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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미당문학상 수상작 발표
수상작 김 언 ·「기하학적인 삶」 외 9편 최종 후보작 김경주 ·「연두의 시제」 외 5편 김 근 ·「거대하고 시뻘건 노래가」 외 5편 김신용 ·「포란」 외 5편 김행숙 ·「따뜻한 마음」 외 5편 송재학 ·「모래장葬」 외 5편 이근화 ·「고요한 잠의 물방울 소리」 외 5편 이영광 ·「사랑의 미안」 외 5편 정진규 ·「슬픈 공복」 외 5편 조연호 ·「고전주의자의 성」 외 5편 수상자 김언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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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맞아 제정한 미당문학상이 아홉 해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미당 서정주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어, 한국 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심화·확산시키기 위해 제정된 미당문학상은 지난 1년간 창작, 발표된 모든 시를 대상으로 한다. 그해의 가장 좋은 시에 주어지는 미당문학상 당선작에는 3천만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올해 미당문학상 수상자는 시인 김언이다. 이번 수상을 통해 그의 시가 지닌 사유와 성찰이 한국 시단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재평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수상작 「기하학적인 삶」은 기하학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우리의 모순된 삶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시이다. 수상 시집에는 김언 시세계를 탐미할 수 있도록 총 10편의 자선시가 수록되어 있다. 최종심 심사를 맡은 김혜순, 송찬호, 오생근, 이남호, 이시영은 김언의 시는 환상이 섞인 독특한 발상법으로 익숙하고 때 묻은 삶과 현실의 문제를 낯설게 드러내는데, 그 시적 공간에는 현실과 환상 그리고 직관과 이성이 행복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평가를 했다. 또한 이번 수상집은 수상작은 물론 송재학, 김신용, 이영광, 정진규, 김근, 김행숙, 조연호, 김경주, 이근화 등 미당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한국 문단의 대표적 시인의 작품들도 함께 실려 있어, 한국 시의 현주소,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단면을 파악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작품집임에 틀림없다. 책에는 5명의 최종심 심사위원들의 심사평과 수상자 김언의 수상 소감, 그리고 중앙일보 신준봉 기자의 단독 인터뷰와 2009년도 미당문학상 심사경위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김언의 시는 매우 흥미로운 발상법으로 우리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현실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의 시에는 현실이 있고, 그 현실에 대한 사유와 성찰이 있고, 그 사유 속에는 멋진 환상도 섞여 있다. 그래서 그의 시는 환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김언은 리얼리스트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많은 젊은 시인들이 주로 감각의 세계에 탐닉하고 있는 요즘, 김언이 지닌 사유의 경쾌함과 성찰적 지성은 반길만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송재학의 「수평선」 「늪의 내간체를 얻다」와 김경주의 「내 머리카락에 잠든 물결」과 김언의 「유령의 산책」 「기하학적인 삶」을 놓고 진지한 망설임이 오래 계속 되었다. 어느 작품이라도 수상작이 될 만 했지만, 최근 우리 문단에서 아쉬운 현실에 대한 ‘사유와 성찰’을 흥미로운 발상법으로 수행하고 있는 김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되었다. - 심사위원 김혜순·송찬호·오생근·이남호·이시영 미당의 시 구절 중 ‘초록이 지쳐’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초록은 절정의 다른 말이며, 거기서 지친 기색이 역력해질 때 계절이 바뀐다. 초록 다음은 쇠락의 계절이지만, 초록은 초록 아닌 것에서 다음 초록을 얻는다. 작년의 초록과 올해의 초록. 올해의 초록과 내년의 초록. 변함없이 반복되는 초록도 길게 보면, 진화의 역사를 따른다. 시인은 작년의 초록과 올해의 초록의 미세하게 다른 점을 들여다보는 존재이면서 한편으로 그 미세한 차이들이 모여서 얼마나 다른 초록이 되는지를 맨 마지막에 체득할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이해가 아니라 체득이고 체화다. 그것은 예감이나 조망도 아니다.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우편배달부는 그래서 가장 멀리서 오는 자다. -수상 소감 중에서 자연히 김언 시인의 생각은 “효도나 자연보호 하자는 데 굳이 시가 나설 필요 있나. 당연한 것, 잘 아는 길에서 새삼 길 잃게 만드는 시를 쓰고 싶다”는 쪽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목적을 위해 김씨가 개발한 ‘사고모형’, 일종의 생각 틀은 인간의 시선이 고정돼 있고 사건이 관찰대상이 되는 상식과 반대되는 것이다. 오히려 사건이 고정돼 있고 인간은 종잡을 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다. 당선작에는 이런 시선이 녹아들어 있다. -수상자 인터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