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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회화 낭만, 사랑, 감정 | 에로틱한 묘사 | 사냥 장면 | 풍경 | 폐허붕괴의 아름다움 | 종교적 키치 (키치적) 우상을 만들지 말라 | 위대한 예술과 예술의“은밀한 키치화” | 키치는 복제를 통해 생긴다 | 예술은 복제를 통해 생긴다 | 팝아트 | 키치아트 | 키치아트가 남긴 (기분 좋은) 결과 조각 생활의 장식 | 장식 | 도자기 인형 | 작은 조각, 유해, 성물, 기념품 | 전통적 정원 난쟁이 | 디자이너 난쟁이 | 제프 쿤스와 키치아트 | 1950년대 물품에 대한 열광 건축 건축물의 아름다움 | 대표건축 | 관광산업의 건물 | 매력적 호사로움 |레 스트룸프 | 연상 키치의 특징 키치 여행안내 | 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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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라고 해서 항상 키치인 것은 아니다(예술이 항상 예술인 것이 아니듯이).
그렇다면 키치란 과연 무엇인가? 키치의 사전적 정의는 “속악한 것, 가짜 또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사이비 등을 뜻하는 용어”라고 되어 있다. 이 말을 쉽게 풀면 한마디로 유치하고 저속하며 어설프다는 뜻일 것이다. 이발소에 걸려 있는 현란한 색채의 그림들, 중세시대의 성 모양을 어설프게 본떠 지은 웨딩홀이야말로 전형적인 키치이다. 로젠버그 Harold Rosenberg(1906-78)는 서구의 산업화된 사회 어느 곳에서나 발견되는 값싸고 감상적이며 귀여운 복제품 전부를 키치라고 보았다. 이 책의 저자인 가브리엘레 툴러는 다양한 20세기 예술의 특성상 키치에만 적용되었던, 철학자와 예술비평가의 많은 판별기준들이 이제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술이라고 해서 항상 예술인 것이 아닌 것처럼 키치도 항상 키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유행과 마찬가지로 한 시대의 예술수용은 갑작스레 변화할 수 있고, 그런 이유로 키치가 예술이 될 수 있고 예술이 키치가 될 수 있으며, 오늘날의 키치를 미래에는 어느 특정한 시대의 시대사적 문서와 증거로서 흥미롭게 여기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후세에야 비로소 정의할 수 있는 예술장르나 예술경향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책에서 다룬 독특한 분야는 바로 키치아트이다. 쉽게 말하면 아류, 저속한 복제와 동일시되는 키치와 그것을 넘어서 예술로 승화시킨 키치아트가 있다는 얘기다. 키치아트의 출현 동기는 이렇다. 키치아트는 키치와 차별화하기 위해서 키치조차 취급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키치적 분위기를 이용한 ‘키치적 방법’을 통해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여 그들은 진짜 키치를 폭로하고 조롱하여 이로부터 예술작품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통속적이고 포르노그래피적인 것뿐만 아니라 진부한 것을 도입하여 예술로 고양시킨 키치아트는 언뜻 보면 진짜 키치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아 있다. 엘리트적 예술개념을 철저히 배격하는 키치아트는 대중이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소재를 골라 예술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존미술의 정제된 모습을 염두에 둘 때 이것에 대한 하나의 반발로서 키치의 이념은 설득력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