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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테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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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바사니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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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금테 안경 007

옮긴이의 말 145
조르조 바사니 연보 149
추천의 말_안젤로 조에 157
조르조 바사니 『페라라 소설』을 펴내며_김운찬 163
페라라 지도 166

저자 소개 2

조르조 바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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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gio Bassani

1916년 3월 4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난다. 부유한 유대인 집안 출신으로, 유년기와 청년기를 페라라에서 보낸다. 1934년 볼로냐 대학 문학부에 입학해 미술사가 로베르토 론기에게서 수학한다. 대표적인 반파시즘 지식인 베네데토 크로체의 글에 심취해 있던 대학 시절, 페라라의 일간지 『코리에레 파다노』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1938년 반유대주의적 인종법이 선포될 무렵부터 반파시즘 활동에 참여하다 1943년 체포되어 구금된다. 무솔리니가 실각하면서 풀려난 뒤 로마에 정착한다. 이차대전 후에는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가는 동시에, 당대를 풍미한 문예지 『보테게 오
1916년 3월 4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난다. 부유한 유대인 집안 출신으로, 유년기와 청년기를 페라라에서 보낸다. 1934년 볼로냐 대학 문학부에 입학해 미술사가 로베르토 론기에게서 수학한다. 대표적인 반파시즘 지식인 베네데토 크로체의 글에 심취해 있던 대학 시절, 페라라의 일간지 『코리에레 파다노』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1938년 반유대주의적 인종법이 선포될 무렵부터 반파시즘 활동에 참여하다 1943년 체포되어 구금된다. 무솔리니가 실각하면서 풀려난 뒤 로마에 정착한다. 이차대전 후에는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나가는 동시에, 당대를 풍미한 문예지 『보테게 오스쿠레』 『파라고네』, 그리고 펠트리넬리 출판사의 편집장으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

바사니 문학의 원천은 ‘페라라’와 ‘유대인’이다. 작품 대부분이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 집권기를 전후한 페라라가 무대다. 혹독한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부르주아 의식의 혼란상을 파헤치는 예리한 묘사, 영화적?회화적 장면 구성, 증언담에 가까운 독특한 반직접화법, 역사와 집단으로부터 모욕당한 개인의 의식을 포착해낸 서정적인 문체로써 페라라의 역사와 일상을 정치하게 그려내어, 페라라 유대인 공동체의 증인이자 ‘기억의 작가’로 불리며 20세기 이탈리아 문학의 대표 작가가 된다.

바사니 문학의 결정판은 일명 ‘페라라 소설 연작’으로 불리는 작품들의 모음집인 『페라라 소설』(1980)이다. 이전에 따로 출판했던 여섯 권의 책-『성벽 안에서』(1956, 스트레가 상), 『금테 안경』(1958), 『핀치콘티니가의 정원』(1962, 비아레조 상), 『문 뒤에서』(1964), 『왜가리』(1968, 캄피엘로 상), 『건초 냄새』(1972)-을 한데 모아 펴낸 것으로, 무대는 같으나 스포트라이트가 여러 인물에게 돌아가며 비춰지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파시즘 치하의 페라라가 지닌 역사적 면면을 거울놀이하듯 눈부시게 비춘다. 이 가운데 단편 「1943년 어느 날 밤」과 『금테 안경』 『핀치콘티니가의 정원』은 모두 영화로도 만들어진다. 소설 외에도 다수의 시집을 출간한 바사니는 1982년 『운율 있는 시와 없는 시』로 바구타 상을 수상한다. 2000년 4월 로마에서 생을 마치고 페라라의 유대인 묘지에 안장된다.

조르조 바사니의 다른 상품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이탈리아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인문·문학·예술·종교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가재걸음』 『적을 만들다』 『60개의 이야기』 『금테 안경』 『눈물을 만드는 사람』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지구의 미래』 『깊은 곳의 빛』 『악령에 사로잡히다』 『전염의 시대를 생각한다』 『나는 침묵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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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72g | 120*188*20mm
ISBN13
9788954641111

책 속으로

오후 두시나 세시가 지나서 아드리아 해의 빛깔이 어떤지 보셨을 테지요. 파랗다 못해 검은빛으로 변합니다. 즉 눈부실 게 없어요. 수면은 태양광을 반사하기보다는 흡수해버리지요…… 나는 식사 끝나기 무섭게 해변으로 돌아옵니다. 오후 두시. 경건한 평화 속에서 우리의 신성한 아드리아 해변을 만끽하기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순간은 없으니까요! --- p.70

매우 가까운 장래에 그들, 이교도들은 칠팔십 년 전에야 마침내 우리가 벗어났던 참담한 중세 구역의 구불구불한 좁은 길에다 또다시 우리를 떼거리로 몰아넣으려 할 것이다. 우리는 겁먹은 많은 짐승들처럼 철책 뒤에 차곡차곡 쌓일 것이고, 거기서 절대 탈출할 수 없을 것이다. --- p.111~2

인간에게도 다분히 동물성이 존재하는데, 과연 인간이 복종할 수 있을까? 동물이라는 것을, 단지 한 마리의 동물임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p.123

이봐, 내 소중한 친구,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게 훨씬 더 인간다운 거야. 왜 거부하고, 왜 맞서야 하지?…… 이 모자…… 이 외투…… 내 분신이나 다름없는 이 안경이 없는 나를 상상할 수 있겠어? 그런데도 이렇게 입는 것이 너무 우스꽝스럽고 기괴하고 터무니없게 여겨지는 거야! 오, 그래, 온 곳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이 상황을 말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할 순 없어. 정말이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고! --- p.124~5

지난 두 달 동안 내게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고독감이 바로 그 순간 한층 더 심해졌다. 총체적이며 결정적이었다. 나는 나의 유배지에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 p.142

출판사 리뷰

두 개의 소외, 하나의 운명

‘기억의 작가’ ‘페라라의 작가’로 불리는 20세기 이탈리아 문학의 숨은 거장 조르조 바사니(Giorgio Bassani, 1916~2000)의 1958년작. 단편집 『성벽 안에서―페라라의 다섯 이야기』, 장편소설 『핀치콘티니가의 정원』과 함께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바사니의 경장편 소설이다.

『금테 안경』을 두고 이탈리아 작가 엘사 모란테는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설의 하나”라 했고, 알베르토 모라비아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이고, 아마도 바사니의 최고작일 것”이라 극찬했으며, 안드레아 카밀레리는 2000년 바사니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페라라의 위대한 작가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꼽았다. 또한 이탈로 칼비노는 이 작품을 읽은 직후 프랑스 세유Seuil 출판사의 프랑수아 발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사니를 “요사이 등장한 이탈리아 작가 가운데 가장 수준 높은 작가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베네치아 출신으로 페라라에 정착해 성공한 의사 아토스 파디가티다. 교양 있고 온화한 예술 애호가인 중년의 신사 파디가티는 페라라 시민들의 존경을 받으며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금테 안경’은 성공한 부르주아 파디가티의 상징물이다). 그러다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한 젊은이에게 공개적으로 수모를 겪으면서 한순간에 인생이 바뀌게 된다. 작가 자신으로 보이는 서술자 ‘나’는 페라라에 사는 유대인으로 볼로냐 대학에 다니던 시절을 회상하며 주인공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외면하는 파디가티에게 연민을 느끼고 친구가 되는데, ‘다름’과 ‘소수’를 인정하지 않는 세계에서 그 둘은 비슷한 처지에 있었기 때문이다.

탐미적 형식미, 네오리얼리즘의 진수

『금테 안경』은 바사니 문학의 형식적 완결성을 아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한편에 파시즘 시대의 역사와 부르주아사회의 일상이 포개져 있고, 다른 한편에 유대인 ‘나’의 이야기와 동성애자 의사 파디가티의 이야기가 병치되어 있다. 역사와 일상, 유대인과 동성애자는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처럼 작용한다.

페라라 부르주아사회의 중심에 있던 두 사람(동성애자와 유대인)은 어느 날 갑자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과 마주한다. 때는 반유대주의적 인종법 시행을 앞둔 1937년이다. 무솔리니의 파시즘 체제가 들어선 1921년 이후 위기를 예감하기는커녕 파시즘에 동조하며 안일하게 살아가던 유대인 공동체는 갑작스레 배신감과 당혹감에 휩싸인다. 유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지는 과정과 동성애자 의사에 대한 잠복해 있던 경멸감이 폭발하는 과정이 두 개의 톱니바퀴처럼 기묘하게 맞물려 돌아간다. 종국에 반유대주의라는 광기로 치닫게 되는 일상 속 파시즘의 징후는 동성애자에 대한 위선적 태도에 이미 나타나 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 공간은 소설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데, 이는 바사니 문학 전반의 특징이다. 페라라와 볼로냐를 오가다가 아드리아 해안의 리초네로, 마지막에 다시 페라라로 돌아오는 장소 변화는 이야기 전개의 전환점이 된다. 평온한 일상에서 시작해 페라라-볼로냐 왕복 기차에서 서서히 긴장이 고조되고, 해변 휴양지 리초네에서 갈등이 폭발한다. 그러다 다시 페라라로 돌아왔을 때, 두 타자에게 이 도시는 낯설고 혹독한 곳으로 변해 있다. 광장과 거리, 성당과 영화관 등 지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실적인 묘사는 도시의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게 하며, 길 잃은 개와 함께 거니는 어두운 밤거리, 파디가티에게 유일한 위안인 아드리아 해의 검푸른 바다는 비극적 운명을 암시한다.

하지만 바사니의 문체는 결코 음울하지 않다. 격정도 눈물도 없다. 오히려 차분하고 담담하다. 이 작품의 주조음은 슬픔과 절망이 아니라 고독과 침묵이다. 정교한 플롯과 영화적 미장센, 격조 높은 심미적 묘사를 통해 바사니는 파시즘 시대의 일상을, 부르주아사회의 속물적 이면을, 그 안에서 숨죽이며 살아가는 소외된 자의 고독한 내면을 서정적이고 애상적으로 그려낸다. 주인공이 바라보는 검푸른 아드리아 해처럼, 아름다움 속에 죽음이 있고 그 죽음 속에 자유가 있다는 점에서 『금테 안경』은 바사니 문학 가운데 가장 탐미적인 작품이다.

※ 『금테 안경』은 1987년 줄리아노 몬탈도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진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과 영화 〈시네마 천국〉 〈일 포스티노〉로 유명한 프랑스 국민배우 필리프 누아레의 애상적인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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