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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색칠 공주
2. 꼬리를 문 뱀 3. 첫 번째 내기 4. 머리 없는 아이 5. 장미와 전갈 6. 다시 찾은 구미호 시장 7. 두 번째 내기 8. 밝혀지는 진실 9. 다른 세상 10. 박수 소리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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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
“뭐가 이상해?” “너 어제 지하철에서 무슨 일 있었던 거지? 겨우 5분이었지만 넌 분명 머리 칸에 없었어. 찾고 또 찾았다고. 그런데도 넌 보이질 않았어.” “아니라고 했잖아! 너 겁주려고 일부러 숨었던 거라니까!” “거짓말. 어제 블로그 친구들이랑 채팅을 했어. 그러다 알게 됐어. 귀신을 보고 말을 나눌 때는 언제나 혼자란 걸. 곁에 누군가가 있어도 그 광경을 보지 못한대. 마치 눈 깜빡할 사이에 말을 나누는 것처럼. 그러니 시장 또한 그런 거겠지. 맞지? 너 어제 구미호 시장에 간 거지?” --- p.42 ‘진이처럼 인기가 많았다면 내기 따윈 안 했을 텐데.’ 은채는 세면기를 손으로 짚으며 고개를 숙였다. 무거워진 머리가 거울에 닿았다. 그러고 있노라니 어젯밤 선하의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놀랄 정도로 많았다. 숨겨진 이야기가. 내기를 하기 전이었다면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을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건 대부분 진짜였다. 경험을 해 봤기에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두려웠다. --- p.53 그건 아주 기이한 느낌을 자아냈다. 덜컹거리는 지하철 탓에 사람들은 흔들리고 있는데 은채만이 못 박힌 듯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꼿꼿이 선 채로 입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분명 구미호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리라. 은채는 소름이 돋았다. 저도 모르게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러다 확,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은채는 캠코더 버튼을 눌러 영상을 멈췄다. 방금 자신이 알아차린 것이 맞는지 알고 싶었다. 조심스레 눈을 들어 은채는 진이를 바라봤다. 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네 얼굴 점점 흐려지고 있어.’ --- p.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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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채는 반에서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선하 말고는 없다. 학기 초만 해도 몇 명이나 있었지만 그 애들이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성격까지 좋은 진이와 친해지면서 은채에게는 더 이상 말도 걸지 않는다. 그런데 유일한 단짝 친구인 선하마저 ‘귀신 지하철’에 관한 소문을 공유하며 진이와 친하게 지내자 은채는 분통이 터져 참을 수가 없다. 결국 ‘귀신 지하철’ 의 비밀을 직접 밝혀내 선하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의 환심을 사겠다고 마음먹은 은채는 4시 44분에 들어오는 ‘귀신 지하철’을 타게 되고, 거기서 만난 구미호와 바르기만 하면 모두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립밤을 걸고 내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내기엔 무시무시한 대가가 숨겨져 있는데……. 과연 은채는 립밤으로 친구들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구미호가 말하지 않은 이 내기의 대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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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친구는 누구일까?
위험천만한 구미호와의 내기가 던지는 우정에 대한 경고 『귀신 지하철 4시 44분』의 주인공 은채는 같은 학년 여자아이들 중에서도 예쁜 얼굴로 손꼽혀 작년까지만 해도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아이였다. 그러나 6학년이 되자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심지어 성격까지 좋은 진이가 나타나 은채의 인기와 친구를 모조리 빼앗아 버렸다. 졸지에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린 은채는 진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의 틈에 끼지 못하고 주변에서 겉돌기만 한다. 심지어 은채의 단짝 친구인 선하마저 진이와 친하게 지내며 귀신이 나타난다는 ‘귀신 지하철’에 관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 원래 인기 있던 진이가 흥미로운 ‘귀신 지하철’ 이야기까지 들고 오자 아이들은 은채는 안중에도 없이 진이에게만 관심을 보인다. 은채는 자신이 ‘귀신 지하철’의 진실을 밝혀내기만 하면 진이는 물론 진이를 따라다니던 다른 아이들의 콧대도 납작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직접 ‘귀신 지하철’을 탄다. 그곳에서 만난 구미호는 바르기만 하면 모두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립밤을 걸고 내기를 하자고 하고 은채는 해서는 안 될 내기를 시작하고 만다. 『귀신 지하철 4시 44분』은 ‘귀신이 나오는 지하철’, ‘구미호와의 내기’, ‘머리 없는 아이’ 등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소재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친구들 사이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 관계의 우위를 점하고 싶은 한 소녀의 욕망을 찾아볼 수 있다. 은채는 친구들을 ‘소통’하는 대상이 아닌 ‘소유’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이 소유한 친구는 자기 뜻대로 움직이고 자신하고만 친하게 지내길 바란다. 은채에게 친구는 많이 ‘소유’하면 소유할수록 좋은 대상에 불과하고, 최대한 많이 소유하기 위해 그들의 관심을 얻으려 한다. 결국 은채는 친구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귀신 지하철’을 찾아 나서고 친구를 걸고 구미호와 내기까지 한다. 어쩌면 이 동화를 읽으며 귀신이나 구미호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친구를 ‘마주 보는’ 대상이 아닌 ‘소유’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은채의 비뚤어진 욕망이 아닐까. ‘진정한 친구’의 개념을 모른 채 그저 또래의 선망을 받고 인기를 얻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귀신 지하철 4시 44분』을 권해 보자. 이 동화는 ‘위험천만한 구미호와의 내기’라는 흥미롭고도 무서운 소재를 통해 우리가 진짜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무엇인지, 우리 곁에 오래도록 남을 ‘진정한 친구’는 누구인지 자연스럽게 일깨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