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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허리는 왜 잘록해졌을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우리나라에 ‘개미 허리’라는 옛이야기가 있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 이야기의 원래 제목은 ‘개미와 토끼’로, 개미 허리가 잘록해진 까닭에 대한 유래담 성격의 옛이야기다. 《옛날이야기꾸러미 I》(집문당, 2003), 《이무기가 살려준 친구》(창비, 1990) 같은 옛이야기 모음집에는 더러 속해 있었지만, 단독으로 그림책으로 엮인 것은 이번이 처음! 개미 허리가 가늘어진 까닭은 이 이야기보다, 개미와 메뚜기와 물새의 생김새에 대한 유래담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개미가 부지런해진 까닭, 허리가 가늘어진 까닭, 땅속에 집을 짓고 살게 된 까닭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이야기 구성이 더욱 탄탄하여 책으로 만들게 되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옛이야기 그림책 《개미허리》 우리 옛이야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엮는다는 취지로 기획된 국민서관 ‘옛날옛적에’ 시리즈는, 지금까지 《훨훨 간다》, 《호랑이와 곶감》, 《해님달님》, 《도깨비와 범벅 장수》, 《의좋은 형제》 등 모두 다섯 권의 책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미국, 일본, 독일 등 각국으로 수출되거나, 한국출판문화 대상을 받거나,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때는 ‘한국을 빛내는 그림책 100선’에 뽑히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개미 허리》는 이러한 ‘옛날옛적에’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옛이야기 그림책 시장에 또 한 번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만한 모던한 그림책이다. 최근 어린이 책 시장에 옛이야기 그림책 붐이 일었지만, 국민서관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책과 차별화된 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을 준비해 왔다. 특히 신선한 이야깃감을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껏 책으로 선보이지 못한 수많은 옛이야기들이 역사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숨은 이야기를 찾아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옛이야기 그림책을 펴내는 이들의 의무라고 생각하기에, 국민서관은 ‘개미 허리’ 같은 소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수채화로 만나는 새로운 그림책 세상 이 책은 옛이야기 앞에 서면 상상력이 벼락처럼 쏟아진다고 말하는, 옛이야기 예찬론자 이종미의 작품이다. 그림책을 만들 때마다 그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림 기법을 찾아내어 그리는 이종미는, 《해님달님》에서 털 있는 동물, 호랑이를 종이 위에 살려 내기 위해 점묘법을 사용한 데 이어, 이 책에서는 ‘개미 허리’가 지닌 유쾌함, 발랄함을 살리기 위해 수채화를 시도했다. 물 한 방울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림 느낌이 확연히 달라져 작업이 지난할 수밖에 없기에, 기존 그림책에서는 엿볼 수 없던 화법이다. 새로운 화법은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그림책 세상을 선물한다. 여기에 《우리 몸의 구멍》, 《똥은 참 대단해》 등으로 영유아 지식정보책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작가 허은미의 글이 더해졌다. 수년 동안 어린이 책 편집자, 번역가, 작가로 활발히 활동해 온 경험이 녹아 있어,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글이 탄생되었다. 치밀하게 계산된 글과 그림 덕분에 《개미 허리》는 리듬감 있는 그림책이 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토끼 피를 먹으며 띵까띵까 천진난만하게 놀다가 밥 한 덩이에 삶의 터전을 버리고 토끼를 떠나는 개미들의 어리석음과 순진무구함, 개미들에게 늘 당하고 살다가 결국은 꾀를 내어 개미에게 복수하는 토끼의 재치와 익살스러움이 잘 살아 있다. 이야기 속 개미와 토끼, 누구도 나쁘지 않다. 이들을 보고 있자면 자꾸 웃음이 난다. 옛이야기는 본래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만든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이 보고 듣고 한바탕 신나게 웃으면, 이 책의 본분은 다 한 것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