방전되는 사람이 많았다. 저자는 수천 건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산만함, 미루기, 무기력, 불안, 완벽주의처럼 따로 떨어져 보이던 문제를 ‘실행’이라는 하나의 관점에서 연결해 설명한다. 실행력은 ‘마음먹으면 하는 힘’이 아니라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고 그 행동을 필요한 만큼 이어 가게 하는 힘이다.

87만 구독자에게 심리학을 대중적으로 전해 온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의 최설민과 tvN 〈어쩌다 어른〉 등에 출연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광민도 이 책을 먼저 읽고 추천했다. 마음과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삶에서 다시 움직일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짚었다.

실행력은 무너진 다음에 드러난다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고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법

실행력이 좋은 사람은 계획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일까? 현실에서는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늦잠을 자고, 운동을 거르고,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온다. 그래서 실행력을 가르는 차이는 계획대로 움직이는 날보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 드러난다.

# 계획만 세우는 대학생

진료실을 찾은 한 대학생은 시험 3주 전이면 계획표를 짰다. 첫 주는 완벽하게 지켰다. 문제는 딱 하루를 빠뜨린 뒤였다.

‘이미 틀어졌으니 처음부터 다시 짜야지.’

새 계획표를 만들었고, 또 하루가 틀어지면 다시 짰다. 그렇게 3주 동안 계획을 3번이나 다시 세웠지만 실제로 공부한 시간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필요한 것은 더 완벽한 계획표가 아니었다. 저자가 내놓은 처방은 간단하다. ‘처음부터 다시’가 아니라 ‘여기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 하던 일을 이어 가면 된다.

그러나 완벽주의자에게는 이것조차 쉽지 않다. 운동을 못 갔으면 실패, 보고서를 끝내지 못했어도 실패다. 그래서 저자는 실패한 날에 엑스(X) 대신 세모(△)를 치라고 권한다. ‘운동하러 가지 못했지만 집 앞을 10분 걸었다’, ‘보고서를 끝내지 못했지만 파일은 열었다’ 하는 날은 X가 아니라 △다. 성공과 실패 사이에 중간 지대를 만드는 것만으로 작은 실수가 전체 실패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중요하지 않은 일에 에너지를 빼앗기는 직장인

계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마음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회사에서는 멀쩡하게 일하다가 퇴근하면 완전히 방전되는 직장인이 있었다. 이 사람은 보고서를 쓰는 동안 옆자리의 키보드 소리를 무시하고, 딴생각을 밀어내고, 다리를 떨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남들 앞에서 집중하는 척하는 데 에너지를 썼다. 같은 일을 해도 사람마다 지불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청구서’가 다른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하루의 에너지를 ‘숟가락’으로 계산해 보라고 한다. 기획이나 보고서, 어려운 대화처럼 숟가락이 많이 드는 일은 에너지가 충분할 때 하고, 단순 정리나 자료 검색처럼 적게 드는 일은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배치한다. ‘왜 벌써 지쳤지?’라고 자신을 탓하는 대신 오늘 내게 남은 숟가락 안에서 하루에 쓸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이다.

# 집에 돌아오면 꼼짝하지 못하는 사람

잘 쉬는 법도 실행력의 일부다. 한 내담자는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현관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1시간씩 움직이지 못했다. 저자는 점심시간 10분 동안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안대를 쓴 채 외부의 입력을 차단해 보라고 했다. 그러자 퇴근 후 1시간씩 이어지던 ‘좀비 타임’이 10분 정도로 줄었다. 쉬는 시간을 늘리지 않고 쉬는 방식을 바꾼 결과였다.

『고장 난 실행력』이 말하는 실행력은 매일 계획대로 움직이고 한 번도 무너지지 않는 힘이 아니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 전부 포기하지 않고,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무작정 버티지 않고, 지쳤을 때 제대로 쉬고, 멈췄다면 그 자리에서 다시 이어 가는 힘이다. 오래 해내는 사람은 한 번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진 다음의 방법을 아는 사람이다.

의지를 다잡는 대신 실행의 조건을 바꿔라
마음먹은 일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29가지 심리 기술

“내일부터는 진짜 해야지.”
“이번에는 꼭 꾸준히 해야지.”

우리는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마음부터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마음먹는 것과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다. 결심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그 간격이 좁아지지 않는다면, 이제 바꿔야 할 것은 의지의 크기가 아니라 실행이 일어나는 조건이다.

『고장 난 실행력』은 인지행동치료와 수용전념치료를 비롯한 심리학적 접근과 임상 경험을 토대로 해결책을 정리했다. 이 책에서 안내하는 29가지 심리 기술은 자신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나도 시작할 수 있도록 첫 단계를 바꾸고, 지치지 않도록 에너지를 배분하고, 흔들렸을 때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거창한 목표 앞에서 굳어 버린다면 첫 행동을 작게 만들어 시작의 마찰을 낮춘다. 시간을 자꾸 지키지 못한다면 시간을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않고 눈앞에 보이게 만든다. 사소한 선택을 하는데도 지친다면 반복되는 결정을 줄이고, 계획이 틀어졌다면 모든 것을 리셋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이어 간다. 이처럼 행동의 문턱을 낮추고 실행하기 쉬운 구조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 책은 계획을 세우고도 번번이 실천하지 못해 새로운 플래너와 생산성 도구를 찾아다녔던 사람, 작심삼일을 반복할수록 자신에게 실망하게 된 사람, 남들은 잘 해내는 것 같은데 나만 유독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새로운 해법을 건넨다.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은 이미 충분히 들었고, 의지를 다잡는 일도 충분히 해 봤다면 이제는 다른 곳을 손볼 차례다.

추천평

정신 의료 현장에서 가까이 지켜본 신재현 선생은 약물 치료에만 머물지 않고, 한 사람의 마음과 삶이 나아지는 길을 고민해 온 귀한 정신과 의사다. 이 책에도 그런 그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왜 시작이 어렵고 쉽게 지치는지 마음의 작동부터 생활의 패턴까지 세심하게 들여다
본다. 치열하게 살아가다 멈춰 서는 모든 순간에 다시 움직일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 주는 따뜻하고 든든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 이광민 (마인드랩 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수많은 심리학, 정신의학 전문가를 만나며 깨달은 것은 인생을 바꾸는 데는 무엇보다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하지 못해 스스로가 답답했던 사람이라면 뇌와 마음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아가 삶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 최설민 (위드놀심리상담센터 대표, 유튜브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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