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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정현종 견딜 수 없네/내 마음의 폐허/새벽빛/어떤 적막/밑도 끝도 없이 시간은/빛-꽃망울 최종후보작(가나다 순) 고재종 백련사 동백숲길에서/연비/묵정지, 이 쓸쓸함의 저편/청대밭으로 가리/방죽가에서 느릿느릿/백련사 백일홍나무를 대함 김명인 나무은행 앞에서/봄날/저 능소화/소/부석사/구름 속으로의 이장 김혜순 낙랑공주/흐느낌/허공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티티카카/내 꿈속의 문화혁명 나희덕 엘리베이터/기러기떼/지푸라기 허공/도끼를 위한 달/벽오동의 상부/상현 송수권 여운/내 사랑은/비로봉 오르는 길에서/철도원/우포늪엔 악어가 산다/두만강 돌멩이/돌의 초상/파천무/철원평야 정진규 도둑 같다 잡초들/수덕사 거문고 한 채/춘궁/적멸의 본가/순금/숲의 알몸들 최하림 다시 구천동으로/수천의 새들이 날갯짓을 하면서/갈마동에 가자고 아내가 말한다/어느 때고 햇빛은/마애불이 돌 속으로 들어간다/겨울 내소사로/마애불을 생각하며 허만하 비어 있는 자리는 눈부시다/아침의 풀밭에서/겨울 동해 나들이/슬픔이 의지가 되는 때/왕피천 어귀에서/검은 염소떼와 미루나무 황동규 무이산 문수암/아득타!/은행잎을 노래하다/삼랑진 만어사 물고기 바위들/인간의 맨다리/더 쨍한 사랑노래 최종심 심사위원|김주연|김화영|유종호|이어령|홍기삼 |
黃東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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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네
정현종 갈수록, 일월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이하생략 --- p.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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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의 시학, 시인 정현종의 「견딜 수 없네」
제1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인 정현종 시인의 「견딜 수 없네」 역시 만장일치를 통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제1회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정현종 시인은 한국 시단의 수준을 세계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려 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대표시인이다. 수상작으로 결정된 「견딜 수 없네」의 탁월함은, 이 작품이 슬픔과 즐거움의 앰비밸런스(양가성)를 융합시키면서 그것을 노래로 읊조리고 있다는 점에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는 노래를 상실하고 있는 느낌을 주는데, 감사하게도 정 시인의 많은 시들은 메마르고 뻣뻣해진 채 감정·생각·이념을 그대로 토해놓는 많은 시들 속에서 유니크한 가락으로 슬픔마저 흥겹게 노래하는 시의 왕국을 건설해 왔다. 「견딜 수 없네」가 견딜 수 없어 하는 것은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이라는 소박한 것들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확실히 `모범적` 시인은 아니다. 그의 이같은 특성, 쉽게 흉내낼 수도, 흉내내서도 안될 성격에 관해서는, 그의 언어가 `솟아오르며 춤춘다` 거나, `시의 심장부로 직행하고 있다` 는 평가가 심사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대상과 표현 사이를 직접적으로 오고 가는 단순성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는 도저한 시의 주관성은 때로 뒤집기를 거듭하면서, 때로 그 스스로를 풀어버리면서 탄력적인 역동성을 얻어간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슬픔이 비관 대신 흥겨움으로 변하는 것은 시의 가장 바람직한 초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