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 낯설지만 친근한 세계첫 번째 강의 연약한 그물망단순한 지구인 | 질주하는 의자 | 마주침과 결정 | 목격담의 시차두 번째 강의 내부의 관찰자지식은 유령이 아니다 | 충분한 믿음과 유용한 의심 | 정보는 흔적이다 | 무한한 순환세 번째 강의 흐르지도, 고정되지도 않는사건을 꿰는 방식 | 무엇과 이웃하는가 | 휘어지고 출렁이는 중력장 | 단단한 무대를 떠나며네 번째 강의 또다시 맞이하는 내일요약된 세계에서 시간은 흐른다 | 흔적은 미래를 알려주지 않는다 | 여전한 숙고와 자유다섯 번째 강의 무엇이 존재하는가?물병과 원자와 자본주의 | 다르게 말해도 같은 세계 |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여섯 번째 강의 두려워할 필요 없이모든 것은 서로 기대어 있다 | 물고기의 즐거움 | 각자의 출발점에서특별 강의 과학이란 무엇인가나무를 봐도 숲은 남아 있다 | 무너지지 않은 뉴턴의 다리 | 명백함이 불러일으키는 오해 | 항해하는 배 | 변함없는 일몰 아래 | 우리가 생각하는 은유 | 궤도를 벗어난 물리학주석
|
Carlo Rovelli
카를로 로벨리의 다른 상품
김현주의 다른 상품
|
“존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프린스턴대학교를 뜨겁게 달군 세계적 물리학자의 존재 수업작고 단단한 행성, 지구는 우리를 안심시킨다. 지구인 앞에 펼쳐진 시공간은 단순해 보인다.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며, 우리는 같은 현재를 공유한다. 의자에 앉아 친구와 통화하며 “지금 집에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는 데는 고민이 필요 없다. 이 집도, 책상 위의 펜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돌연 땅으로 꺼지거나 공기 중으로 흩어지지 않는다.그렇다면 우주적 관점에서는 어떨까? 우리에게는 이미 일어난 사건이 다른 행성에서는 아직 관측할 수 없는 미래가 되고, 보편적 현재는 공허한 약속이 된다. 팽창하는 우주 속 거대한 태양 주위를 질주하는 지구 위에서 우리의 행방은 묘연해지며, 위치와 공간은 쉽게 단언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렇게 세상의 단단한 기반이 허물어진 자리에, 저자는 양자역학의 관계론적 세계관을 내놓는다.“이 세계는 단순히 사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 동시에, 인과관계에 지배되지도 않습니다. 이 세계는 관계로 엮여 있고, 서로 교차되는 관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세계는 관계와 관점들로 구성되어 있다.’ 펜을 펜으로 만드는 절대적 고유성이란 없다는 뜻이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사물의 성질은 다른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해진다. 널리 알려진 고전적 사례, 이중 슬릿 실험에서 양자는 관측 방식에 따라 파동과 입자의 서로 다른 성질을 드러낸다. 관찰자와의 관계 속에서 양자의 성질이 정해진 것이다.모든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과정으로 존재하며, 그 성질은 만물의 관계 속에서 정해진다. 믿음직한 집, 안락한 의자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사람에게 이러한 관점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저자는 어려운 용어와 수식을 벗어나 특유의 문학성으로 우리를 그 낯선 세계로 안내한다.“물리학은 하나의 노래입니다. 그 노래를 통해 우리는 세상에 말을 걸고, 세상도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부르는 다양한 노래들은 서로 공명하고 반영하며, 서로에게 말을 겁니다. 이 거대한 소리의 벽화는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입니다.”물리학의 세계에서 불확실성은 결핍이 아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의미로 정의되지 않기에 다른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새롭게 이해될 수 있다. 미래가 결정되어 있지 않기에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하고 변화할 수 있다. 양자역학은 우리에게서 그 어떤 자유도 빼앗지 않는다.“나는 과학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서로 기대어 나아가는 불완전한 지식의 힘세상의 기본적 물리 방정식을 알면, 세상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저자는 그것이 ‘헛소리’에 가까운 주장이라고 말한다. 과학뿐만 아니라 어떤 학문도 세상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절대적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과감한 주장과 함께, 프린스턴 철학자들에게 낯선 물리학적 제안을 내놓는다.양자역학의 관계주의는 지식과 도덕 같은 정신적 영역까지 넓게 적용될 수 있다. 세상에 관한 수많은 정보와 판단도 그 자체로 세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언어는 현실의 일부입니다. 언제나 화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숨겨져 있든 드러나 있든, 인간이든 책이든, 새겨진 돌이든 컴퓨터든 항상 화자가 있습니다. 세상에 말로 표현되지 않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주체가 없는 문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실수할 수 있으므로, 모든 명제는 언제라도 틀릴 수 있습니다.”탁자에 놓인 동전의 위쪽이 앞면이라면 아래쪽은 뒷면이다. 한쪽 면의 상태를 알면 다른 쪽 면의 상태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정보는 한 사물 안에 독립적으로 내재하지 않고, 사물들의 관계 속에서 생겨난다.사물을 관찰하는 주체도 그 대상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관찰자의 눈과 뇌는 동전의 상태와 관계를 맺고, 그는 그것을 ‘앞면이 위다’라는 문장으로 표현한다. 관찰과 기억, 표현이 잘못될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 있다. 하지만 오류의 가능성은 세상을 알아가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존에 확인한 사실이 잘못되었다면, 또 다른 관찰을 통해 그 문제를 다시 검토하고 수정하면 된다.우리는 세상 바깥으로 나가 모든 관점을 한꺼번에 검증할 수 없다. 지식은 불완전하기에 진화한다.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유연하고 다층적인 개념 구조다.“부분적 확실성만으로도 다리를 건너고, 유죄를 선고하고, 재산을 맡기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기에는 충분합니다. 설령 판단에 오류가 생기고, 다리가 무너지고, 은행이 파산하고, 사랑이 배신으로 끝나는 일이 있어도 말이죠.”코페르니쿠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을 폐기하지 않았고,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물리학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지식을 믿는 동시에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일렁이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바로 그 태도다.양자역학의 세계는 여전히 낯설지만, 필멸하는 우리에게 영원한 실체가 없다는 진리는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확신을 내려놓는 순간 세계는 넓어진다. 이 책은 불완전한 과학과 의미, 그리고 모든 존재에 보내는 아름다운 찬사다.[미디어 추천사] “불확실성을 향해 과감히 뛰어들고 싶어지는 책!”_〈커커스리뷰〉 “현실의 복잡한 측면을 섬세히 그려내며 시간과 사건의 관계, 진리에 관한 통념을 뒤흔든다.”_〈퍼블리셔스 위클리〉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쓰였다. 명료하게 담아낸, 존재에 관한 철학적 선언.” _〈레제레:투티〉 “오늘날 이루어지는 과학혁명의 철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모든 순간의 물리학』의 이상적 후속작!”_〈와이어드이탈리아〉 “양자 물리학에서 인간의 도덕과 삶에 이르기까지, 숨을 멎게 하는 지적 비행.” _〈코리에레델라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