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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ery De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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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씌어진 해방 노예의 편지가 불러온 살인사건.
뉴욕 할렘에서 펼쳐지는 의문의 살인을 통해 감춰졌던 미국 역사의 어두운 이면이 공개된다. 뉴욕 할렘가의 한 흑인박물관에서 해방 노예 찰스 싱글턴의 자료를 보고 있던 16세 소녀 제네바가 갑자기 나타난 괴한에게 공격을 받는다. 가까스로 습격을 피한 제네바의 사건을 맡게 된 라임은 현장조사를 위해 팀을 파견하지만, 떠나지 않고 있던 괴한은 유력한 증인인 박물관의 교수를 암살하고 유유히 도망친다. 용의자가 남긴 것은 거꾸로 매달린 남자가 그려진 의문의 타로 카드. 이 한 장의 타로 카드만이 범인을 쫓는 단서다. 한편으로 라임은 제네바가 보고 있던 해방 노예의 자료가 범인의 목적은 아니었을까 의심한다. 제네바의 조상인 해방 노예 찰스 싱글턴이 왜 영웅에서 변절자로 추락했는지와 관련된 이 자료는 제네바에게는 조상에 대한 연구 자료일 뿐이었지만, 사실 전 미국을 뒤흔들 수 있는 스캔들의 중요한 증거였던 것이다. 여기에 제네바가 간직한 싱글턴의 비밀 편지가 공개되면서 라임은 100년 전, 뉴욕의 할렘에서 일어났던 미결의 살인사건과 사라져버린 거금, 그리고 현재의 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사건의 중심에 선 제네바와 거친 할렘의 환경을 익숙하게 이용하며 제네바의 숨통을 죄여오는 냉혈한 암살자. 자신의 몸조차 전혀 가눌 수 없는 라임이지만, 이제 카드의 비밀을 좇아 범인의 정체를 밝히고, 소녀까지 보호해야만 하는데… 소설, 드라마, 영화 속에 사용된 타로 카드의 끝없는 변주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타로를 이용한 대반전 ≪12번째 카드≫ 숨겨야 할 진실, 밝히지 않아야 할 비밀을 카드 속에 교묘히 숨겨 전해왔다는 타로. 비밀스러운 기원과 그 신비한 모양새, 그리고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180도 다른 해석을 보여주는 오묘한 풀이 때문에 타로 카드는 미스터리/추리 문학이나 영화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다. 특히 최근 방송되어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던 드라마 <마왕>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범인의 메시지로 등장하면서 대중에 다시 회자된 바 있으며 추리 만화 <소년 탐정 김전일> 등과 스칼렛 요한슨의 영화 <스쿠프>에서는 범인을 지목하는 유력한 단서로, 영화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이나 <레드 바이얼린>에서는 주인공의 운명을 점치는 수단으로 등장했다. ≪12번째 카드≫에서 거꾸로 매달린 사나이가 그려진 타로 카드는 범인이 소녀 제네바를 습격한 장소에 남긴 증거물로 등장한다. 이 카드에 대해 본문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림 속의 남자는 스칸디나비아의 신 오딘을 형상화한 거예요. 오딘은 내적 깨달음을 얻기 위해 9일 동안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고 하죠. 점을 칠 때 이 카드가 나오면 영적 깨달음을 얻기 위한 여행을 시작할 때라는 뜻이에요.” 매달린 사나이는 벌 받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점을 칠 때 이 카드가 나오면 영적인 탐색을 통해 어떤 결단, 변화, 방향을 찾게 찾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본문 1권 중에서 폭력과 죽음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12번째 카드를 놓아둔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타로의 난해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범인이 단지 경고의 의미로 놓아둔 것으로 간주한 링컨 라임과 수사팀은 이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해나가지만, 작가 제프리 디버는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타로’의 원칙을 잊지 않고 카드 속에 작품 전체를 꿰뚫는 ‘복선’을 숨겨 놓는다. 범인의 메시지이자 범인이 남긴 단 하나의 단서. 그리고 범인 자신이기도 한 12번째 타로 카드. 이 타로 카드로 링컨 라임보다 범인을 먼저 지목할 수 있다면, 당신은 세계 최고 법과학자의 두뇌를 넘어선 것이다. 할렘의 고유 언어, 슬랭을 아는가 추리소설의 대가가 펼치는 힙합문화와 추리의 결합 백인 탐정과 경찰이 위주가 된 추리소설/영화 속에서 랩을 중얼거리며 힙합 춤을 추는 흑인 청소년의 심리는 그다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할렘이라는 배경 속에서 이들은 대부분 마약, 총, 폭력에 무방비 노출된 불행한 아이들이거나 현실 도피적인 아이들로 묘사되었다. 할렘에서 태어나 16년 동안 할렘에서 살아온 제네바에게 슬랭은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익숙한 언어지만 할렘에서 나고 자란 사람임을 보여주는 표식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할렘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제네바는 어쩔 수 없이 입에 붙어버린 슬랭을 쓰지 않기 위해 부던히 노력한다. ≪12번째 카드≫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제네바의 심리가 슬랭과 힙합문화를 통해 부각된다. “여자애들을 침대에 끌어들이는 것밖에 모르는 남자애들. 자기 말투에 신경도 안 쓰는 무식한 사람들…” “AAVE(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은어)가 어때서 그러니?” “난 ‘하나 물어보자(axe you a question : 묻다ask 대신 axe를 사용하는 흑인 언어 용법-역자).’라는 소리만 들어도 신물이 나요.” “axe는 ask의 고어란다. 옛날에는 왕족들도 그렇게 말했어. 하느님의 자비를 구한다고(axing) 번역된 성경책도 있단다. 흔히들 잘못 알고 있지만, 그건 흑인 언어가 아니야. s와 k가 연음되면 발음하기가 힘들거든. 순서를 바꾸는 게 발음하기 편해. 그리고 ‘ain´t' 이건 셰익스피어 시절부터 표준 영어였어.” - 본문 2권 중에서 얼핏 모욕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은근한 초대였다. 어른들 말로 ‘더즌(dozen)’을 하자는 것이다. 요즘 애들은 ‘스내핑(snapping)’이라고 한다. 욕질을 교환하는 것이다. 흑인 사회의 오래된 전통인 ‘시와 이야기 솜씨 겨루기’인 스냅은 가시 돋친 설전을 말한다. 케빈이 방금 공을 던졌듯이 ‘네 엄마는 멍청해서 1달러 가게에서도 물건 값을 물어볼 거다.’ 식의 유치한 말을 주고받는 것이다. - 본문 1권 중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코넌 도일의 고전 추리소설과는 달리, 바로 지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교하게 펼쳐지는 모던 추리소설 장르에서 제프리 디버는 그 어느 작가보다도 탁월하고 현실적인 사건과 캐릭터를 보여준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추리소설이 갖출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재미로 승화시킨 ≪12번째 카드≫는 올 여름 열대야 속 독자들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