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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잔혹한 신화의 세계
서로 죽이는 아버지와 아들 신에게 도전한 자들의 최후 여자 괴물들 표적이 되는 여자들 분노하는 신의 리셋 버튼 2장 성서의 이면 형제 살해에 숨겨진 의미 예수의 수난 이야기 예수의 십자가형 죽이는 여자, 죽는 여자 악마의 모습 외침의 세계 3장 암흑의 중세 : 피로 물든 그리스도교 세계 순교자들 순교한 여자들 성유물 숭배 광기의 어머니 피 흘리는 성체 그리스도를 판 남자 4장 고문과 처형 신이 밝혀주신다 마녀의 악행과 안식일의 난장판 연회 감옥의 참혹 고문 처형 5장 살인과 전쟁 : 왜 사람들은 서로 죽이는 것일까 지도자들의 최후 연애의 최후 카니발리즘 천재지변 전쟁 6장 인간의 시체, 예술 작품이 되다 페스트 매독, 그것은 신의 벌이었을까 치료의 실제 산욕열 해부된 인체 망신 주기 형과 성기 절단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 죽음을 잊지 마라 참고문헌 찾아보기 |
Hidehiro Ikegami,いけがみ ひでひろ,池上 英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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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는 많은 괴물이 등장하는데, 특히 메두사는 오싹한 모습이 창작욕을 자극한 모양인지 많은 화가들의 그림 소재가 되었다. 루벤스의 작품에서는 눈을 부릅뜬 메두사 머리의 절단면에서 피가 흐르고 뱀이 기어 나오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해 거장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준다. 한편 혁신자 카라바조는 거울에 붙은 상태의 머리를 주제로 했는데 그림이 그려진 판도 정확히 볼록면이고 방패 모양이다. 굳어진 듯한 표정으로 뭔가 외치는 얼굴은 화가 자신의 자화상인데, 마치 살인죄로 도망 중에 목숨을 잃게 되는 본인의 운명을 예언하는 듯하다. ----- pp.25-26
루크레티아를 그린 작품도 많다. 로마의 왕자 타르기니우스에게 강간당한 루크레티아는 남편과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눈앞에서 자살한다. 이 사건이 원인이 되어 사람들은 단결하여 폭군을 무너뜨리고 공화정 로마를 탄생시킨다. 그 때문에 이 주제는 여러 공화국에서 공화정의 상징으로 많이 그려졌고 또 정조의 상징이 되어 혼인을 기념하는 그림이나 아내들의 초상화로서도 인기를 얻었다. --- pp.37-38 화면 왼쪽에 머리를 잡힌 어머니와 움켜쥔 병사가 뻗은 오른팔, 그 오른쪽에서 도망치기 시작한 어머니의 등 선, 화면 오른쪽 아래에 주저앉은 어머니. 모든 것을 선으로 이으면 화면에 역삼각형이 떠오를 것이다. 레니가 철저하게 계산한 화면 구성이다. 왼쪽 위에서는 천사들이 죽임을 당한 어린아이의 영혼에게 천국으로 가는 통행증이 되는 종려나무 가지를 건네고 있다. --- p.50 메디치가의 형제를 노린 ‘파치 음모 사건’의 하수인 중 한 사람인 바론첼리는 콘스탄티노플(현재의 이스탄불)로 도망갔으나 곧 체포되었고, 피렌체로 이송되어 즉각 처형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당시 처형 후에 자주 그렸던 ‘본보기 그림’을 주문받을 것을 기대하고 옷 색깔 등을 분명하게 적어두었다. 그러나 그에게 주문은 들어오지 않았다. --- p.151 이것([다미앙의 사지 찢기], 작자 불명, 연대 불명, 빈, 미술사 박물관)이 1757년의 사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과거의 야만스러움을 비웃기란 쉽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도 형장으로 구경을 갔을 것이며, 그 피로 물든 쇼를 보며 딱딱한 빵을 씹고 새빨간 와인으로 목을 축였을 것이 틀림없다. --- p.109 페스트로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시간’의 의인상(擬人像)인 날개 달린 노인이 의기양양해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17세기에 사실성이 풍부한 인체 모형을 밀납으로 제작하는 기술이 확립되었는데, 그 최대 공헌자가 가에타노 줌보다. 그는 의학적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인체 모형이나 증상 모형을 많이 남겼는데, 사진이 없던 시대의 의사들에게 그것은 가장 사실적인 시각 정보였다. --- p.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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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어린 그림으로 보는 야만의 서양사
알고 보면 더 잔인한, 더 인간적인 그림들 서양의 중세 기독교 세계에서도 신의 이름으로 충격적인 처형이 일상적으로 자행되었다. 지은이는 1581년 독일의 뉘른베르크의 참수 처형 집행인 프란츠 슈미트라는 인물을 소개한다. 이미 참수된 시체에 대형 나무 수레바퀴를 짓눌러, ‘완전한 형태의 원이 지니는 신성함’으로 ‘정화’했다는 수레바퀴 형에 대한 기록과 판화가 실려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을 또다시 화형에 처하는 일도 흔했다. 불에도 신성한 정화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듯 이런 끔찍한 처형 방식들이 오락적 기능을 했음도 분명하다. 참수 장면을 구경하며, 왜 단칼에 죽이지 못하느냐고 야유하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지은이는 말한다. ‘당신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아마 그랬을 것’이라고. 그러면서 인간의 ‘문명’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우리의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게 하는 다양한 그림들을 소개한다. 삶이 있어야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어야 삶이 가능하다. 동양철학에 ‘회자정리 거자필반(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이 있다면, 서양에는 ‘카르페 디엠(현재를 맘껏 살고 즐기라)’과 짝을 이루는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가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바니타스(‘인생무상’이라는 뜻의 라틴어. 삶의 덧없음을 의미함) 정물화를 통해 화가들은 메멘토 모리를 주제로 하여 유한한 인간의 삶을 통찰한다. 루벤스, 카라바조, 다빈치 등 널리 알려진 화가들의 작품과, 한국에는 자주 소개되지 않은 희귀 도판, 역사 기록물의 삽화까지 꼼꼼히 살펴 서양 미술 속 그로테스크한 그림 200여 점을 책 한 권에 담았다. 인간의 적나라한 실체를 보여주는 이 책은 여러 시대, 다양한 작가들이 창조해낸 서양의 예술작품 세계를 해체하여 동양 소장 미술사학자의 새롭고 통합된 시선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서양 문화의 진면목을 살펴보고 이를 흥미롭게 이해하도록 하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