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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문고판
정채봉
샘터 200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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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
찾습니다/ 선택/ 자기 안경/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내 자리에서 찾은 행복/ 나비와 누에/ 희망의 주소/ 어부와 아이의 대화/ 제비와 박쥐/ 아홉고개/ 바닷가에서/ 바야싯의 고백/ 맛을 안다/ 미안해/ 내 마음의 고삐

2장
사람을 볼 때/ 느낌표를 찾아서/ 선물/ 아름다운 이별/ 길들이기/ 왜 갈비뼈지요?/ 어떤 주례사/ 그 조제/ 우리 집, 그리고 우리들/ 이별 전담꾼/ 새맛나/ 빨간 주머니 노란 주머니/ 지금에 산다/ 당신의 극장/ 나이치레/ 보이지 않는 마약/ 돌아온 소원/ 반짇고리 안의 반란

3장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모래알 한가운데/ 족제비에 대한 명상/ 파도결에 심은 말/ 나는 누구인가/ 고요한 힘/ 환상의 섬/ 너는 누구인가?/ 멋쟁이와 별무/ 소녀의 기도/ 담요 속/ 망원경과 현미경/ 어떤 처방/먹느냐, 먹히느냐/ 하루땅/ 당신의 극/ 두갈래 길/ 어떤 한담/ 비망록/ 실패의 조건/ 객담/ 두고 보자/ 막차조차 타지 못하는 사람/ 대행자들/ 지혜의 방

4장
바람과 등불/ 솎아주기/ 세 친구/ 이상한 과일/ 죽은 연못/ 평화의 무기/ 급살병/ 어느 날의 일기/ 세상에서 크다는 것, 그리고 작다는 것/ 제발 저리는 사람들/ 한바퀴/ 모래알 유혹/ 오늘의 물귀신들/ 마주보기/ 어리석은 자의 내일/ 아름다운 형제/ 어쩔 수 없는 사람/ 어머니와 딸/ 아들의 불행, 딸의 행복/ 쫓겨가는 사람들/ 소리 없는 소리/ 자루 팔자

저자 소개 1

丁埰琫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 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1946년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꽃다발〉로 당선의 영예를 안고 등단했다. 그 후 대한민국문학상(1983), 새싹문화상(1986), 한국불교아동문학상(1989), 동국문학상(1991), 세종아동문학상(1992), 소천아동문학상(2000)을 수상했다.

‘성인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용어를 만들어 냈으며 한국 동화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동화집 『물에서 나
온 새』가 독일에서, 『오세암』은 프랑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마해송, 이원수로 이어지는 아동 문학의
전통을 잇는 인물로 평가받으며 모교인 동국대, 문학아카데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 등을 통해 숱한 후학을 길러 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동화 작가,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동국대 국문과 겸임 교수로 열정적인 활동을 하던 1998년 말에 간암이 발병했다. 죽음의 길에 섰던 그는 투병 중에도 손에서 글을 놓지 않았으며 그가 겪은 고통, 삶에 대한 의지, 자기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 『눈을 감고 보는 길』을 펴냈고, 환경 문제를 다룬 동화집 『푸른수평선은 왜 멀어지는가』, 첫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를 펴내며 마지막 문학혼을 불살랐다. 평생 소년의 마음을 잃지 않고 맑게 살았던 정채봉은 2001년 1월, 동화처럼 눈 내리는 날 짧은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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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120*170*20mm
ISBN13
9788946417274

책 속으로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거기 가면 안 된다고 타이르는데도 어느새 거기 가 있곤 한다.
거기는 때로 고향이기도 하고, 쇼 무대이기도 하고, 열차 속이기도 하고, 침대 위이기도 하다.
한때는 눈이 큰 가수한테로 달아나는 내 마음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아침이슬에 반해서 챙겨오기가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저녁노을, 겨울바다로 도망한 마음을 수습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이제 내 마음은 완전히 너한테 가 있다.
네 눈이 머무는 곳마다에 내 마음 또한 뒤지지 않는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인 것이다.
네가 자갈길을 걸으면 내 마음도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 때가 많을 것이다.
네가 가시밭에 머물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도 푸른 초원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거기에 있어야 한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 본문 중에서

느낌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무엇을 보거나 ‘그렇지 뭐’로 시들하게 생각하는 사람.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도 신록의 나뭇잎을 대해도 쌍무지개가 떠도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
파란 하늘을 보고 감탄하는 친구를 보거나 하면 ‘원 저렇게 감정이 헤퍼서야’ 하고 혀를 차는 사람이었다.
이 집(사람)에 사는 느낌표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렇게 쓰지 않으면 삭아 없어지고 말 것이 자명한 이치가 아닌가.’
느낌표는 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도 이 집을 탈출하여야겠다고 별렀다. 그러다가 어느 비오는 날 밤, 마침내 느낌표는 이 사람한테서 떠나 버렸다.
느낌표가 빠져나간 줄도 모르고 있던 이 사람은 권태와 식욕부진에서 조울증으로 점차 발전했다.
보다 못해 가족들이 그를 데리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
그를 진찰한 의사가 처방을 일러 주었다.
“감동을 회복하시오. 무엇을 보거나 오, 하고 놀라고 아, 하고 감탄하시오. 그리하면 당신의 기력은 쉬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에게는 느낌표가 달아나고 없었다.
그는 느낌표를 찾아 유명산으로 갔다. 유명극장으로도 가고 유명바닷가로도 갔다. 그러나 그의 느낌표는 그 어느 유명한 곳에도 있지 않았다.
그는 집으로 터벅터벅 돌아왔다. 목욕을 하고 한숨 잠을 자고 일어나니 문창호에 새하얀 빛이 스며들어와 있었다. 문을 열은 그는 순간 숨을 멈추었다. 그가 잠든 사이에 온 첫눈이 담장이고 마당이고를 살짝 덮고 있는 것이었다.
“오!”
바로 거기에 그의 느낌표가 숨어 있지 않은가.
“!”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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