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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과 2월
정원은 조용히 자라고 있지만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흙과 돌의 갈색과 회색빛 외에는 빛깔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향기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생명의 징후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원 안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비록 땅 위에는 서리가 내렸을지라도 지구의 온기가 남아 있는 저 땅 속에서는 뿌리들이 봄을 준비하고 있고 생명이 꿈틀거린다는 것을, 비록 지금은 볼품없지만 그들이 밝은 세상을 향한 모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이 시간은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이며, 여름의 정원을 설계하고, 가능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침묵과 고독 속에서 정원을 서성이며, 아직 자라지 않은 싹들이 다음 달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를 예측해보고, 어디다 무엇을 심을지를 결정하고, 땅 속에서 일어나는 씨앗과 싹의 움직임을 머리 속에 그려봅니다. 지금은 인내의 시간이며 관찰의 시간입니다. 1월과 2월은 고요한 영혼의 정원과 만나는 시간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내면의 힘과 아름다움의 씨앗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비로소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침묵이 이방인으로 느껴질 만큼 분주한 일상을 살아왔음을 깨닫습니다. 제1주... 겨울의 정원은, 우리가 늘 외면하고 싶어하는 우리 마음속의 어두운 한 귀퉁이와 같습니다. 1월 1일 우리 마음속의 고요한 성역이야말로 사랑의 힘을 자라게 하고 그것을 세상에 퍼뜨리는 곳입니다. “당신의 감정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발전하도록 내버려두라. 세상의 모든 발전은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이어야 하며, 강요할 수도 재촉할 수도 없는 것이다. 모든 탄생에는 기다림의 시간이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독일의 시인) 1월 2일 누구나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옷차림을 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신념을 가지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군대에서나 그외의 협력이 필요한 일에서처럼 통일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두드러진 행동을 하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내면의 지혜에 귀 기울이고, 우리 자신의 고유함을 깨닫고, 나름대로의 박자에 맞추어 행진하라는 의미입니다. “보조를 맞추어 걷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자기만의 북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그로 하여금 그가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걷게 하라. 그 박자가 평범한 것이건 독특한 것이건 상관하지 말라.” -헨리 데이비드 소로(미국의 자연주의 사상가?작가) 3월과 4월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과연 인내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숨겨져 있던 것들은 이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이제 매일 놀라운 색의 향연으로 보상받습니다. 정원은 점점 더 밝고 환해집니다. 아침은 더욱 화사해지고, 저녁을 길어지며, 벚꽃이 피고, 새들이 노래하고, 생명은 비로소 존재의 싹을 틔웁니다. 우리 마음까지도 환해지는 때입니다. 이제 노동이 시작됩니다. 삽과 갈퀴, 괭이들이 창고 밖으로 나옵니다. 땅을 갈고 고르며 토질과 양분을 가늠해봅니다. 뿌리가 헐거워진 초목들은 다시 단단히 자리를 잡아주고, 꽃을 피우고 싶은 곳에 씨를 뿌립니다. 3~4월에는 부활절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 죽음과 생명의 시간입니다. 이 시기, 기도를 통해 우리는 희망이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우리는 한 해의 새벽이 밝았으며, 정원 안에서 눈부신 성장과 다채로운 빛깔로 더 화사한 날들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항상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을 가져다줍니다. 해마다 봄이 찾아오지만 늘 다른 모습이었으니까요. 3월 1일 봄은 변화의 시간이며, 기꺼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대지에서 생명이 꿈틀거리면 우리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도 무언가가 꿈틀거리며 변화와 성장의 잠재력을 발휘하라고 합니다. 이제 새로운 지평이 열렸습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신념을 잃지 않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한, 그리고 계절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한, 삶이 우리에게 수많은 경이로움을 가져다주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인생의 강을 믿으면, 그 강이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당신을 보살펴줄 것이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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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절과 삶의 사계절을 담은 명상록
《영혼의 정원》은 봄,여름,가을,겨울 자연의 사계절과 정원의 신비를,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 상징적으로 잘 요약해주는 나날의 명상록이다. 우리는 이 365일 영혼의 일기를 읽어가면서 자연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를 깊이 깨닫게 된다. 자연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세심하고 따뜻한 눈길로 살펴보면, 어떠한 삶의 시련도 헤쳐나갈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탠 수녀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딩글의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그때의 경험들로 인해 자연의 고요함과 에너지,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자연을 늘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조금만 갖는다면, 삶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겨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마음과, 몸과, 영혼이 자랄 고요한 시간들을 주지 않는다면, 결코 바라던 열매를 얻을 수가 없지요.” 세상에서 가장 짧고 아름다운 지혜의 어록 일기 끝머리마다에는 스탠 수녀만의 통찰력과 감수성으로 발췌된 짤막한 글들이 실려 있다. 이 구절들이 책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있다. 성서, 시편, 성인들의 어록 외에 파스칼, 헨리 데이비드 소로, 헤밍웨이, 칼릴 지브란, 공자, 노자 등 다양한 신념과 종교를 가진 동서고금 위대한 사상가들의 언어를 통해, 우리는 영혼의 정원 속으로 한걸음 더 깊이 다가설 수 있다.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 “내 영혼은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하지 않고서는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찾을 수가 없다.”(미켈란젤로) “배움을 얻고자 한다면 매일 한 가지씩 익혀라. 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매일 한 가지씩 버려라.”(노자) 이러한 글들은 작지만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해인 수녀는 “모든 구절들에 다 밑줄을 긋고 외우고 싶을 만큼 멋과 향기 가득한 여운이 남는다”고 이야기한다. 이해인 수녀의 편지―“숲 속을 거닐다 나뭇잎 한 개 줍듯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아마도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맛을 기대하는 독자에겐 이 책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만큼 은은하고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러기에 오히려 신뢰가 갑니다. 우리가 늘 먹어도 물리지 않는 주식처럼 담백하고 편안하게 읽힙니다. 이 책은 굳이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고 듬성듬성 찾아 읽어도 좋습니다. 숲 속을 거닐다 나뭇잎 한 개 줍듯, 바닷가를 산책하다 하얀 조가비 한 개 줍듯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보십시오. 혼자서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책갈피로 표시를 해두었다 생일을 맞는 친지들에게 카드 속에 한 마디씩 적어주어도 좋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