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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방귀 스타
새벽 세 시 은희의 방에서 생긴 일 |
李賢周, 관옥(觀玉), 이오(二吾), 이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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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렇소. 젊은이는 누군데?” “아, 예. 저, 서울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왔습니다.” “텔레비전?” “예.” “엠비시여? 케비시여?” “엠비에스예요.” “그럼, 수동이 갸가 텔레비전에 나온단 말이여?” “글쎄요, 그 일로 우선 좀 알아보려고 왔어요.” “아, 알겠다. 그러니까, 그 뭐시냐. 꼬마들 솜씨 자랑인가 뭔가에 우리 수동이 방귀 솜씨 구경시킬려구 오신 거 아니우?” “맞습니다.” “수동이가 방귀 잘 뀐다는 소문이 서울까지 났소?” --- 본문 중에서 #.2 무얼 잘하라는 말인가? 방귀 잘 뀌라는 거다. 스컹크라고 놀려 대면서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던 어른들이……. 텔레비전에 나오기만 하면 뭐든지 다 좋다는 건가? 수동이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어머니랑 서울 나들이 가는 게 그냥 좋기만 할 뿐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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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킹? 나도 스타가 될 수 있어요!
요즘 텔레비전에서 방영하는 인기 프로그램 중에 평범한 사람들의 별난 재주를 구경하고 평가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스타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일반인들이 펼치는 장기자랑은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지요. 하지만 전혀 재주 같지 않은 재주를 들고 나와 장기를 선보이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 사람은 왜 나왔지? 저것도 재주라고…… 쯧쯧.’ 남보다 뛰어난 재주라 할지라도 기존에 이미 선보였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재주를 선보이면 어느 새 채널을 돌리거나 출연자에게 야유를 쏟기도 해요. 누구의 재주가 뛰어난지, 신기한 재주가 무엇인지 점점 더 강하고 자극적인 것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거예요. 점점 획일화된 잣대로만 사람을, 재주를 판단하는 것이지요. 비록 평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재주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웃게 해준다면 그 또한 특별한 재주이고 능력임을 우리는 왜 잊고 사는 걸까요? 시골마을의 평범한 아이 수동이가 방귀 뀌는 재주로 텔레비전에 출연을 한다고 해요. 누구나 뀌는 방귀가 무슨 재주냐고, 더럽고 지저분하다고 놀리지 말고, 우리를 얼마나 즐겁게 해줄지 마음을 열고 수동이의 재주를 지켜보기로 해요. ◆◇◆ 박수동, 방귀 뀌는 재주로 텔레비전에 나오다! “에구, 창피해. 저 녀석이 동네 망신 다 시키잖아? 방귀 뀌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스컹크 그놈이 텔레비전에 나가 방귀로 노래를 부른다며?” “수동이 그 녀석, 열심히 방귀를 뀌어대더니 그예 일냈군, 일냈어!” 왜 사람들은 자기들도 방귀를 뀌면서 내가 방귀를 뀌면 야단들일까? 남보다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듯이, 방귀를 좀 잘 뀌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나? 수동이의 별명은 스컹크예요. 아무데서나 마음먹은 대로 방귀를 뀌어댈 수 있어서 붙은 별명이랍니다. 조금만 서운하게 하거나 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엉덩이를 들이대고 방귀를 뀌어 사람들을 골탕 먹이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기도 하지요. 마을 사람들을 골탕 먹이는 수동이의 이 방귀에도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볶은 콩! 볶은 콩이 없다면 수동이의 천하무적 방귀도 아무런 쓸모가 없었어요.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수동이 외에 없답니다. 방귀만 뿡뿡 뀌어대는 것이 무슨 큰 장기라고 서울 방송국에서 수동이를 장기자랑 프로그램에 내보내자며 찾아옵니다. 마을 사람들의 은근한 성원 속에 수동이는 방송 출연을 하게 돼요. 드디어 방송이 있는 날, 아침 일찍부터 새 옷을 입고 서둘렀던 통에 수동이는 방귀를 만들어 주는 비밀 음식인 볶은 콩을 챙겨오지 못하고 말았어요. 볶은 콩이 없으면 방귀를 뀌지 못하는 수동이는 전전긍긍 고민하다가 다행히 방송국 아저씨가 준 땅콩이 든 달콤한 초콜릿 덕분에 위기를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초콜릿이 수동이를 곤란하게 만들 줄이야……. 무대에 오른 수동이는 보통 때처럼 방귀를 뀌며 사람들을 웃기기 시작했어요. 수동이의 방귀가 이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뒤집어질 듯이 웃으며 즐거워했어요. 마지막으로 방귀로 노래를 부르는 시간. 조금 전부터 속이 이상했던 수동이는 결국 방귀와 함께 설사까지 하게 되었어요. 이 광경을 지켜 본 사람들은 크게 웃으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답니다. 그러나 바지에 설사를 한 수동이는 그날 최고 인기상을 받아 푸짐한 상품까지 챙겨서 마을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방귀 뀌는 게 무슨 재주냐고 놀리는 사람들에게 ‘남보다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방귀를 잘 뀌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수동이의 말을 통해, 재주라는 것이 운동을 잘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처럼 획일화된 기준과 잣대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한 재주라도 그것을 남보다 잘할 수 있다면 놀리고 웃을 일이 아니라 재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도록 하는 이야기랍니다. ◆◇◆ 새벽 세 시, 은희의 방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여기 금덩어리가 있고, 저기 돌멩이가 있는데 둘 가운데 하나만 잡으라고 할 때 누구나 금덩어리를 집겠지요. 돌보다 금이 더 값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잡을 것과 버릴 것을 제대로 알려면, 무엇이 더 값지고 무엇이 덜 값진지를 헤아려 알아야 합니다. 『새벽 세 시, 은희의 방에서 생긴 일』은 저자가 40여년 전에 쓴 글로, 바로 이러한 가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은희의 방에 장식되어 있던 박제된 사슴이 새벽 세 시에 깨어나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은희는 사슴을 구하기 위해 의사, 선생님, 목사님을 차례차례 만나고 도움을 구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사슴을 구하지는 못했어요. 사람들의 욕심과 이기로 박제된 사슴을 구하기 위해 은희는 결국 자신이 나서서 사슴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새벽 세 시, 은희의 방에서 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지 상상력 가득한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