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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마법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작가 소개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가 율리우스 에두아르트 히치히에게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
나의 오랜 친구 페터 슐레밀에게
옮긴이의 글

저자 소개 2

저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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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bert von Chamisso

1781년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방에 있는 봉크루 성에서 귀족 아들로 태어났으며,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을 피해 독일로 망명했다. 귀족이었던 그의 집안은 그로 인해 재산을 몰수당하고 독일로 망명해야만 했다. 샤미소는 평생 동안 망명지 독일을 구원의 국가로, 그리고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독일인으로서 살게 된다. 평생을 프랑스와 독일의 사이에서 경계인의 삶을 산 셈인데, 그는 이러한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노이만, 베른하르디, 푸케 등의 동시대 작가들과 활발한 교류를 한다. 독일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환상적인 내용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발표하며 문명을 날리고, 그 뒤
1781년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방에 있는 봉크루 성에서 귀족 아들로 태어났으며,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을 피해 독일로 망명했다. 귀족이었던 그의 집안은 그로 인해 재산을 몰수당하고 독일로 망명해야만 했다. 샤미소는 평생 동안 망명지 독일을 구원의 국가로, 그리고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독일인으로서 살게 된다. 평생을 프랑스와 독일의 사이에서 경계인의 삶을 산 셈인데, 그는 이러한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노이만, 베른하르디, 푸케 등의 동시대 작가들과 활발한 교류를 한다. 독일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은 환상적인 내용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발표하며 문명을 날리고, 그 뒤 의학·식물학을 연구하여 식물학자로서 활동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외에도 서정 시집 『여자의 사랑과 생애』를 남겼고, 이 작품은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경향이 함께 녹아든 그의 대표작으로 슈만이 음악으로 만들어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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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번역과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 《마주보기 : 에리히 캐스트너 시집》, 《쇼펜하우어 : 쇼펜하우어와 철학의 격동시대》, 《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보이지 않는 소장품》, 《감정의 혼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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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50g | 100*160*20mm
ISBN13
9791194706533

책 속으로

그때 마침 누군가가 다음 소원을 입 밖에 내자마자 그 남자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세 필의 경주마를-믿기지 않겠지만 정말이라네-그러니까 안장과 마구를 갖춘 아름답고 훤칠한 검은 말을 호주머니에서 꺼냈으니, 그걸 본 내 기분이 어땠겠는가! 맙소사, 한번 생각해보게, 안장을 얹은 세 마리 말이 호주머니에서 나오다니!
--- p.29~30

“저는 잠시나마 당신 곁에 머무는 행운을 누리면서,-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걸 부디 나무라지 마십시오-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탄의 마음으로 당신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림자를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당신께서는 햇빛을 받으며 아주 수려한 그림자를 발치에 드리우고 계시는데 마치 일종의 고상한 경멸감을 품으시기라도 한 듯 그림자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계시더군요. 제가 주제넘은 청을 드리는 것을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혹시 저에게 당신의 그림자를 넘겨주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p.33

나는 품에서 불행을 불러온 저 돈주머니를 꺼내고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내 안에서 커가는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금화를, 금화를, 또 금화를 끄집어내기를 되풀이했네. 나는 금화를 방바닥에 뿌리고는 쨍그랑 소리를 내며 동전을 밟고 이리저리 걸어 다녔어. 금화의 광채와 소리로 내 불쌍한 마음을 달래가며 금화 위로 금화들을 계속 던져댔지. 나는 마침내 지쳐서 금화 뭉텅이 위에 주저앉아서는 넋을 잃고 금화들을 헤집어 대며 그 위에서 뒹굴었다네. 그렇게 낮이 가고 저녁이 가도록 나는 방문을 열지 않았어. 금 더미 위에 누운 채로 밤을 맞이했고 그러다가 그만 잠들어버렸다네.
---p.43

교수가 계속해서 물었네.
“도대체 그 사람은 얼마나 어설프고 조심성이 없었기에 자기 그림자를 잃어버렸다는 겁니까?”
나는 대답했어.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이제 아무 의미 없는 일이겠지만 대충 사정은 이렇습니다.”
나는 철면피가 되어 거짓말을 늘어놓았다네.
“지난번 겨울에 그 사람이 러시아를 여행하고 있었을 때 일입니다. 지독한 추위로 그림자가 어찌나 단단히 땅바닥에 얼어붙었던지 다시 떼어낼 수가 없었답니다.”
---p.57

미나는 정말이지 사랑스럽고 착하고 경건한 소녀였어. 미나는 상상력을 온통 나에게 쏟아부었던 데다가 워낙 성품이 겸손했던 탓에, 도대체 자신이 무슨 가치가 있길래 내가 오매불망 자신만을 바라보는지 알 수가 없어했지. 그녀는 순진무구한 소녀답게 청춘의 충만한 힘으로 내 사랑에 사랑으로 화답했지. 그녀는, 여자라면 늘 그렇듯이 자신을 온전히 희생해가며 사랑했다네. 자신을 잊은 채로,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남자만 생각하며 헌신적으로, 그러다가 파멸하면 어쩌나 걱정하지도 않고 말일세. 한마디로 그녀는 진심을 다해 사랑했어.
---p.83

“사람들이 말하기로는, 주인님은 그림자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긴말할 것 없이, 저에게 그림자를 보여주든지, 아니면 저를 해고해주십시오.”
벤델은 창백한 얼굴로 떨고 있긴 했지만 나보다는 침착했다네. 그는 내게 신호를 보냈어. 나는 만병통치약인 황금으로 해결해보려 했네만⋯⋯ 그마저 효력을 잃고 말았는지 녀석이 그걸 내 발치에 팽개쳐버리지 뭔가.
“그림자 없는 사람에게서는 아무것도 받지 않겠습니다.”
---p.98

그 사내는 곧장 호주머니에서 내 그림자를 꺼내어 들판 위에 솜씨 좋게 던져놓고는, 자기 발치에서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길쭉이 펼쳤다네. 그러고 나니 이제 그는 자신을 따라 움직이는 두 그림자, 그러니까 내 그림자와 그의 그림자 사이에서 걷게 되었지. 내 그림자 역시 그가 하는 대로 그의 온갖 동작에 맞춰 방향을 틀며 복종해야 했거든.
너무도 오랜만에 다시 만난 내 가련한 그림자가 그토록 굴욕적으로 굽신대는 처지로 전락한 걸 보려니, 그리고 바로 그 그림자 때문에 내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져서 나는 그만 서럽게 울기 시작했네.
---p.113

출판사 리뷰

그림자를 잃은 사나이, 그 너머의 세계를 발견하다

이 소설은 원하는 만큼 황금을 꺼낼 수 있는 주머니,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색 옷의 남자, 한걸음에 칠 마일을 가는 마법의 장화 등 옛이야기의 환상적 모티프를 풍성하게 활용한다.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사건들이 아무렇지 않게 펼쳐지지만, 그 밑바탕에는 인간 사회의 냉혹한 현실이 놓여 있다. 환상 속 세계임에도 주인공은 현실의 규칙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동화적 상상력으로 인간 사회의 모순과 편견을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작품 후반에 슐레밀은 그림자를 되찾는 대가로 영혼을 내놓으라는 악마의 제안 앞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세상의 인정을 얻기 위해 부와 외적인 조건을 좇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존엄을 지킬 것인가. 그의 망설임은 사회적 인정과 인간의 가치 사이에 놓인 갈등을 드러낸다. 악마의 제안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 뒤에도 슐레밀의 여정은 계속된다. 그 여정은 기존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환상이라는 형식으로 던지는 현실의 질문

이 작품을 단순히 인간의 세속적 욕망이 지닌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야기로만 해석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그림자는 인간이 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갖추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조건과, 타인의 시선과 인정에 의존하는 삶의 한계를 함께 드러내는 은유다.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철저히 배척당하는 세상에서 슐레밀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한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사회적 소외의 아픔을 그리는 데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슐레밀은 끝내 자신의 영혼을 지키고, 기존의 사회적 성공과는 다른 방식으로 삶을 이어간다. 부와 명예, 타인의 인정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무엇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샤미소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끈다.

작가의 삶과 겹쳐지는 환상의 세계

샤미소의 삶에 주목하면 슐레밀의 여정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고민했던 작가에게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감각은 낯설지 않았다. 작품 속 주인공 역시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배척당하지만, 그 바깥에서 자신만의 삶을 개척한다. 물론 작가의 경험이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실마리가 되지만, 그림자의 의미는 하나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림자는 사회적 소속일 수도, 타인의 인정일 수도, 인간이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 어떤 조건일 수도 있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는 외견상 재미있기만 한 환상동화로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인간 존재에 관한 철학적 질문이 어우러져 있다. 이 기이한 모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부와 성공 너머에 있는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 속하기 위해 자신을 바꾸어야 하는가,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가. 200여 년 전 샤미소가 던진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아직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한다.

왜 지금 샤미소인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 타인에게 비치는 모습이 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 지금, 샤미소의 작품은 인간의 존엄이 과연 외적인 조건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지 묻는다. 다름을 결함으로 여기고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난 이를 배제하는 모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가? 샤미소의 기이한 이야기는 이 질문을 오늘의 우리에게 다시 던진다.

· 시리즈 소개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

니케북스 문학 큐레이션은 ‘단숨에 읽는 손 안의 고전’을 지향합니다. 고전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오늘의 감각으로 고전을 새롭게 만나는 경험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 기획은 큐레이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로 다른 주제 아래 작품을 선별한 하위 시리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고전의 깊이는 놓치지 않되 부담 없이 펼칠 수 있는 만듦새까지 고려했습니다. 니케북스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을 독자와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니케북스의 ‘환상과 마법’ 시리즈

잃어버린 상상력을 되찾고 경이로움을 선물할 신비로운 이야기들

‘환상과 마법’ 시리즈는 인간의 상상력과 예술적 상징이 만나는 지점에서 태어난 고전들의 모음집이다. 이 시리즈는 현실을 넘어서는 세계, 보이지 않는 진실, 그리고 영혼의 비밀스러운 움직임을 탐구한다. 별과 별 사이를 건너는 여정, 꿈과 각성의 경계, 우연과 운명의 마주침 속에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근원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환상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며, 마법은 단지 신비한 힘이 아니라,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이다. ‘환상과 마법’은 바로 그 거울과 눈을 독자에게 건넨다. 시공을 초월해 이어지는 이 이야기들은, 이성으로 다 헤아릴 수 없는 삶의 깊이를 언어 반복을 통한 리듬감, 상징의 언어로 드러내어, 삶에 쫒겨 잊고 살아가는 상상과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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