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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람의 집
2. 여인의 집 3. 길 위의 남자 4. 엄마와 아이들 5. 여름 6. 일하는 엄마 7. 통곡하는 여인들 8. 빛나는 옥 9. 언니 10. 성냥과 비누 11. 순희 12. 봄날의 사랑 13. 가슴에 뚫린 구멍 14. 클로버 동산 15. 잉어 16, 옮긴이의 말 |
金衍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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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기도 전에 아버지는 다시 집을 나갔다. 우리들 사이에는 기묘한 실망감이 감돌았지만, 누구도 아버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그렇게 지냈다. 아버지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보는 아이도 없었다. 자개에 아버지의 이름을 새겨놓고 옻칠을 해서, 이제는 사라진 화재 보험 회사의 책상에 놓아두던 명패만이 집안 구석구석으로 굴러다녔다.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얼마간의 아침 동안은, 아침 햇살이 희미한 은빛으로 창문을 적실 무렵 골목을 지나가는 두부 장수의 종소리와 ‘싱싱한 굴 있어요, 싱싱한 굴!’ 이라고 소리치는 굴 장수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면 아버지와 함께 보낸 그 짧았던 가을과 겨울이 떠올랐다. 나는 동틀 무렵 아버지가 우리를 깨워 스산한 아침 공기 속으로 밀어넣던 일들을 떠올렸다. 이른 아침 푸르스름한 여명 속에서 거리의 윤곽이 희미하게 보이던 모습이며 빈 주전자와 수건을 들고 반쯤 잠에 취한 채 비틀비틀 아버지를 좇아가던 일을 떠올렸다. 입으로 하얀 입김을 토해내며 갑작스레 등장한 아버지라는 존재가 던져주는 기쁨에 막연한 행복감과 조금은 귀찮은 감정을 느끼며 이름 없는 거리를 걸어가던 우리의 모습을 기억했다. ---pp.98-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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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미아 윤, 현지 언론의 호평 속에 첫 장편소설 출간
이민 2세도 아닌 한국인이 대학을 마치고 미국에 가서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첫 장편소설로서 『안네 프랑크의 일기』와 비교되며 미국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인터링크(Interlink) 출판사에서 1998년 초판이 나오고, 뉴욕 펭귄 출판사에서 재계약하여 2001년 4월에 다시 발간되었다.
잃어버린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자극적인 감수성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의 소설 시장에서 아련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잊어버리고 살던 옛 시절의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나날을 떠올리게 한다. 몽상가인 언니, 착하고 나를 아끼는 오빠, 수줍음이 많은 막내, 이렇게 세 자녀와 어머니는 가난했지만 행복하게 살았다. 밖으로만 도는 아버지, 그 빈자리를 지키던 어머니, 한국에서 여자라는 것, 어머니라는 것, 아내라는 것, 딸이라는 것을 한번쯤 동감하면서 느끼게 한다. 60, 70년대를 살았던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따스하고 정감어린 생생한 묘사로 가난했지만 꿈이 있었던 우리네 삶을 다시 한번 반추하게 한다. 우리 소설가가 번역을 했다. 최근 『꾿빠이 이상』의 저자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젊은 작가 김연수 씨가 번역을 했다. 번역서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마치 한국 작가가 한국말로 쓴 소설처럼 매끄럽게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