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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친해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
문화재는 역사를 익히는 기본 자료입니다. 수백 년, 수천 년이 지난 오늘 우리 눈앞에, 사라지고 없는 사람들과 시간을 말없이 보여 주는 존재들이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얼핏 보기에 다 비슷비슷한 도자기나 불상들 또 그게 그거인 듯한 궁궐과 절들일 뿐이지요. 현장 학습 장소로 빠지지 않는 곳이 박물관이고 궁궐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심드렁한 옛것들의 반복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 안에 품은 숱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이 알아채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 되어 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살아 있는 역사로서 문화재를 만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어려운 한자 이름이 아닐까요? 박물관에 가면 '백자청화매조죽문호'나 '연가7년명금동여래입상' 같은 이름 앞에서 도대체 무슨 뜻인지를 묻는 아이와 난감해 하는 어른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어른에게조차 문화재 이름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 이름은 장애물인 동시에 문화재를 통한 시간 여행의 문을 여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한자 이름을 풀면 그 문화재가 한눈에 파악되기 때문이지요. *뜻을 알면 문화재가 보인다 알아야 소중해지고, 아는 만큼 그 아름다움과 가치가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하다고 강조하기 전에 먼저 문화재를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 해결의 열쇠가 바로 한자로 된 문화재의 이름입니다. 우리 문화재에는 대부분 문화재의 성격에 맞는 또는 그 문화재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무슨 뜻인지 알면 그 쓰임새나 특징을 바로 알 수 있지요. 한자라는 심리적 장벽만 넘어서면, 문화재 이름은 그 문화재를 바로 아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백자청화매조죽문호'라는 이름을 보면, 백자는 알겠고 청화는 푸른색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것, 매조죽은 매화와 새, 대나무 무늬가 그려졌다는 뜻, 그리고 호는 항아리라는 그릇의 모양을 나타내는 이름 부분이지요. 즉 이 이름을 풀면 '푸른색으로 매화, 새, 대나무 무늬를 그려 넣은 백자 항아리'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만 알면, 그게 그거 같아 보이던 문화재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아이들 앞에 나서는 신나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름을 풀며 큰 장벽을 넘어서면 아이들은 저절로 흥미를 느끼며 궁금증을 이어갈 것입니다. 청자와 백자는 어떻게 다를까? 궁궐에 있는 건물들은 다 무엇에 쓰던 것일까? 탑은 왜 저런 모양을 하게 되었을까? 하고 말이지요. 이 책은 이름을 푸는 것을 시작으로 이런 궁금증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갑니다. 마치 교사가 수업하는 방식의 여느 책들과는 달리, 함께 궁금증을 확인하고 풀어가려고 했지요. 실록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는데 왜 그런지 따져보고 자료로 확인하고, 궁궐의 건물들은 뭐가 어떻게 다르고 쓰임새는 무엇이었는지 오래된 무덤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등등 말입니다.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 문화재는 역사를 생생하게 만드는 재료여서 교육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문화재에 관한 책들도 풍부해지고 있지요. 그런데 이미지 자료가 점점 풍부해지는 것을 제외하면 그 구성과 설명 방식이 유사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시각 자료가 그저 눈요기로만 끝나지 않도록 했습니다. 내용과 연관된 사진을 보여 주되 사진을 뜯어보는 재미를 더한 것이지요. 예를 들어 난중일기 하면 보통 표지나 내용 사진을 쓰기 마련인데, 흘려 쓴 한문으로 된 사진에서 독자들이 알 수 있는 건 그저 이게 난중일기구나 하는 정도입니다. 반면 이 책에서는 명.량해전 전날에 쓴 일기 부분을 함께 읽어보면서 이순신 장군의 비장한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유명한 문구인 '필생즉사 필사즉생'을 사진에서 찾아보게 하여 문화재 자체를 요모조모 뜯어보며 익히는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