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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정 (sbbonzi@yes24.com)
붓과 물감을 이용한 스크래치 기법으로 달과 토끼, 우주비행사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그린 『우주비행사와 토끼』는 아름다운 달나라에 살고 있는 토끼 이야기이다. 그러나 달은 사람이 살 만한 공간이 아닌 것이 사실이고 또한 떡방아를 찧는 토끼가 산다는 것은 더더욱 거짓이다. 하지만 작가는 달과 토끼라는 주제로 첨단 과학과 전래 동화를 만나게 하여 늘 싸우고 더 많이 차지하려고 하는 인간의 탐욕을 돌아보게 한다.
밤하늘에 떠 있는 달 속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 옹기종이 모여 사는 토끼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단연 숨바꼭질이다. 달에는 구멍이 많아서 숨기에 아주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깊은 구멍이 많아도 워낙 귀가 쫑긋 긴 토끼들은 이내 들키고 만다. 토끼들은 그렇게 쉽게 들키는 숨바꼭질이 싫증나면 엄마 토끼를 졸라 파란별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파란별 지구에 사는 아이들 이야기며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무서운 공룡 이야기를 재미나게 듣는다. 그러나 아기 토끼들이 숨바꼭질보다도, 파란별 지구 이야기보다도 더 좋아하는 것은 거의 매일 팡팡하며 터지는 지구의 불꽃놀이이다. 가지각색 빛깔의 불꽃 놀이는 정말 환상적이고 매력적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리 모자를 쓴 비행사가 달나라를 찾아왔다. 우주 비행사는 달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며 신기한 돌멩이도 구해가고 토끼들과 숨바꼭질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토끼들과 함께 지구의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그들에게 충격적인 말을 전해준다. “저건 불꽃놀이가 아니야. 사람들이 서로 땅을 갖겠다고 싸우는 거지.” “같이 뛰며 노는 땅인데 내 땅 네 땅이 어디 있어요?” “그러면 여기는 누구의 땅도 아니니깐 여기에 와서 살라고 해요.” 그러나 우주 비행사 아저씨가 들려준 말은 그 사람들이 여기에 오면 금을 긋고 울타리를 치고 분화구마다 이름을 달며 서로 땅을 차지하려고 싸울 거라고 한다. 지구로 돌아온 우주 비행사는 달에는 토끼도 없고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라는 보고를 한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집에 돌아가 어린 딸의 물음에 아름다운 달나라에는 정말로 토끼가 살고 있다며 토끼들과 즐겁게 보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마도 우주 비행사는 어린 딸에게 욕심 없이 사는 달나라 토끼들의 고운 마음씨를 가르쳐주고 싶었던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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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한 토끼가 외쳤어요.
"야, 지구에서 불꽃 놀이 한다! 아저씨, 같이 구경해요." 토끼들이 모두 신이 나서 손뼉을 쳤습니다. 하지만 우주비행사는 갑자기 화가 난 것 같았어요. "저건 불꽃놀이가 아니야. 사람들이 서로 땅을 갖겠다고 싸우는 거지." "같이 뛰어 노는 땅인데 내 땅 네 땅이 어디 있어요?" "그러면 여기는 누구의 땅도 아니니까 여기에 와서 살라고 해요." "사람들이 달에 오면 금을 긋고, 울타리를 치고, 분화구마다 이름을 달거야." "우와, 재미있겠네요." "아니, 너희들을 쫓아내고 서로 땅을 차지하려고 여기에서도 싸울거야." --- pp.19-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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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그림책
『우주비행사와 토끼』, 첨단과학과 전래동화의 주인공이 만나는재치있는 이야기가 더 많이 차지하려고 늘 싸우는 우리의 모습을 조용히 돌아보게 해줍니다. 나아가서 자연이 인간의 소유물이 될 수 있는가하는 심오한 사유로까지 인도합니다.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으면서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적절한 이야기 구성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작가 안순혜는 이만큼 해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안경환이 개발한 스크래치 기법은 이야기의 환타지적 분위기를 더욱 돋구어주고, 글과 함께, 붓과 물감을 이용한 미술 표현으로는 어려웠을 독창적인 그림책 세계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