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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설로의초대

저자 소개 1

李舜源

1958년 강릉 출생.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은비령』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첫눈』, 장편 소설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 무늬』 『미혼에게 바친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흰별소』 『삿포로의 여인』 『정본 소설 사임당』 『오목눈이의 사랑』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허균작가문학상, 남촌문학상, 녹색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작가상 등을 수
1958년 강릉 출생.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은비령』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첫눈』, 장편 소설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 무늬』 『미혼에게 바친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흰별소』 『삿포로의 여인』 『정본 소설 사임당』 『오목눈이의 사랑』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허균작가문학상, 남촌문학상, 녹색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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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02쪽 | 60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0785

출판사 리뷰

이순원 소설세계와 그 의의
이순원은 구효서와 함께 90년대 한국 소설의 한 정점을 이룬 작가이다. 이순원의 소설 역시 다성적인 목소리로 세상과 사람살이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데 초기작들이 빈곤이나 분단 등 강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내장하고 있는 것에 반해 후기에 이르러서는 토속적인 서정을 자전적인 기억 속에 투영시키면서 상처를 공유하고 내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순원의 소설의 서사의 세계는 매우 다채롭고 공교하다. 내용과 형식적인 측면에서 공히 다양한 프리즘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개의 작가들은 자기만의 특징적인 세계를 특화하여 보여주게 마련인데, 이순원은 그 어떤 세계라도 자기 소설로 만들어내는 장기를 지니고 있다. 이 작품집에 묶인 여덟 편의 작품들은 제각각 소고하고 있는 주제가 다르지만 각각 그 주제와 어울리는 소설적 형상화에 훌륭하게 성공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소설의 공간적 현장은 매우 다양한데 군대, 광주항쟁, 민주화투쟁, 노동운동, 동구변화와 소련몰락, 대학생활, 타락한 자본주의의 소비시장 등등으로 우리 현실에서 중요한 문제적 공간은 거의 망라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는 언제 첨단의 시의성을 포착하여 매우 유의미한 징후들을 의미 있게 탐문해 왔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하나의 소설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도 나름대로 실험적인 노력을 계속해 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순원의 소설의 의의는 '소통'과 '서정성' 및 '비판'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대단히 다양한 레퍼토리와 그에 걸맞는 다종의 기법으로 현실의 많은 국면들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해 왔는데, 대부분의 작품들이 독자와의 교감, 즉 문학적 '소통'에 성공하고 있다. 이 작품집의 표제작이며 그에게 현대문학상의 영예를 안겨준 「은비령」도, 거칠게 말하면 소통의 영원성에 대한 희구를 말하는 작품이다. 죽은 친구의 아내에게 느끼는 연정은 사사로운 욕망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어 2,500만 년이라는 시공과 아름답게 연계한다. 그것은 그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고향의 풍광과 별과 눈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투명하면서도 절실하게 다가간다. 그의 평이하고도 정확하고 정확하면서도 은유적인 시적 문장은 소통을 호소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도구로 쓰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순원의 소설이 한번 가볍게 읽고 지나칠 성격의 소통에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이 문학적 소통의 진경은 그가 독보적으로 만들어내는 서정성을 통해 보다 그윽해진다. 그는 수사가 아니면서도 은일한 수사의 기능을 하는 행간의 아우라를 창출해내는 데 있어 일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은비령」, 「영혼은 호수로 가 잠든다」,「말을 찾아서」의 감동은 그 서정성에 대한 동의에 다름 아니다. 얼핏 보면 쉬운 문장 속에 역설과 아이러니와 상징의 무늬들을 효과적으로 구성해 놓음으로써, 그가 즐겨 다루는 강원도의 운무처럼 그의 작품속 세계는 매혹적으로 혼효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독자들은 쉽게 읽고 재미있게 작품의 줄거리를 읽어 나가다가 순간순간 새로운 감정의 정화를 느끼게 된다.
이순원의 소설은 또한 설득력 있는 현실 비판의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요령 있게 현실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그가 보기에 온갖 악(惡)과 거짓 욕망으로 휘청거리는 현실은 순정한 개인의 진정한 욕망 충족의 방해물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그 여름의 꽃게」같은 작품이 대표적으로 웅변하고 있는 것처럼, 개인이 지니고 있는 유년기의 기억 혹은 유년 시절의 꿈을 억압하고 있는 것은 그 시대를 장악하고 있던 현실적 폭력이기에, 그것은 응당 비판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순원에게 있어서 소설 쓰기란 허구적 욕망의 거품을 걷어내고 유년의 기억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예술적 행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천평

은비령
나는 지금 죽은 친구의 '바람꽃' 같은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 오래전 은비령에서 함께 고시공부를 하던 친구의 아내이다. 이제 그녀에게 내 마음을 전하려던 날, 나는 문득 죽은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고, 약속 장소로 가던 길을 돌려 예전 우리(친구와 나)가 처음 만났던 은비령으로 향한다. 아직 그와 나 사이에 마음의 어떤 마지막 정리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남긴 메시지를 듣고 다음날 눈길을 헤치고 그녀도 은비령으로 온다.
거기서 우리는 혜성을 관찰하기 위해 그곳으로 온 한 사내를 만난다. 사내는 대부분의 행성이 일정한 공전주기를 가지고 있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2,500만 년을 주기로 똑같은 일들이 되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아픔도, 우리가 만나고 헤어짐의 인연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날 밤 서로의 가슴에 별이 되어 묻고 묻히는 동안 나는 이번 생애가 길지 않듯, 앞으로 우리가 기다려야 할 다음 생애까지의 시간도 길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격정적인 사랑 속에 나는 어느 봄날 바람꽃처럼 내 곁에 왔다가 이제는 다시 이 세상에 없는 또 한 축을 따라 우주 속으로 고요히 흘러가는 별을 가슴에 담는다. 2,500만년 후 우리 다시 만날 약속을 하며.


1968 겨울, 램프 속의 여자
'1968년 '은 초기 산업화의 혼돈 속에서 우리의 누이들이 처녀지를 유린당하던 짐승의 세월에 대한 이야기다. 13살 어린시절 동네 누나의 잔치 전날 가마꾼들이 우리집으로 모여든다. 음탕한 농담을 주고받던 그 밤, 그들은 근처 사탕공장 여공인 은집을 집단 겁탈한다. 그녀는 뭉쳐준 눈으로 아랫도리의 피를 훔치며 눈물만 삼킨다. 나는 눈길을 헤쳐 돌아가는 그녀를 위해 오래 '남포'를 켜둔다.

그 여름의 꽃게
지독한 구두쇠이며 지주인 할아버지는 동네로 밀려드는 피난민들의 처지를 마뜩찮게 바라본다. 할아버지는 날마다 서성대는 피난민들이 귀찮아서 아예 대문 빗장을 몇 개 더 만들어 달았다. 같은 집에서 사는 삼촌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열 일곱이 되도록 목발 없이는 문지방조차 넘지를 못하는 '병신'이다. 어느 날 역시 피난 내려온 처지인 한 계집애가 동네에 나타나더니 노골적으로 삼촌과 할아버지의 환심을 산다. 시금치처럼 파릇한 웃음과 야무디야문 처신으로. 결국 할아버지는 계집아이와 그의 아버지를 집으로 들이고 .
집안에는 목발을 내던진 채 울부짖는 삼촌의 짐승 같은 울음 소리와 가락지가 없어진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동구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할머니의 한숨 소리만 남게 되었다. 어린 나의 머리 속엔 빈 소라 껍질 속에서 살다가 몸이 커지면 더 큰 집으로 옮겨 사는 꽃게 이야기를 하던 미주의 냉랭한 목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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