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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e Aoki,あおき ひろ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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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바보가 내 짝궁이라니!
내 짝궁 나츠헤이는 좀 이상합니다. 숙제를 안 해 오는 건 기본이고,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 오는 날이 없습니다. 벌을 받으면서도 히죽히죽 웃고, 또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이 나서 뛰어다닙니다. 체육 시간에는 달리기를 하다가 그대로 집으로 뛰어가 버리기까지 했지요. 이렇게 바보 같고 어이 없는 아이가 내 짝궁입니다. 한 동네에 살기 때문에 같이 등교해야 하고, 교실에서도 책상에 나란히 앉아야 하고, 달리기를 하다 집으로 가 버린 날에는 급식으로 나온 빵도 챙겨 주어야 하는 나는 나츠헤이를 볼 때마다 얼굴이 찌푸려집니다. 드디어 운동회 날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달리기만은 1등인 나츠헤이가 달리기 시합에서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넘어지고 맙니다. 나도 모르게 나츠헤이를 응원하던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속상하고 분해서 점심 시간 내내 울기만 하는 내 짝궁에게 자꾸 눈이 갔습니다. 며칠 뒤 나츠헤이가 도쿄로 이사 간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나츠헤이가 떠나는 날, 친구들과 함께 기차역으로 배웅을 나간 나는 나츠헤이의 눈부시게 하얀 셔츠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 작별을 합니다. ‘잘 가, 내 짝궁 나츠헤이.’ 좀 엉뚱하지만, 그래도 넌 내 짝꿍! 사실 어른의 눈으로 보면 나츠헤이는 조금 이상한 게 아니라, 많이 모자란 아이입니다. 국어책을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고, 달리기를 하다가 집으로 뛰어가 버리는 건,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가 아닌 이상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지요. 실제로 나츠헤이는 정신지체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주인공 여자 아이가 이렇게 이상한 짝궁을 싫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아이의 입에서는 “아, 싫어.”, “최악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지요. 하지만 여자 아이는 나츠헤이를 못마땅해하고 같이 다니는 걸 부끄러워하면서도 시선은 언제나 나츠헤이를 향해 있습니다. 생각이나 행동이 어리숙해서 그렇지, 나츠헤이는 늘 밝고 명랑한, 게다가 달리기도 잘 하는 꽤 멋진 친구였거든요. 여자 아이는 그런 짝궁에게 조금씩 마음을 엽니다. 짜증과 원망이 가득하던 아이의 얼굴엔 어느 새 나츠헤이를 걱정하고 챙기고 응원하는 따뜻한 시선이 자리를 잡지요. 급식으로 나온 빵을 주려고 나츠헤이 집에 들렀다가, 나츠헤이가 휘두르는 호스에 물벼락을 맞을 때면 또 여지없이 “바보, 멍청이, 얼간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면서 화가 나긴 했지만요. 그런 나츠헤이가 갑자기 떠난다고 하니 아이는 더 깊게 나누지 못한 우정이 아쉽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기차역에서 손을 흔들며 나츠헤이를 배웅하는 아이의 얼굴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나츠헤이와 함께 지낸 동안의 추억이 마음 속에 늘 함께 할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넌 내 짝꿍》은 정신지체아와 짝궁인 된 여자 아이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도식에 의해 결정될 수 없는 게 바로 우정이고 친구라는 걸 명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보여 줍니다. 또한 ‘바보, 멍청이’가 아닌, 밝고 건강한 웃음이 예쁜 나츠헤이를 먼저 알아보는 눈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갖춰야 할 덕목임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나츠헤이에 대한 마음의 변화를 보여 주면서 이야기에 재미와 맛깔스러움을 더한 아이의 혼자말, 부드럽고 편안한 그림, 사랑스럽고 풍부한 표정이 돋보이는 캐릭터 들이 있어 이 책이 더욱 돋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