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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임장 _007
하악 _037
대부호 _069
운석 _105
나방파리 _135
독재자의 오른발 _169
원경 _207
베인 _235

해설 | 이소(문학평론가)
비성년 서사 _271

저자 소개 1

2021년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버섯 농장』 『산으로 가는 이야기』 등이 있다. 2023년, 2025년 젊은작가상, 2024년, 2026년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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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33*200*20mm
ISBN13
9791141603564

책 속으로

맞다.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스스로에게 어쩌다 이런 사람이 되었을까, 물어본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임장」중에서

자인은 늘 빠듯하게 살았지만 부끄럽지는 않았다. 가끔, 혼자 술을 마실 때면 스스로가 뿌듯할 때도 있었다. 삶이 내게 준 것은 별로 없지만, 나는 살인자가 되지도 않았고 패륜아가 되지도 않았어.
---「하악」중에서

비록 우리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고, 어떤 이야기들은 너무 일찍 영영 모르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때 우리는 가족 같았다. 그게 행운인지 저주인지, 흐름을 뒤바꾸어놓은 패인지 순조롭게 만든 패인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모르겠지만 나는 엄마의 마음이나 머릿속까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엄마의 몸만은 내가 잘 돌보고 있다고 생각하려 했다.
---「대부호」중에서

아직 어린 벚나무의 성긴 그늘을 지나며 하천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면 그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운석」중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처럼 이따금씩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아니겠냐고 물었다.
---「나방파리」중에서

“참, 사람이 아프다는 게 뭔지. 아픈 사람 마음은 정말, 아무도 모를 거예요. 제가 이 일을 오래할 수 있는 것도, 제 자랑 같아서 말은 잘 안 하지만, 항상 아픈 사람이 제일 힘들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독재자의 오른발」중에서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그 사람이 가지고 올 불확실한 미래까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신오는 지금까지 누구도 사랑해본 적 없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기란 불가능할 것이었다.
---「원경」중에서

눈앞에서 누가 총을 맞고 쓰러져도, 종이에 베인 내 손가락 상처가 더 아픈 게 인간이야.

---「베인」중에서

추천평

성혜령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2020년대 한국 청년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썼다면 이렇지 않았을까 상상하게 된다. 사회경제적 격차가 사적 관계에 남기는 균열과 그 틈에서 서서히 소외되고 고립되어가는 개인의 영혼이 섬세하면서도 서늘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스릴러와 서스펜스의 외피 아래, 이곳을 건너는 청년 세대의 불안은 구체적인 얼굴을 얻는다. 『대부호』는 이제 성혜령의 소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겨울 꽝꽝 얼어붙은 호수의 표면처럼 차갑고 투명하던 하드보일드에 낯선 빛이 스며든 것이다. 반투명한 흰빛, 수면에 스포이트로 똑 떨어뜨린 우유 한 방울 같다. 세계는 여전히 그대로일지라도 어딘가엔 작은 가능성이 스며들어 번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듯이. 평행선을 걷던 인물들이 문득 스치듯 서로를 마주보는 찰나, 저릿한 슬픔이 밀려와 긴 여운을 남긴다. 한 작가가 한 걸음씩 자신만의 세계를 넓혀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동시대 젊은 소설을 따라 읽는 독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자 특권이 분명하다. - 정이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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