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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유럽 01 고대 · 지중해 주변에는 왜 대리석 유적이 많을까? 02 고대 ·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그리스인이 세운 도시가 많은 이유 03 고대 · 최강 로마제국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두 강의 틈’ 04 고대 ·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루마니아가 왜 로마 영토가 됐을까? 05 중세 · 유럽에는 독일을 ‘독일’로 부르지 않는 나라가 많다 06 근세 · 바스쿠 다가마의 항해는 대실패였다 07 근세 · 네덜란드 독립 전쟁, 지형과 기후로 해석하는 기적의 역전극 08 근세 · 세계 각국의 국경은 어떻게 결정되었을까? 09 근세 · 모든 것이 지형 탓? 폴란드의 역사는 고난의 연속 10 근세 · 14세기와 17세기에 전염병과 전쟁이 잦았던 이유 11 근현대 · 프랑스 혁명 이후 길이의 기준이 사람과 물건에서 미터법으로 바뀌었다 12 근현대 · 다이아몬드가 지나치게 비싼 것은 영국 탓 13 근현대 · UN 다음으로 규모가 크지만 영향력이 없는 수수께끼의 국제기구 14 근현대 · 프랑스와 독일이 알자스·로렌 지방을 두고 400년이나 싸운 이유 15 근현대 · 러시아군의 주요 거점인 칼리닌그라드는 왜 고립 영토일까? 16 근현대 · 나폴레옹과 히틀러도 얕보다 큰코다친 러시아의 겨울 17 근현대 ·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할아버지는 혁명군의 용병이었다 18 근현대 · 히틀러도 노린 우크라이나의 기적의 흙 19 근현대 · 러시아 주변에서는 왜 민족 문제가 많이 발생할까? 20 근현대 · 프랑스가 유럽의 대국이 된 것은 지형 덕분이다 2부 남북 아메리카 21 근현대 · 아메리카 대륙 북동쪽에 있는 그린란드가 왜 덴마크령일까? 22 근현대 ·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은 왜 라틴아메리카를 적극적으로 식민지화했을까? 23 근현대 · 러시아 땅이었던 알래스카가 미국 땅이 된 이유 24 근현대 · 미국 중서부에는 왜 공화당 지지자가 많을까? 25 근현대 · 경제 선진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단기간에 전락한 이유 26 근현대 · 라틴아메리카에 인도계 주민이 많은 이유 27 근현대 · 감자 기근 덕분에 탄생한 케네디 가문 3부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28 고대 · 언제나 남북으로 나뉘었던 중국의 왕조 29 중세 · 송나라의 에너지 혁명이 낳은 현대 중국요리 30 근현대 · 대영제국은 왜 인도 지배에 집착했을까? 31 근현대 · 카슈미르를 둘러싼 세계적인 분쟁 32 근현대 · 중국은 왜 멀리 떨어진 동아프리카에 투자할까? 4부 아프리카, 서아시아, 오세아니아 33 고대 · 끝나지 않는 용수권 분쟁의 중심이 된 나일강 34 고대 · 이집트와 달리 왕조가 여러 번 바뀐 메소포타미아 35 고대 · 천연가스로 생겨난 인류 최초의 세계 종교 36 근현대 · 뉴질랜드의 ‘질랜드’는 어디일까? 37 근현대 · 선원들도 두려워한 ‘짖는 40도, 미치는 50도, 절규하는 60도’ 38 근현대 · 일본어가 공용어인 팔라우의 섬 5부 세계사와 지리로 보는 세계유산 39 세계유산 ① 로마인의 하루를 간직한 채 시간이 멈춘 폼페이 유적 40 세계유산 ② 베네치아는 왜 자꾸 물에 잠길까? 41 세계유산 ③ 2000년 동안 지워지지 않는 나스카 지상화 42 세계유산 ④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마을은 왜 나란히 줄지어 있을까? 43 세계유산 ⑤ 팀북투가 황금 도시인 것은 금이 많이 생산되어서가 아니다 44 세계유산 ⑥ 이탈리아 부근에 모여 있는 작은 나라들 나가며 참고 문헌 |
山崎圭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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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면 ‘바람만 불면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였다’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거의 모든 시간을 배 위에서 바람을 기다리며 보낼 바에는 출발지인 캘리컷에 12월까지 체류하다가 바람이 불 때 출항하는 게 나았을 것입니다. 바스쿠 다가마에게도 이유는 있었을 테죠. 인도에서 문제가 생겨 일찍 출항하고 싶었거나 업적을 쌓기 위해 빨리 모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서두르지 않고 바람을 기다렸다면 괴혈병으로 죽는 선원이 훨씬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 p.42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방은 무너뜨렸지만 물이 천천히 퍼져 수공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시민들이 점점 더 굶주리게 되었고 전염병까지 유행하기 시작해 레이던은 곧 함락될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이때 기적처럼 바람 한 점이 불어왔습니다. 곧이어 강한 편서풍이 불어닥치며 네덜란드 연안으로 바닷물이 밀려들었습니다. 바닷물이 레이던까지 순식간에 몰려오자 스페인군은 혼란에 빠져 철수했습니다. 드디어 스페인군에게서 해방된 레이던에 식량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청어였죠. 레이던 시민들은 네덜란드의 유명한 술인 진을 마시고 청어를 먹으며 기뻐했습니다. 나중에 이 일을 기념하여 네덜란드가 레이던 해방 기념일로 정한 10월 3일이 되면 모든 네덜란드인이 청어 요리를 먹습니다. 말하자면 네덜란드 청어의 맛은 레이던 해방의 맛, 네덜란드 독립의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48 그런데 폴란드는 이 모래톱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폴란드에서 시작되어 칼리닌그라드까지 이어진 비스와 모래톱이 폴란드와 칼리닌그라드 연안에 거대한 석호를 만들었는데, 이 석호의 천연 출구가 칼리닌그라드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군사 거점인 칼리닌그라드가 이 석호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되었고, 폴란드는 오랫동안 북동 연안에서 발트해로 배를 출항할 때마다 러시아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 p.87 그런데 왜 러시아령이었던 알래스카가 미국령이 되었을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러시아에 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러시아는 1853년부터 벌어진 크림 전쟁에 패배하여 재정난에 빠진 상태였습니다. 크림 전쟁의 상대국인 영국이 캐나다를 지배하고 있었으므로 캐나다 바로 옆의 알래스카가 영국에 공략당하기 쉽다는 것 또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어에 비용이 엄청나게 들 것이 뻔했으니까요. 그래서 러시아는 1867년에 알래스카를 미국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 p.121 2017년에 중국은 인민 해방군의 최초 해외 군사 기지를 아프리카 동부의 지부티에 건설했습니다. 이 기지는 부지도 작고 주둔하는 군대도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정확히 홍해의 출구, 즉 수에즈운하에서 아프리카 동부에 이르는 범위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지부티에 항공 모함과 잠수함이 잠시 머물 수 있는 대형 군항도 함께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행보에 인도양 주변 국가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의 긴장도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 p.163 소위 대항해 시대 이후 많은 탐험가가 미지의 바다에 도전했습니다. 그중 성공하여 현대까지 이름을 남긴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거의 모든 탐험가가 길 위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 위험한 항해에 도전한 선원들조차 두려워했던 것이 ‘짖는 40도, 미치는 50도, 절규하는 60도’로 불린 남극해, 즉 남위 40~60도 해역이었습니다. 이 일대에서는 늘 강한 편서풍이 부는 데다 남반구의 남위 40도 이남으로 가면 바람을 막아줄 육지가 별로 없어서 편서풍이 멈추지 않고 불어대기 때문입니다. --- p.1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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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역사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철모르고 덤비던 젊음이 사라지고, 이제는 지켜야 할 것도 잃을 것도 많아졌기 때문일까. 우리는 더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자연스레 과거를 돌아보게 되고,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인간의 경험에서 지혜와 통찰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역사를 들여다볼수록 ‘그런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의문에 빠지게 된다. 인간의 선택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나라는 왜 끊임없이 침략의 대상이 되었는지, 문명은 왜 강을 따라 번성했는지, 거대한 제국은 왜 더 나아가지 못했는지 궁금해진다. 그 답을 찾다 보면 기후, 지형, 자원 같은 지리적 조건이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어준다. 역사는 시간을 이해하는 학문이고 지리는 공간을 이해하는 학문이기에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지리를 알아야 하고, 지리를 이해하려면 역사 또한 함께 읽어야 하는 것이다. 칸트가 “내용 없는 사상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라고 짚어 말했듯이, 역사와 지리 역시 서로를 비추며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얻는다. 『지도는 답을 알고 있다』는 바로 그 연결 지점을 흥미롭고도 명료하게 풀어낸 책이다. 지도를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 삼아, 익숙한 역사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일본에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사와 지리가 아직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학생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어른들에게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더해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역사와 지리를 새롭게 읽는 경험을 시작해보길 바란다. - 박정재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한국인의 기원』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