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추천글_‘동물인 인간’이 특별한 존재인 까닭은 무엇인가
여는 글 1장_신경생물학자가 바라본 기억; 인간, 세상에 대한 열정적인 해석자 2장_고인류학자가 바라본 인간; 인류 태동기의 인간 3장_철학자가 바라본 인간; 인류의 시대: 창조적 진화에서 진화의 창조자로 덧붙이는 글_인간의 정의를 찾아서 참고문헌 |
|
근본 문제에 대한 성찰은 문명과 삶을 한 뼘 높게 자라게 한다
다분히 철학적인 성격의 두 과학자와 다분히 학술적인 성격의 한 철학자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답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은 점점 동물과 비슷해진다. 인간의 특성으로 여겨졌던 다양한 속성들은 더 이상 인류의 근본 속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과학은 인간이 생명의 연속된 스펙트럼의 한 부분일 뿐임을 보여준다. 인간에 대한 탐구는 미궁에 빠져 있는 상태다. 세 명의 석학이 제시하는 답을 들어보자. 기획의도 '과학과 사회'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나온 이 책은 고古인류학자인 파스칼 피크와 신경생물학자인 장 디디에 뱅상, 그리고 철학자인 미셸 세르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가”라는 물음에 한 답을 모아 만들었다. 인간이란 무엇이냐는 물음과 관련하여 고인류학과 신경생물학은 자연과 문화의 불분명한 경계에 선다. 파스칼 피크는 생물의 역사에서 인간이 출현하기 시작한 선사시대와 진화론의 경계에서 연구하고, 장 디디에 뱅상은 신경계의 생물학과 인지과학 사이에서 머릿속 표현체계의 형성과 뉴런 활동 사이를 넘나든다. 현재 자연과 문화 사이의 차이는 다소 특수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문화와 자연을 다스리는 인간의 기술력이 향상됨에 따라 인간은 자연에 가혹한 시련을 가하며 자연을 점점 더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는 듯하다. 먼저 인간은 지구 전반의 기후를 조절하는 대순환, 즉 지금까지는 자연이 인간에게 가하는 제약으로만 여겨지던 제반 상황에 수정을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인간 내적으로 보면 생명 탄생에 인위적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인간의 존재에 관한 한 자연 고유의 영역에 속했던 기술적 부분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각각의 경우 우리는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이에 따른 유례없는 책임 앞에 직면했다. 인간은 심지어 자연을 초월하고 자연을 벗어나며 자연을 지배하는 위치에 서기도 했다. 자연적 필요에 따라 생겨난 위협보다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위협이 더 큰 상황인데도 말이다. 반대로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과학사에서 이루어진 발전을 통해 보면, 우리 인간은 자연 위로 올라선 존재가 아닌 자연 속으로 함몰된 존재며 자연의 영역 내부로 깊이 들어간 존재다. 진화론은 우리가 신에게 물려받은 유산에 위해를 가하고 인간과 동물 사이에 확실한 장벽을 세웠다고 여겨지던 기준들을 모조리 흔들어놓았다. 신新다윈설은 기본 요소 차원에서 생물의 범위를 단일화했고, 우리는 생물계가 모두 공통 조상을 갖는 유기체가 뒤섞인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이 공통 조상 사이에는 거리가 먼 조상도 있고 가까운 조상도 있으며 사라진 조상도 있다. 또한 우리는 가장 최근의 친척들과 상당량의 유전 물질을 공유하고 있다. 그 결과 직립보행이나 뇌 용적의 발달 등 인간과 동물 사이를 가를 만한 요소들을 밝혀냈다. 또 학습능력, 전달능력, 표현능력 등의 구분 요소들도 마련했다. ‘자연’과 ‘문화’가 형성되고 서로 겹쳐지며 뒤섞이는 오랜 과정 속에 ‘정신’의 문제가 자리 잡는 가운데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나누는 기준들이 수백 년에 걸쳐 생겨났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은 ‘주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며 그 과정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흔히 생각하듯이 진화의 끝이 인간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인간을 진화의 최종단계에 두는 발전 과정에 따라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 책에서는 자연과 문화 사이의 관계를 복합적이고 우호적이며 조각을 끼워 맞추듯 굳게 맞물리는 방식으로 엮어간다. 특히 미셸 세르의 철학적 관점을 통해 우리는 이 새로운 관계를 우리가 처한 상황 속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의 지배력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났다면 이제는 ‘지배력에 대한 지배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 명의 석학들이 제시하는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인 까닭을 들어보자. 책 내용 1장에서 신경생물학자인 장 디디에 뱅상이 보는 인간의 동물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인간은 특별한 동물이며 진기한 동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존재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은 인간으로부터 양분을 얻고 사는 인간이다. 인간은 타인, 위대한 타자, 즉 신이 존재함으로써만 인간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람과 동물의 커다란 차이점이다. 또 인간은 말은 한다. 물건이 아닌 타인을 조작하는 탁월한 기능의 도구이며 상징으로써 타인을 조종할 수 있는 도구인 언어 덕분에 인간은 사회화한다. 본질적으로 컀간은 언어로써 유지되는 관계에 기반을 둔다. 여기에 진화의 산물인 뇌가 뒷받침을 한다. 이는 원숭이에게도 나타나며 호미니드(사람과의 동물. 현대 인간과 모든 원시 인류를 말한다)가 말을 하는 데 사용하는 브로카 영역(뇌에서 언어의 운동을 관장하는 중추)이나 편평측두(언어 기능과 관련이 있는 측두엽 영역) 등의 신경구조와 원시언어에 의한 관계가 유지되었다는 말이다. 해부학적 구조가 기능에 앞서 존재하는 선적응의 예다. 마지막이자 결정적으로 인간은 ‘영혼’을 지닌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별된 특별한 존재가 된다. 인간에게는 뇌가 있다. 뇌 형성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약 16년이 필요하다. 16년 동안 인간은 대량 뉴런 생산과 시냅스 생성을 계속하여 자신의 세계 및 타인의 세계가 되는 이 세계를 구축한다. 원숭이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800그램의 뇌로는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뇌의 4분의 1 이상을 잃어 실어증을 앓고 전신이 마비되어 형체의 그림자밖에 못 되는 존재라 하더라도 사람은 사람이다. 이 ‘변질’된 인간에게도 유전자 및 진화가 만들어낸 산물이 들어 있으며, 신비의 영역에 들어가는 무엇가와 영적인 차원, 영혼에서 일어나는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고인류학자가 바라본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살펴본다. 사람의 생물학적 진화를 연구하는 고인류학은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에 있음을 알게 된 순간 선사학에서 벗어난다. 달리 말하면, 문화적 진보보다 생물학적 진화가 앞선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가톨릭계 사상가와 학자들이 남발한 무분별한 ‘인간 영장류’라는 용어 탓에 혼란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너무나도 인간 중심적인 정의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물학적 진화, 엄밀한 의미로 ‘사람화’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또 다른 개념인 ‘인간화’의 개념을 만들어낸다. 진화인류학과 동물행동학은 우리가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무력화할 만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사람이 가진 모든 특징들이 침팬지에게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존재가 아니다. 사람과 동물은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인류학자이자 자연과학자인 지은이는 ‘인간은 그 모든 행위가 정당화된다’는 미명 아래 사람들이 나머지 세상에 어떤 폭력을 가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어떻게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질러야만 우리의 동물성을 자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마치 인간이 된다는 것은 오랫동안 원숭이의 몸 안에 갇혀 있던 ‘자유와 해방의 돌파구’였던 것처럼 보인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진화의 힘이었다. 사람은 불완전하게나마 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사람만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우리는 인류의 미래인 인간이 그렇게 독보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열린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3장에서 미셸 세르는 철학적인 관점에 입각해 자연과 문화, 인간이 처한 새로운 관계 속에서 인간에 관한 정의를 내린다. 입자가 원자를 분해하고, 천체물리학이 우주를 열어젖히고, 유전정보가 삶의 비밀을 밝혀냈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역사가 이 세 가지 업적을 이룬 20세기를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답하기 위한 여러 학문의 기초로 삼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그가 정의를 내리는 인간이란 무엇일까. 미셸 세르에 따르면 인간은 시간과 독창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종이다. 우리는 시간에 지배되기도 하지만 수만 년의 시간을 자기 안에 담지한 존재다. 요컨대 인간은 지각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파편들을 엄청난 체험시간에 연계시킨 존재라는 말이다. 인간은 자연의 시간을 사용하고 자연의 변화에 복종하면서 탄생을 지휘한다. 인간은 놀라우리만치 시간을 뛰어넘은 존재다. 어마어마한 시간을 기술 혁신의 짧은 시간에 압축하는 것은 하나의 탄생 위에 하나의 기억을 투영하는 셈이다. 우리의 손에 세상의 체험시간, 진화의 시간. 새로운 종의 형성, 그리고 사람화가 쥐어진 것이다. 그 보상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탄생시킨다. 우리의 기나긴 기억 속으로 들어가면서 우리는 우리의 ‘본성’을 간파하고 이로부터 하나의 ‘문화’를 만든다. 그렇게 인간이란 자기 진화의 길을 가는 생물, 엄청나게 긴 시간을 자신에게 굴복시킬 힘을 가진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