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가와즈 역에서 두 시간 정도 걸어갔는데, 강가를 따라 이어지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그 이야기를 드라마 연출자한테 했더니 곧바로 가와즈초로 가서 와사비엔 가도야를 찾아냈습니다. (중략) 와사비덮밥도 그런 느낌입니다. 자칫 와사비 때문에 목이 따끔거리는 건 아닌가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전에 따뜻한 와사비 메밀국수를 먹고 명치 언저리가 쓰렸던 적이 있어서 걱정했거든요. 평소에 먹던 와사비하고는 전혀 달랐습니다. 와사비 말고는 가쓰오부시하고 간장만 들어갔는데도 기막히게 맛있어서, 그 맛에 완전히 빠졌어요. 이번 회 방송 직후 “와사비덮밥을 가정용 냉동 와사비로 만들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하고 트위터에 올렸더니 “이미 그렇게 해버렸습니다.”라는 댓글이 많았습니다. 다들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냉장고에 있던 냉동 와사비로 만드신 모양입니다. 고생 좀 하셨을 겁니다(웃음). 시청자들의 그런 반응도 포함해서 와사비덮밥은 특히 기억에 남는 요리였습니다.
P5~6(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 인터뷰 중에서)

“작은 솥 안에 일본의 사계절이 쌀과 함께 담겨 있다. 솥 안에 일본이 있다. 역사가 있다. 자연이 있다. 우주가 있다.”
쌀 맛에 KO 당해 이미 경기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고로는 “여기. 주먹밥 하나 포장 됩니까” 하고 김도 재료도 없이 소금만으로 간을 한 주먹밥을 주문한다. 다시 계단식 논으로 향한 고로가 벼이삭을 바라보며 주먹밥을 볼이 미어터지게 입에 쑤셔 넣고 중얼거린 말은 「고독한 미식가」 팬 사이에서 최고의 대사로 꼽히고 있다.
“쌀은 어느 정도까지 맛있을 수 있는 것일까….고시히카리(こしひかり: 일본의 벼 품종의 하나. 히카리는 ‘빛’이라는 ), 그 빛에 구름 한 점 없다!”
p19. 시즌3 제 11화 (온리 원 영양 가마솥밥 중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나라즈케(奈良漬け : 술비지에 월과나 무를 절인 식품)를 맛본 고로는 비록 술을 못해 나라즈케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건 좋은 나라즈케다. 맛있어. 하지만 조금 취할 것 같군.’ 하면서 눈을 끔벅끔벅한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장어덮밥으로 돌아온 고로는 ‘좋아, 아주 좋아. 먹어도 먹어도 여전히 맛있어. 호로새의 활약상이 희미해질 정도야. 이 깊은 맛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야. 난 역사를 먹고 있는 거야.’라며 길고 긴 장어 찬양을 시작한다.
일어서는 길에 다리가 후들거리자 고로는 ‘다 큰 어른이 나라즈케를 먹고 취하다니, 호로새가
비웃겠군.’ 하며 들뜬 기분으로 식당을 나선다.
p95 호로새와 장어덮밥 (가와에이) 중에서

드라마 촬영 초반에 갔던 곳이 인상적이었어요. 시즌1 제3화에서 소개한 중국 가정요리 양에는 지금도 가끔 가고 있어요. 여주인이 자꾸 서비스 음식을 주기도 해서 죄송하지만, 그 국물 없는 탄탄면의 매운맛은 꽤 중독성이 강해요. 사실 어느 음식점에 가든 매번 촬영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지만요. 그 깜짝 놀란 얼굴을 찍고 싶어서 제작진도 열심히 촬영 장소를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폴리탄 같은 요리도 이 나폴리탄은 ‘이 식당에만 있는 맛’이라는 놀라움이 반드시 있습니다. p123(고로 역의 마츠시게 유타카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