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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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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옥정원 7
2. 480 12
3. 천내의 여름 16
4. 애기똥풀 23
5. 개구리밥 33
6. 방울토마토 1 39
7. 까마귀 54
8. 당근 할머니 68
9. 고사리 76
10. 스투키 83
11. 유칼립투스
12. 맨드라미 97
13.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여름 106
14. 석양 114
15. 방울토마토 2 126
16. 플로라리움 135
17. 오티스 150
18. 모과 162
19. 가지치기 168
20. #옥정원가든 183

저자 소개 1

틈틈이 읽고 가만히 바라보고 곰곰이 생각하고 씁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동화 『주병국 주방장』, 『엄순대의 막중한 임무』, 『비교 마왕』, 『박찬두 체험』, 『느림보 챔피언 허달미』, [백 번 산 고양이 백꼬선생] 시리즈, 동시집 『딱 하루만 더 아프고 싶다』,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꽈배기 월드』, 『세상에 공짜는 있다』, 청소년 소설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청소년 시집 『송아리는 아리송』, 그림책 『꾀병 사용법』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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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40*205*11mm
ISBN13
9791141691547

책 속으로

양치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군이지만 여전히 미지의 세계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나도 누군가에게 쉽게 읽히지 않는 미지의 사람이 되고 싶다. 쉽게 읽힌다는 건, 결국 타인의 입맛대로 오해받고 규정되기 쉽다는 뜻이니까.
--- p.79

평생 꽃을 피우지 못하는 평생 음지의 습한 곳에서 살아야 하는 고사리. 누가 봐 주지 않아도 주어진 환경에 뿌리를 내리고 묵묵히 제 인생을 사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지 않나? 내 삶은 습하고 그늘져 있지만 음지에서 벗어나 양지로 가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으려고 한다.
--- p.91

주엽나무 가시는 위협을 느껴서 생기는 거래. 일종의 자기 보호랄까.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나무는 가시가 거의 없대. 필요 없으니까.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날카로운 가시를 세우고 사는 사람이 있지. 그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여기가 짠해.
--- p.128

괴테 그 양반이 『파우스트』라는 책에서 말했다잖아.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게 문제지. 그만하면 넌 훌륭해. 가만히 서 있는 돌멩이가 어디 부딪쳐서 깨질 일이 있냐? 굴러가니까 부딪치고 깨지고 닳는 거지. 실컷 헤매.
--- p.180

너 호구가 한자로 뭔 줄 알아? 호랑이 호, 입 구. 범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형상이라 바둑에선 호구 형태를 좋은 모양으로 분류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 호구에 들어온 돌은 단수가 되어 즉각 잡아먹히기 때문이래. 석양한테 이왕이면 차돌이 되라고 했어. 호의를 받을 자격이 없는 애들이 물면 이빨을 부러뜨릴 수 있게.
--- p.111

노란 모과 하나가 때가 되었음을 확신한다는 듯 떨어진다. 완벽하게 노란 모과를 나는 한참 응시한다. 꼭 확신이 생겨야만 시작할 수 있는 건가. 나는 까뮈 말을 곰곰 떠올려 본다. 어쩌면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을 다 알고 있으면서 누군가의 응원 한마디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

반 애들은 둥글게 모여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나를 헹가래친다. 몇 번이고 나는 하늘로 던져지며, 이 순간만큼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온통 파란 하늘을 향해 오르다가 떨어지고 다시 솟구쳐 오른다. 문득 그런 반복이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 파란 하늘은 파란 바다로 변하고 나는 바다를 향해 다이빙한다. 한 마리 고래가 되어 헤엄친다.
--- pp.157-158

나무는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해를 바라보며 뻗어 나가잖아. 이때 우듬지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대. 하늘을 향해 자라면서도 다른 가지들이 제멋대로 자라는 걸 통제하는 거지. 처음엔 우듬지 같은 존재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세상엔 참 다양한 존재가 있잖아. 나는 우듬지의 영향으로 일정한 수형을 유지하는 수많은 나뭇가지 중 하나가 되고 싶진 않아. 구부러지거나 가끔 밑을 향하거나 비틀려도 내 길을 가고 싶지.
--- p.177

출판사 리뷰

“나는 우듬지의 영향으로 일정한 수형을 유지하는
수많은 나뭇가지 중 하나가 되고 싶진 않아.
구부러지거나 밑을 향하거나 비틀려도 내 길을 가고 싶어.”

과거에 비해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자퇴를 선택한 청소년에게는 여전히 특별한 사연이나 남다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모든 선택에 극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자퇴를 해답으로 내세우지도 학교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지도 않으며 의심을 저만치 밀어놓고, 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내일을 만들어 가고 싶어 하는지에 눈길을 둔다.

학교를 그만두는 일이 말처럼 쉬운 선택일 리 없다. 부모님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고, 옥정원 역시 스스로 뿌리내릴 곳을 찾아야 한다는 불안도 있다. 인생 시즌 4를 끝내고 인생 시즌 5를 찾아가는 아빠, 어리고 약해 종종 손길이 필요한 동생, 가장의 무게를 오롯이 떠안은 엄마. 그런 속에서 옥정원은 식물이라는 창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무엇에 마음을 쏟을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간다. 남들 눈에 거창한 무엇은 아닐지라도 식물들처럼 다채로운 빛깔의 기쁨과 좌절, 그리고 앎이 옥정원의 블로그를 채워 나간다.

차곡차곡 쌓여 가는 기록 속에는 새로운 얼굴들도 등장한다. 마음의 안부를 물어 오는 담임 선생님, 학교 정원을 관리하며 흔들리는 아이들 곁에 있어 주는 당근 할머니, 한때 최상위권 성적을 거두었지만 지금은 후드 모자를 뒤집어쓴 채 세상을 부지런히 관찰하는 까마귀, 석양과 고양이 오티스… 저마다 자기 계절을 살아가는 이들을 알아가며 옥정원의 세계가 넓어지고 환해진다.

20여 년간 교직에 몸담아 온 작가는 자신이 만난 탈학교 아이들이 각자의 삶을 잘 꾸려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썼다. 겉으로는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식물도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는 것, 꽃의 아름다움은 그런 분투의 결실이라는 것, 이것이 아이들의 성장 서사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녹여 내고자 했다.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도 저마다 필요한 물의 양과 햇빛, 온도와 바람의 조건이 다르듯 아이들의 성장도 그러하다. 그래서 작가는 옥정원이 마음을 기댈 수 있는 한주 가든과 온실, 앞산과 옥상 정원을 마련해 주었다. 남들과 다른 속도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 가더라도 괜찮은 곳을.

“자퇴. 스스로 물러난다.
피동이 아니라 능동이고 그래서 실패했다거나 포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곪고 상처 난 가지들을 자르고 나의 정원에 씨앗을 심는다.
내일이 돋아난다. 아무도 꺾을 수 없는.

“학교 안 다니고 싶어요.” 이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이제 학교 밖에서 제 삶을 살려고요”라는 새로운 선언에 이른다. 탈출과 포기와 실패가 아니라, 남들이 정해 놓은 시간표가 아닌 자신의 시간표대로 살아가기 위해. 봄에서 겨울에 이르기까지, 자퇴 선언에서 자퇴에 이르기까지, 운동화 상자에 잠들어 있던 방울토마토 씨앗이 발갛게 익어 가는 시간은 옥정원이 망설이고 꿈꾸며 무르익어 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옥정원은 그동안 써 왔던 블로그 이름을 ‘옥정원 가든’으로 바꾸고 해시태그를 붙인다. #옥정원가든. 앞으로 자신이 가꾸어 갈 삶의 이름이며, 세상을 향해 내민 단단한 첫인사다.

『옥정원 가든』은 학교를 떠나는 한 청소년의 이야기이지만,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자신을 가둔다고 느끼는 사람, 마음 한편에 다른 삶을 품고 있는 사람, 안정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모험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가지가 닿아 있다. ‘기나긴 겨울의 한복판에서도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여름”이 우리들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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