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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의도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지지만, 분단 이후에는 남의 나라인 중국을 통해서만 오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1997년 대원사에서 발간한 『백두산(빛깔있는 책들)』과 백두산 관련 책들은 모두 중국에서 바라본 반쪽짜리 설명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이 우러러온 백두산의 참모습이 아니었고, 제대로 된 정보라고 보기 어려워 많은 이들을 아쉽게 했다. 지난 50여 년간 굳게 닫혀 있던 백두산의 빗장을 풀기 위해 정부와 언론사, 민간·학술단체가 지속적으로 방북 신청을 해왔지만, 최초로 그 숙원을 이룬 단체는 KBS였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민족의 영산으로 오랫동안 동경해온 백두산을 중국이 아닌, 우리의 땅에서 바라보고 탐사한 책 『백두고원』을 만나게 되었다. 북한은 2000년 5월, 개마고원을 취재하기 위해 북한에 취재 요청을 보낸 KBS는 뜻밖에도 개마고원 대신 백두고원의 취재 허락을 받게 되었다. 지금껏 아무도 밟아보지 못한 백두고원을 취재할 수 있다는 소식에 취재팀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다시없는 귀중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카메라맨 3명, 프로듀서 2명, 외부 전문가 3명이라는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팀이 구성되었다. 특히 백두고원의 학술탐사에 참가한 김태정 박사, 한상훈 박사, 이영준 박사 등 외부 전문가 3명은 각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할 만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취재 일정도 34일로, 지금까지의 북한 체재 기간 중 가장 길었다. KBS는 취재 결과를 내용 구성 이 책의 내용은 탐사기, 백두고원의 지질, 백두고원의 야생동물, 백두고원의 야생화로 이루어져 있다. 탐사기는 취재에 참가한 KBS 프로듀서가 간략하게 짚어본 탐사 일정과 성과, 그리고 최초로 백두고원을 구석구석 누비며 보고 느낀 감상을 담고 있다. 북한에서는 외부인들과 민간인들의 접촉을 허락하지 않는 데다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 탐사팀은 야영생활에 끼니까지 직접 해결해야 했다. 한 달 분량의 쌀과 부식, 야영 도구, 채집 도구와 최첨단 촬영장비 등이 5톤 트럭을 가득 채울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지구 반대편의 오지로 떠나는 탐험대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분량이었다. 중국과 평양을 거쳐 삼지연에 도착한 탐사팀은 곧 동물 추적팀과 기본 식생 촬영팀으로 나뉘어 대홍단과 삼지연, 신무성 지구, 무두봉, 보천 지구, 소백산, 간백산, 압록강 상류, 천지 등 백두고원의 구석구석을 발로 누비며 식물과 지질, 야생동물 취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미기록종인 식물 2종을 찾아냈으며, 기록으로만 전하던 5종의 야생화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백두고원에서만 서식하는 우는토끼의 실체와 긴꼬리올빼미의 생태를 최초로 카메라에 담았다. 열악한 취재 환경과 고된 일정에도 불구하고 백두고원의 빼어난 자연 경관과 천지의 아름다움은 취재진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특히 6월은 천지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어 피어나는 시기여서, 백두산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을 고스란히 책에 담을 수 있었다. 백두고원의 지질에 대한 이영준 박사의 탐사는 그곳이 화산지대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백두고원의 지질 구조와 형성 과정, 화성 활동, 마지막 화산 분출 시기와 그 증거물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도면과 사진을 덧붙여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하였다. 백두고원 탐사에서 가장 큰 아쉬움을 남긴 것은 호랑이, 곰 등 거대 포유류의 동태를 촬영하지 못한 점이다. 며칠간의 밤샘 유인 작전에도 끝내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발자국이나 배설물 등 흔적을 통해 백두고원에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보다 구체화되었다. 포유류 외에도 조류, 파충류, 어류, 무척추동물 등의 종 구성과 분포 현황 등을 북한 자료와 비교해 가며 친절하게 설명하였다. 러시아와 북한에서 직접 촬영한 동물 사진이 곁들여져 흥미를 더한다. 백두고원의 야생화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김태정 선생은 1990년 6월에 중국을 통해 백두산에 다녀온 뒤 10년 동안 방북 신청을 해오던 차에, 때마침 야생화 개화 시기인 6월에 백두고원을 오르게 되어 학술적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희귀 특산종인 장군풀, 조선바람꽃, 풍선난초, 분홍노루발, 명천봄맞이꽃, 민산작약, 너도양지꽃, 물싸리풀, 백산차, 좁은잎백산차 등은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전체 페이지의 절반을 차지하는 105종의 야생화와 식물 화보를 통해 독자들 또한 백두고원의 식물상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식물 이름 찾아보기'를 덧붙였고, 탐사팀 8명의 사진과 감상을 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