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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딱 고만치 작은 열매
아침 바다/딱 고만치 작은 열매/꽃의 얼굴 본 적 없지만/그냥 가세요/튤립/다른 별 친구에게 하는 자랑/안 돼요/모자 하나만 있으면/놀고 싶은가 봐/세 글자 일기/멀리 나는 새/오리도 물에 빠질 수…/구슬을 꼭 품고 있으면 2부 열매는 왜 둥글어 모르는 척/초록초록초록/까마귀/까만 점 두 개/나는 별 한 송이/즐거운 변신/짝/달님이 웃었다/봄볕과 물방울이 만날 때/첫여름 목백합 나무숲/도토리 한 알/열매는 왜 둥글어/구름 신발 3부 그냥 가지 않았다 오늘의 반지/늙은 호박과 낡은 운동화/그림자/눈보라/부처님과 아이/얼굴도 발도 없는 이야기/꼭꼭 숨어라, 은여우/그땐 보이지 않던 것도 있었단다/그림자 벗어나기/별을 가져와 만들어 볼까/그냥 가지 않았다/화장실에 버리는 것/가을날의 초대 4부 아기 돼지와 꼬마 도깨비와 잠 안 자는 손가락 호박 넝쿨아, 믿어도 돼/계절의 이어달리기/잠들다·잠깨다/아기 돼지와 꼬마 도깨비와 잠 안 자는 손가락/송홧가루 발등을 덮는 고개를 넘어/나도 할머니가 되면 오늘처럼 사분사분 눈 내리는 날/행복한 은행나무/또 하나의 달/작은 집 지붕이 들썩들썩/벽돌이 웃었어/출발 호루라기는 누가 불까/‘중도’는 지금도 춘천호수에 그대로 있다/이 시가 당신 시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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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시인의 순수 동시집 시리즈 ‘동시향기’ 18권째로, 이화주 시인의 동시와 성연 작가의 그림을 함께 담았다.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동시 모자’ 표제작 「모자 하나만 있으면」에서 위아래가 같은 ‘응’은 모자 하나를 쓰는 순간 ‘흥’으로 바뀐다. 익숙한 글자와 사물도 시선을 달리하면 전혀 새로운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이화주 특유의 상상력을 보여 준다. 시인의 눈길은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낮은 존재로 향한다. 팥배나무 열매, 도토리, 종달새, 낡은 운동화처럼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들이 시 속에서 새로운 목소리를 얻는다. 마지막 작품 「이 시가 당신 시인가요?」는 AI 시대에도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감각에서 나온 고유한 목소리는 대신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연과 사물, 사람을 새롭게 바라보고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힘이 이 동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특징 ① 세대를 넘어 함께 읽는 ‘동시 모자’ 어린이는 상상과 말놀이의 즐거움을 만나고, 어른은 잊고 있던 동심을 되찾는다. 아기부터 할머니까지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동시 모자’ 같은 시집이다. ② 작고 평범한 것을 새롭게 보는 상상력 ‘응’이 ‘흥’이 되고, 종달새 발목에 구름이 감긴다. 익숙한 글자와 자연,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며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한다. ③ 따뜻한 시선과 자기만의 목소리 팥배나무 열매, 도토리, 낡은 운동화처럼 작은 존재의 마음을 헤아린다. 교훈을 앞세우지 않고 스스로 의미를 찾게 하며, AI 시대에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목소리의 가치를 전한다. ④ 삶의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시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자연과 일상의 장면을 보여 주며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쉽고 짧은 동시 속에서 삶의 이치를 자연스럽게 만난다. ⑤ 시와 그림이 함께 여는 상상의 세계 성연 작가의 맑고 자유로운 그림이 시의 여백과 상상을 넓혀 준다. 어린 독자가 시를 읽고 자기만의 장면을 떠올리도록 돕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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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주의 동시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넓이와 깊이를 갖추었다. 비록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모자이지만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잘 어울리는 모자다. 그의 시선은 늘 작고 낮은 곳을 향하며, 그곳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길어 올린다. 이화주의 동시가 건네는 ‘모자’는 상상력의 모자이자 동심과 소통하게 하는 마법의 모자라 할 수 있다. AI가 수많은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어도 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목소리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 김제곤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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