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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은요, 얼마나 얄미운데요. 나한테 대들고 나쁜 말도 하면서 엄마 아빠 앞에선 이쁜 척해요.” --- p.5
‘거저 줘도 싫다고?’ 짱짱이가 곰곰이 생각했어요. 그러고 나서 말했지요. “그래도 잘 땐 이뻐.” --- p.13 짱짱이는 돌아서서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어휴, 산다고 할까 봐 조마조마했네.’ --- p.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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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초등 3-1 국어 교과서 수록 (2009) *누적 판매 부수 20만 부 기록 순간순간 달라지는 알쏭달쏭한 어린 형제의 마음을 귀엽고 솔직한 말로 정확히 그려 낸 이야기 형제 관계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일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세상 둘도 없는 사이였다가 어떤 날은 남보다 더 먼 남처럼 느껴지고, 아주 미워 죽겠다가도 돌아서면 금세 사랑스러워지니 말이다. 그 알쏭달쏭한 마음과 딱 잘라 설명할 수 없는 관계의 본질을 너무나 능청스러운 톤으로 정확히 보여 주는 《내 동생 싸게 팔아요》가 오랫동안 수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그 신드롬을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어른들은 어딜 갔는지, 아무래도 오늘은 짱짱이가 동생을 데리고 놀아야 하는 날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누나 짱짱이한테 동생이 밖에 나가 놀자고 혹은 자전거를 태워 달라고 조르고 조르는 바람에 억지로 등 떠밀려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짱짱이는 동생을 태우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다 두 눈을 반짝! 기상천외한 생각이 떠오른다. 요놈의 얄미운 골칫덩어리 동생을 뭐든지 다 파는 동네 시장에 데려가 보자. 어디다 어떻게 팔까 궁리하는 누나 뒤에 앉아서 동생은 아무것도 모른 채 마냥 즐거운 얼굴이다. 웃음이 절로 나는 건 물론 짱짱이도 마찬가지이다. 그저 싱글벙글한 두 남매를 태우고 자전거는 신나게 시장을 향한다. “짱짱이가 시장 가요. 동생 팔러 시장 가요. 뭐든지 다 파는, 길 건너 시장 가요.” 짱짱이의 시장 순례는 그렇게 시작됐다. 한 집 한 집 차례차례로 장난감 가게 언니, 꽃집 할아버지, 빵집 아줌마가 어디 가냐고 물어볼 때마다 짱짱이는 동생을 팔러 간다며 동생이 얼마나 자기 속을 썩이는지를 이른다. “내 동생은요, 얼마나 얄미운데요. 나한테 대들고 나쁜 말도 하면서 엄마 아빠 앞에선 이쁜 척해요.” 줄줄이 흉만 늘어 놓는데 흥정이 될 리가 없다. 누구 하나 동생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와중에 동생은 평소와 달리 매우 얌전하다. 악을 쓰지도, 장난을 치지도 않으며 항변조차 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짱짱이는 약이 오른다. 짱짱이가 묘사하는 동생의 잘못은 점점 더 커지고, 제시하는 값은 계속 내려가다가 급기야 친구 순이를 만났을 땐 거저 주겠다고까지 돼 버린다. 하지만 순이의 대답은 “거저 줘도 싫어.”였다. 거저 줘도 싫다니! 깜짝 놀란 짱짱이는 어떻게든 동생을 팔기 위해 그때부터는 순이가 혹할 만한 동생의 장점을 찾기 시작한다. 심부름도 잘하고, 왕자님 놀이도 잘하고, 공주 놀이할 때 하인도 잘하고… 그런데 장점을 읊다 보니 묘하게 마음이 흔들리는 짱짱이다. 거저라도 주고 싶은 생각은 어느새 싹 사라졌다. 아니면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동생의 잘못을 다 이르고 나니 억울했던 감정이 그새 조금 풀린 걸까. 어쨌거나 순이에게서 동생을 겨우 떼어 낸 짱짱이는 자전거에 동생을 태우고서 좀 아까 거쳐 왔던 가게들을 되짚어 들른다. 다시 시작된 시장 순례에서 동생의 값어치는 점점 더 올라가고, 짱짱이에게 동생은 억만 원하고도 바꿀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 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실컷 동생 자랑을 마친 짱짱이는 누구보다도 뿌듯한 얼굴이 되어 이젠 집을 향해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자기 뒤에 꼭 붙어 앉은 동생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그러나 우애 좋은 달콤한 순간은 역시나 신기루 같은 것. 사람들 앞에선 그토록 순하게 있던 동생, 언제든지 내 편처럼 보였던 동생, 무슨 말을 들어도 착하게 웃기만 하던 이쁜 동생이 집 앞에 오자마자 본색을 드러내며 짱짱이의 머리를 확 잡아 당긴다! 파격적인 착상, 20년간 이어진 독자들의 선택 언제 봐도 유효한 클래식이 된 그림책 《내 동생 싸게 팔아요》 출간 이후 초등학교와 도서관의 인기 도서로 자리 잡으며 수많은 어린이들로부터 꾸준히 읽혀 온 스테디셀러 《내 동생 싸게 팔아요》가 어느새 20주년을 맞았다.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독자들의 사랑을 기념하고, 다시 새로운 어린이를 만나기 위한 새 단장을 마쳤다. 표지에서 짱짱이가 직접 쓴 듯한 손글씨 제목자의 생동감을 살리면서도 감각의 세련미를 더했다. 거침없는 붓칠로 표현된 짱짱이와 동생 뒤쪽엔 연필선으로 그린 시장 풍경을 겹쳐, 스타일리시한 본문 속 이야기의 공간이 표지에서부터 펼쳐지게 구성했다. 《내 동생 싸게 팔아요》는 형제자매 사이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임정자 작가 특유의 입에 착 붙는 친근한 말투와 유머로 풀어 낸 이야기이다. 파격적이면서도 발칙한 제목, 마치 노래처럼 리듬이 넘치는 문장들, 솔직한 아이의 심리가 돋보이는 대사들, 그리고 연필 드로잉과 강렬한 채색을 한 무대에 올린 과감한 스타일의 익살스러운 그림 덕분에 언제나 현재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친구 순이를 만나는 장면을 중심으로 정확히 대칭되는 이야기 구성은 누나라고는 하나 본인도 아직 너무 어렸던 짱짱이의 심경 변화를 보여 주기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를 극대화하는 구조적인 장치로도 완벽히 기능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런 대사 없이 그림으로만 채워진 가장 끝 장면은 머리끄덩이가 잡혀 시뻘게진 짱짱이의 얼굴과 그저 해맑은 꼬꼬마 동생의 모습을 통해 이야기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것임을 암시하는 듯하다. 엎치락뒤치락 매일 똑같은 우리 가족의 일상처럼. 관계는 여전히 조금은 수수께끼인 채로, 그러나 사랑은 충분히 확인한 다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