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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울 속의 불꽃놀이
생을 염색하다 백송(白松) 석모도 별리(別離) 내 등 뒤에서 우는 섬 봄이 오는 양수리 인내의 흔적은 줄로 남는다 낯선 길에 눕다 흔적 지우기 눈물 비를 기다리는 달팽이 길은 순대 이미지로 뻗어 있다 만년설 연가(戀歌) 어머니의 불씨 인사동 다기(茶器) 전시장에서 뭉크라는 이름 붙여준 태풍 산수유꽃 따뜻한 눈물을 위하여 가시연꽃 내 어머니 2. 푸른 생의 비밀을 여는 시간에 백야제(白夜祭) 생명 연습 열쇠 적조주의보 안개꽃 만년설 숯가마 체험장에서 겨울비 떠나가다 불면을 파는 편의점 전광판은 푸른 바다처럼 출렁인다 옥색 화병 버려진 서랍의 노래 빙점(氷點)을 살아가다 단풍잎도 때로는 꿈을 꾼다 정릉 숲의 빗소리 화분論 관음죽을 바라보며 3. 물방울로 마침표를 찍는다 희망의 나이테를 세어 보다 배꼽에 관한 단상 매에게 새 풍경 속에 길을 놓치다 숨은 꽃 햇살무늬는 따뜻한 가슴을 닮아 있다 견고한 뼈를 위한 노래 여름의 표정 베수비오 화산 내 가슴속 뿔새피리 소리 한강의 얼굴을 보다 대웅보전으로 오르며 삶의 흔적 부레옥잠 겨울 수선화 마로니에 나무는 말하네 내 열망의 깃털 하나 물방울로 마침표를 찍는다 상처를 위하여 백련지(自運池) 얼음꽃 북한산 연가 그대 이름으로 호랑가시나무 빈집 물속의 의자 하나 │해설│ 가열함, 그 동일성 지향·강희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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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꽃
층층이 고운 마음의 무늬처럼 세상을 열 때 진실로 아름다움 속에서만 피어나던 꽃 어디 있느냐 나의 숨은 꽃아 잃어버린 너를 찾기 위하여 길 없는 길과 온 숲을 헤매던 우리들의 놀이를 끝내야 할 시간 어둠으로 샷터를 내리면 빌딩은 갇히고 밤마다 낙화하던 우리의 가난한 희망이 몇 개의 별들로 끈질긴 삶의 거미줄에 눈물날개 서러운 꿈처럼 걸려있는 것을 삶의 무거운 중심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던 고독한 몸부림을 너는 아느냐 태풍 바트가 북상하면서 폭풍과 비바람에 제 몸을 꺾는 나무들처럼 침묵의 뿌릴로 뻗어가던 도시에 어딘가에 스스로 다스리지 못한 허욕 때문에 녹슬어가던 영혼이 검은 울음으로 무섭게 울어가는 밤 숨은 꽃아 너는 어디서 듣고 있느냐. --- p.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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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심 시인의 총체적 지향은 본원적인 세계로 가는 것이고 그것은 고행의 터널을 지나서 가는 길이고 그런 만큼 기다림과 인종의 묵묵한 보행이 필요한 일이다. 그 인식에 있어서는 비극적이지만 시인은 동일성의 시학이라는 방법 안에서 그의 실존적 활로를 열어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여타의 측면과 세계에도 여러 갈래 닿아 있다고 보지만 필자의 기호에 닿는 쪽은 그의 가열함과 몸부림이다. 그 가열함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강희근(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