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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을 통한 상상 여행
우리 집 마루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있었어요. 비가 올 때마다 유리창에 하얗게 김이 서리면 유리창 가득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은 물이 되어 녹아 내렸다가 다시 김이 서리면 나타나고, 그 위에 또다시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하루는 바나나를 닮은 초승달을 그렸어요. 초승달이 우산으로 보였다가 배로 보이고, 또 그네가 되고, 나뭇잎도 되었지요. - 작가의 말 가운데 비가 올 때면 하얗게 김이 서린 유리창에 쫙 손바닥을 펼쳐 콩콩 찍어 보거나, 동그라미, 세모, 네모, 여러 가지 모양을 유리창 가득 그리면서 놀았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연실 작가는 이런 어릴 적 즐거운 기억을 모아 《안녕, 바나나 달》을 만들었다. 유리창은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창이면서, 상상 세계로 오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본 아이들은 유리창을 통해 자기만의 또 다른 상상 여행을 떠날 것이다. 바나나 달 네모가 하늘을 나는 양탄자로, 세모가 뾰족뾰족 마법사가 사는 집으로, 동그라미가 외계인이 탄 비행접시로 바뀌기도 한다. 이렇듯 아이들은 김이 서린 유리창이나 하얀 도화지에 갖가지 모양을 그리면서 자유자재로 물체도 만들고, 먹을거리도 만들고, 동물도 만들며 상상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안녕, 바나나 달》도 송이가 바나나를 쏙 닮은 초승달을 그리면서 상상 여행이 시작된다. 할머니가 아파서 엄마가 서둘러 나가서 집에 혼자 남게 된 송이. 인형놀이를 하는 것도, 그림책을 보는 것도 따분하기만 하다. 우연히 하얗게 김이 서린 유리창에 동그라미, 세모, 네모, 바나나 달(초승달)을 그리다가 어느새 송이는 바나나 배를 타고 모래가 반짝이는 섬에 다다른다. 《안녕, 바나나 달》에는 초승달을 닮은 바나나 모양의 갖가지 동물과 꽃, 우산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귀여운 캐릭터와 다양한 기법을 살린 따뜻한 그림 '송이'는 귀엽고 친근해서 아이들이 자기와 동일시하면서 상상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캐릭터이다. 아이들은 송이가 그린 노란 빛깔 바나나 배를 타고, 바나나 그물 침대에 누워 낮잠도 자고, 퐁퐁퐁 터지는 예쁜 바나나 꽃 내음도 맡으며 즐거워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