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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에 관한 메르헨
옮긴이 글 |
Erich Kas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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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게는 웃는 얼굴로 합리적인 제안에 귀를 기울이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다들 알다시피 이성이란 어려운 일을 간단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데, 이는 전문가들로서는 꺼림칙한 것을 넘어 끔찍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왜들 그리 웃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는지 친절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긴 전쟁에 1조 달러가 들었다면, 긴 평화 역시 그만한 가치가 없을 이유가 무엇입니까? 세상에, 그 말이 뭐가 그리도 우습습니까?” 그러자 모두 더 큰 소리로 웃었다. 진짜 지옥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같았다. 한 사람은 앉아 있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아픈 배를 부여잡고 마지막 힘을 짜내어 외쳤다. “바보가 따로 없군요! 전쟁, 전쟁은 완전히 다른 겁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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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따금 이성적인 생각을 해내면 반드시 전문가들 앞에서 발표하는 노신사가 있었다. 어느 날 노신사는 세계 최고의 지도자들이 모인 회의장에 나타나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평화’를 실현할 방법을 발표한다. 노신사가 제시한 해답은 간단하다. 지난 전쟁에 든 막대한 비용만큼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위해 쓰자는 것. 그 금액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세밀하게 계산하고 검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미친 듯이 웃어대며 조롱한다. “완전히 미쳤군요.” “전쟁, 전쟁은 다른 겁니다!”
캐스트너는 권력자들의 비이성적인 반응을 제시할 뿐 그들의 변명은 들려주지 않는다. 단지 노신사가 제시한 숫자와 내용은 실제로 미국의 통계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만 덧붙인다. 전쟁이 왜 되풀이되는지, 세계 평화는 어떻게 가능한지, 책은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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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동청소년문학의 거장 에리히 캐스트너의 1948년 묵직한 풍자
*독일 디자인 어워드 대상 작가 울리케 묄트겐의 강렬한 초현실주의 콜라주 *전쟁 비용을 평화를 위해 쓸 수는 없는가? 인류를 향한 현재진행형 질문 · 에리히 캐스트너의 평화를 위한 절박한 호소! 전쟁과 평화, 80년을 뛰어넘은 서늘한 질문 “긴 전쟁에 1조 달러가 들었다면, 긴 평화 역시 그만한 가치가 없을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게오르크 뷔히너 문학상 수상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의 단편소설 「이성에 관한 메르헨」이 울리케 묄트겐의 심오한 그림에 담겨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행복을 위한 메르헨』이 ‘소원’을 키워드로 인간의 ‘행복’에 대해 물었다면, 이번 신작은 ‘이성(理性)’을 키워드로 인류의 ‘평화’와 권력의 본질을 꼬집으며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이 이갸기는 1948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국제 정세와 소름 돋도록 닮아 있다. ‘전쟁 비용을 평화에 투자하자’는 노신사의 이성적 제안을 ‘전쟁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일축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오늘날 무기 경쟁과 국경 분쟁을 반복하는 세계 정세를 직관적으로 비판한다. 김경연 번역가는 옮긴이 글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 드러난 주제는 대단히 선명하다. 전쟁 비용을 평화와 복지에 쓰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것. 흥미로운 건 캐스트너는 이런 제안을 ‘이성’에 관한 이야기로 본다는 것이다. ‘이성이란 어려운 일을 간단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 80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간단한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건 일차적으로 누구일까?” - 김경연(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번역가) · 겹겹이 쌓인 시각적 상징과 이미지 리터러시(그림 읽기) 한 편의 연극 무대 같은 연출 속 에리히 캐스트너의 얼굴을 주인공으로, 과거와 현재의 세계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행복을 위한 메르헨』에 이어 『이성에 관한 메르헨』의 그림 작가로 참여한 울리케 묄트겐은 독일 디자인 어워드 대상(2018), 트로이스도르프 그림책상(2019), 오스트리아 아동청소년 도서상(2020) 등을 받은 저력 있는 작가다. 이번 책에서는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한 연출 속에 초현실주의풍 그림의 콜라주로 캐스트너의 이야기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또한 곳곳에 숨겨 놓은 기발한 상징들은 텍스트에 깊이를 더해 그림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먼저 표지를 보면, 건물 위로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한가운데에 광대복 같은 옷을 입고 저울을 든 주인공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묄트겐은 주인공을 이 소설 발표 즈음의 캐스트너 얼굴로 시각화해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다음으로 표지를 넘기면 ‘이성’의 정의를 시각화한 그림이 나오는데, 김경연 번역가는 이렇게 해석한다. “묄트겐은 독일어의 ‘이성’을 뜻하는 Vernunft의 V자 안에 복잡한 톱니바퀴를 가득 넣고, 그 아래로 수돗물이 똑 떨어지는 듯 간결한 느낌표 하나로 보여 준다. 이성이란 복잡성을 압착하는 깔때기인데, 그 결론을 단순화하면 느낌표 하나로 표현될 만큼 단순명료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옮긴이 글 중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노신사가 마주하는 세계의 지도자들로 조지 워싱턴부터 푸틴을 상징하는 긴 탁자를 등장시켜 과거부터 현재까지 반복되는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이 얼굴 앞에 들고 있는 가면, 확성기 등은 이성적 소통을 거부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 앞세우는 권력자들의 위선을 상징하는 듯도 하다. 이렇게 장면마다 이미지 리터러시(그림 읽기)를 하다가 줄에 매달린 마치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그려진 마지막 그림을 보고는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이 권력자들이 잡고 있는, 혹은 이들을 움직이는 줄은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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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 뒤인 1948년 발표되었다. 드러난 주제는 대단히 선명하다. 전쟁 비용을 평화와 복지에 쓰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것. 흥미로운 건 캐스트너는 이런 제안을 ‘이성’에 관한 이야기로 본다는 것이다. “이성이란 어려운 일을 간단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 80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간단한 일을 어렵게 만드는 건 일차적으로 누구일까?
그림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자. 주인공인 노신사는 에리히 캐스트너다. 노신사가 마주하는 정치 지도자들 중 푸틴은 그 유명한 긴 탁자로 암시되고, 원형 탁자에 앉은 사람들로는 워싱턴과 처칠이 뚜렷이 식별이 가능하다. 이들 뒤로 프랑스, 일본, 러시아, 영국, 미국, 유럽연합의 국기가 보인다.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서로 다른 시대의 정치 지도자들은 명료한 초상으로 그려지는 대신, 지폐와 서류, 낡은 장부 조각들과 뒤섞여 콜라주로 표현된다. 이는 그들의 관계가 돈과 권력으로 뒤얽혀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 그림들이 캐스트너 글의 현재적 의미를 배가하면서 독자를 향한 질문을 시각화해 주는 것만 같다. 비이성적인 행태가 시대를 초월해 반복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울러 정말 저들만이 간단한 일을 어렵게 만드는 이들일까, 하는 질문들을. 화가의 놀라운 해석 가운데 또 하나는 이성에 대한 그림이다. 묄트겐은 독일어의 ‘이성’을 뜻하는 Vernunft의 V자 안에 복잡한 톱니바퀴를 가득 넣고, 그 아래로 수돗물이 똑 떨어지는 듯 간결한 느낌표 하나로 보여 준다. 이성이란 복잡성을 압착하는 깔때기인데, 그 결론을 단순화하면 느낌표 하나로 표현될 만큼 단순명료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캐스트너 특유의 냉소적이면서 유머러스한 문체는 그 맛을 온전히 살리기가 정말 까다로웠다.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찬 시각 이미지들이 글맛을 채워 주기를 기대한다. - 김경연 (번역가, 아동문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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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전쟁의 광기다. 이 광기가 비웃음거리가 될 때 비로소 더 이상의 전쟁은 사라질 것이다. 울리케 묄트겐은 이를 품격 있고 깊이 있게 그려냈다." - 쥐트도이체 차이퉁 (Suddeutsche Zeit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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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에리히 캐스트너의 이 작은 소설은 오늘날에도 시의성을 전혀 잃지 않았다. 울리케 묄트겐의 매우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더해져 작품의 메시지가 한층 더 강력하게 다가온다." (…) "안타깝게도 에리히 캐스트너의 이 작은 소설은 오늘날에도 시의성을 전혀 잃지 않았다. (...) 울리케 묄트겐의 매우 인상적인 일러스트가 더해져 작품의 메시지가 한층 더 강력하게 다가온다.“ - 쾰너 레젤루스트 (Kolner Lesel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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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케 묄트겐이 세계 평화에 관한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독창적인 예술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캐스트너 특유의 대담한 논리와 교훈적 풍자를 기막히게 융합해 낸다.” (…) "비교적 작은 책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울리케 묄트겐은 시각적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한다. 그가 화면 가득 채워 넣은 일러스트레이션은 독자 저마다의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을 열어주며, 캐스트너의 단편소설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넓혀준다. (…)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 도이치란트풍크 (Deutschlandf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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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고 강렬한 우화 속에서 에리히 캐스트너는 다시 한번 자신의 정치적 날카로움을 증명하며 평화와 인류애를 호소한다." - 폴리티키 앤 파트너 (Politycki & 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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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케 묄트겐은 어두우면서도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이 이야기에 특별한 깊이를 부여한다.“ - 드레스덴 에리히 캐스트너 박물관 (Erich Kastner Museum Dres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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