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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인생 -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솔방울에서 떨어진 씨앗 하나가 땅 위에 누워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냅니다. 다음 해 봄이 되자, 마치 요술처럼 씨앗은 하늘을 향해 뾰족하고 푸른 잎을 내밉니다. 소나무가 청년 나무로 자랄 즈음, 소나무 옆에서 넓적한 잎을 가진 새싹이 돋습니다. 상수리나무입니다. 소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잎뿐이 아니라, 열매, 겨울을 나는 모습도 다릅니다. 소나무와 상수리나무의 일생을 대비해 공통된 식물의 성장 특징, 활엽수와 침엽수의 차이, 나무들 사이의 경쟁까지 보여주지요. 특히 사계절을 보내는 모습을 한 장면에 나란히 보여 주어 계절에 따른 나무의 공통된 변화와 더불어 그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넓은 잎을 가져 더 빨리 자라는 상수리나무는 소나무보다 늦게 싹을 틔웠지만 어느새 소나무보다 훌쩍 커버립니다. 무성해진 상수리나무에게 햇빛을 다 빼앗긴 소나무는 한줌의 햇빛을 찾아 앙상한 가지를 위로 뻗습니다. 결국 생존 경쟁에서 밀린 소나무는 모진 비바람에 쓰러져 생을 마칩니다. 쓰러진 소나무는 숲 속 동물과 식물에게 마지막 양분을 나눠주고 보금자리를 제공합니다. 숲 속 생명체들은 조금씩 소나무의 생명을 나누어 가진 셈이지요. 소나무의 일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소나무가 떨어뜨린 솔방울 속 솔씨가 먼 곳까지 옮겨져 다시 아기 소나무로 자라납니다. 소나무가 열심히 꽃가루받이를 하고 충실히 열매를 매달았던 까닭이지요. 소나무의 삶은 아기 소나무로 다시 시작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이야기는 끝나지만, 삶은 끝나지 않습니다. 자연의 존재하는 모든 신비한 질서는 모두 끝없는 삶의 향한 것이니까요. 자연을 벗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 이제호 어린이와 자연을 가깝게 이어주는 동식물 세밀화 작업을 해 왔던 이제호 선생님은 우리 산과 들 곳곳을 취재한 경험을 살려 우리 자연의 동식물을 잘 살려냈습니다. <나무도감>에서 120종의 나무를 그리면서 살아있는 나무를 자세히 취재하여 꼼꼼히 살펴본 화가답게 각 계절에 따라 달라지고 주변과 어우러지는 나무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자연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그림 속의 자연은 편안하고 따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