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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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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ke Inui ,いぬい るか,乾 ル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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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면 늘 손에 땀이 흥건히 젖는다. 돌아오는 소리라고는 “자네, 왜 그렇게 쭈뼛거리는 건가?” 졸업한 지 반년이나 지났건만, 취업에 실패했다. 전부 다 버리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다.---「1호실 다카하시 신이치」중에서
삼십 년 가까이 남자 손 한 번 잡아 본 적이 없는 모태 솔로. 그녀의 마음속에 한줄기 빛처럼 들어온 남자가 있다. 평생 해 본 적이 없는 화장도 하고 멋도 내 보지만, 어쩐지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래, 난 여자가 아니라 선어매장 직원일 뿐이다.---「2호실 이다 미쓰키」중에서 사기 전과범, 여자 등쳐먹는 제비 등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받아주는 곳 없이 하루하루 벌어먹기 힘든 현실 속에서 예전처럼 쉽게 돈 버는 편법을 취하고 싶다. 그래, 사람을 죽이는 일도 아닌데, 뭐가 어때?---「3호실 나가쿠보 게이스케」중에서 하늘을 날아오르는 파일럿이 꿈이지만 유혹에도 약하고, 체력적도 이미 한계치다. 이번 생은 그럭저럭 끝내도 되지 않을까? 내게 더 이상 희망이 있을까?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 되었다.---「4호실 히라하라 아키노리」중에서 눈에 보이는 것, 실재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 부모님의 노파심도 딱히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일어나지 않는 일을 미리 고민해 봐야 손해 아닌가? 난, 내 눈에 보이는 것만 믿을 수 있어.---「5호실 마키 마유미」중에서 적정 거리, 딱 요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는 것, 그건 나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책이야! 그게 뭐가 나쁜데? ---「6호실 요네쿠라 미치노리」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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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잃을 그대에게 보내는 위로
‘설마, 이미 늦었다고 포기한 건 아니죠?’ 테후테후장에 입주한 여섯 명의 세입자들은 저마다 결핍된 무언가가 있어 다양한 형태의 좌절을 맛본다. 시험 울렁증으로 취업에 실패하고, 태생적으로 남상인 외모를 바꿀 수 없다. 전과 기록은 지울 수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의 결격 사유가 되는 난치병이 찾아온다거나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사람들. 쉽게 풀리는 일 하나 없는 이들이 모든 건 세상 탓이라고 등을 돌려 버리는 모습마저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같은 방에 사는 유령들은 그들에게 위로는커녕 저마다 입바른 소리로 신경을 긁어 댄다. 이만한 정신력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느냐며 다친 마음에 소금을 뿌리고 질책한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자리가 있고, 그것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이루지 못할 바가 없다면서. 이 작품을 쓴 이누이 루카가 작가가 되기까지 겪었던 과정을 들여다보면 유령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묵직함이 느껴진다. 20대 중후반, 관공서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오면 늘 구직 활동을 해야지, 하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어요. 그런 제게 어머니가 ‘그렇게 움츠려 있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소설이라도 써 보지 그러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한 마디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아직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 ‘지금의 너, 있는 그대로를 믿어!’ 테후테후장에 사는 여섯 유령의 사인은 말도 안 되게 가지각색이다. 그럼에도 늘 점진적이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미련이 남은 생을 보상받으려는 듯이 더 크게 웃고, 즐기면서 산다. 같은 방에서 사는 세입자들의 고민을 그저 배부른 투정이라며 시큰둥하다. 세입자들은 현실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공감도 못하는 유령들과 다투기 일쑤다. 급기야 그들의 존재를 거부하고 밀어내지만 유령들은 그마저도 남의 일이라는 듯 웃어넘긴다. 그러고는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에게는 위로에 말을 전하고, 겉모습에 치중하는 여성에게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또 범죄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중년의 남자에게는 호된 질책을, 인간관계에 대한 의심을 품는 젊은이에게는 더불어 사는 즐거움을 알려 준다. 자신들처럼 생에 미련을 남기지 말라는 듯이, 주어진 삶에서 바닥을 칠지언정 치열하게 살라고 다그친다. 백 가지 일 중에서 좋은 일은 한두 가지뿐이지. 하지만 인간은 참 잘 만들어졌단 말씀이야. 나는 말이다, 인생에서 즐거웠던 일만 생각나. 좋은 추억 딱 하나, 머릿속에 제대로 새겨 두면 나머지 아흔아홉 가지도 그럭저럭 괜찮은 추억으로 바뀌는 법이거든, 암-본문 중에서 내가 원한 대로 배우가 되어 유명해지고, 중요한 배역을 많이 맡아도 그게 직업인 이상 힘들기는 매한가지겠지. 일이니까…… 즐겁게 놀기만 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겠어? 그러니까 돈에 가치가 있는 거라고.-본문 중에서 살아 있으니 발버둥 쳐야죠. 죽기 살기로 발버둥 쳐야죠. 히라하라 씨는 할 수 있잖아요. 아무리 좌절해도, 결국 책상에 앉아 공부할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히라하라 씨가 부러웠어요.- 본문 중에서 작가는 등장인물이 토로하는 ‘밥벌이의 어려움’을 통감하기에 이야기를 보다 현실적으로 풀어냈다. 또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면서 때에 따라서는 잔혹하고 비정하게 날을 세우지만 아직은 살 만한 세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지금을 사는 모든 이에게 상처받고, 상처 주는 일이 혼재하더라도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외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세입자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낙담하면서도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하는 유령들을 배신하지 않는다. 되레 촌철 같은 유령들의 한 마디에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살아갈 근육을 키워 나간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일을 찾아가면서 서서히 세상과 맞서 나아가려는 그들의 모습에 독자들은 큰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