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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시인 최정례 특집
수상작 개천은 용의 홈타운 수상 소감 시로 하는 공공근로 자선작 그 시간표 위로 외 28편 수상작가가 쓴 연보 수상작가 인터뷰 하루하루 믿는 도끼가 되어 우리의 발등을 찍는다 해도 _조재룡 최종후보작 김안 「디아스포라」 외 5편 김이듬 「호명」 외 5편 김행숙 「1월 1일」 외 5편 박형준 「테두리」 외 5편 신용목 「스위치」 외 5편 유홍준 「유골」 외 5편 이수명 「최근에 나는」 외 5편 정끝별 「발」 외 5편 함기석 「오염된 땅」 외 5편 심사 경위 제15회 미당문학상 심사 경위 심사평 대상들이 서로 비추고 산란, 매혹의 경지_권혁웅 시인 |
崔正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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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수상작, 최정례 「개천은 용의 홈타운」
2015년 미당문학상 수상작은 최정례 시인의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다. 수상작 「개천은 용의 홈타운」은 최근 최정례 시인이 주로 담아내고 있는 지리멸렬하고 고통스러운 일상을 소재로 한 산문시 중 하나다. 최정례 시인은 수상자 인터뷰에서 “매일매일의 삶, 일상이라는 것이 거창한 이념이나 철학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리의 구석구석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를 볼 때마다, 실천하지도 못할, 더구나 실현이 불가능한 말들이 우리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생각에 벌컥 화가 날 때가 있다. 일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자주 목격되는 것은 아닐까. ‘현실의 시인’이라는 말을 들어서 매우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왜 일상의 소재를 고집하는 것일까. 시인은 “일상성이 힘이 세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의 언어는 관념적이기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강렬하다는 말이다. 수상작 「개천은 용의 홈타운」에 대해 본심 심사위원 권혁웅 시인은 “최정례의 산문시에서는 한 이야기가 자유로운 연상을 타고 다른 이야기로 건너가고, 한 이미지가 변신담의 주인공처럼 모습을 바꾸면서 다른 이미지가 된다. 시가 진행되면서 중첩되어 있던 이야기들은 하나의 큰 이야기로 통합되고, 이미지들은 계열을 이루면서 중심 테마에 수렴된다. 이것은 한 번에 여러 개의 삶을 사는 일이자 여러 개의 현재가 이곳에서 웅성거리고 있음을 증언하는 일이다.”라고 평했다. 최종 후보작 … 김안, 김이듬, 김행숙, 박형준, 신용목, 유홍준, 이수명, 정끝별, 함기석 김안 「디아스포라」 외 5편 김안의 시는 지옥도와 같은 장면을 보여준다. 후보작들을 읽고 나면 전쟁과 역병이 휩쓴 중세의 어느 마을을 통과한 기분이 들 정도다. 살과 피가 썩는 장면은 예사다. 비탄에 빠진 사람들이 유령처럼 돌아다닌다. 그의 시는 기이하고 섬뜩하다. 우리는 이것을 인간적 삶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은 우리 시대에 대한 암시로 읽을 수 있다. 김안의 시는 관념적이라는 인상을 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부조리한 말들을 모아놓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속해 살아가는 ‘고통스러운 세계’를 어떻게든 책임지려 하기 때문이다. ―박상수 시인 김이듬 「호명」 외 5편 김이듬의 시에는 천(千)의 얼굴이 들어 있는 듯하다. 작품의 주연들만 해도 어린 소녀, 임신한 여자, 사랑에 빠진 여자(남자), 사실상 죽은 사람 등이지만, 개별 작품들 안에서도 다중인격의 내부가 그렇듯 음색과 층위가 다른 목소리들이 경쟁한다. 그래서일까, 김이듬의 시는 서정적 풍경이 없지 않은 채로 어림잡기 어려울 만큼 까다로울 때가 많다. 거친 말과 비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상념의 질주를 보이기도 한다. 이 시인은 세련된 표현이나 안온한 서정, 그리고 그것으로 얻어지는 시의 안정된 형식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착란의 기미가 배어나는 히스테리컬한 다변, 격렬하되 몽롱한 구어와 대화, 행간의 비약들을 방법적 정신분열이라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 화자라 알려진 인물의 통상적인 목소리를 중지시키고 어떤 낯선 목소리들이 얼굴을 드러낼 때 작품의 시적 긴장이 높아지는 듯하다. ―이영광 시인 김행숙 「1월 1일」 외 5편 사물과 접촉하는 우리의 감각을 고유한 언어로 표현하는 이 시인은 오래된 사물과 일상 자체를 새롭게 해석하거나 세계를 접하는 감각 자체를 일신하기보다는 지각과 감각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통해 공감의 영역을 확보한다. 즉, 그의 시는 우리에게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의 새로운 노선을 개설해주었다. 그러므로 그의 시가 우리에게 이만큼 가까이 와 있는 것은 낯선 세계를 동행하는 이들의 연대감보다는 늘 다니던 길에 신설된 노선을 함께 타고 다니게 된 즐거움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 ‘당신’이라는 시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김행숙의 작품들에서 그 말의 어감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조강석 문학평론가 박형준 「테두리」 외 5편 박형준 시인은 놀라운 진실을 차분하게 말하는 재주를 지녔다. 달리 말하자면 그의 시에는 단순하고 소박한 감정 속에서 세련되고 복잡한 인식에 이르는 길이 놓여 있다. 단언컨대 그와 같은 길은 지성과 감성의 조화로운 작용 안에서만 가능하다. 지성에 사로잡힌 시들이 제공하는 공허한 건조함과 감성만이 넘치는 시들이 전하는 맹목적인 눅눅함, 박형준의 시는 저 둘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그의 시는 정신적인 억압과 육체적인 긴장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다. 너무 과한 평가일까. 대수롭지 않게 여긴 시의 테두리에서 쏟아지는 광채에 하루를 꼬박 앓았던 사람의 말이다. ―송종원 문학평론가 신용목 「스위치」 외 5편 신용목은 일체의 과장법이나 엄살 없이 세계와 자아의 연동이라는 문제를 내밀한 언어로 집요하게 탐문하는 흔치 않은 시인이다. 「흐린 방의 지도」는 세계와 자아의 성급한 화해로 마무리되곤 하는 재래의 서정시와는 달리 일상의 소소한 모습에서 세계의 이미지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에 기초해서만 사유를 전개해나가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를테면 비닐봉지에 담긴 비린내가 꿈과 생활의 선후관계를 묻는 계기가 된다. 미리 주어진 어떤 잠언이나 성찰이 없이 경험의 테두리 내에서 태동하는 이런 사유를 통해 그는 21세기의 서정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조강석 문학평론가 유홍준 「유골」 외 5편 그가 죽음에 들린 몸과 영혼으로 시를 왕성하게 쓸 수 있었던 비결은 삶과 죽음에 대한 남다른 셈법 덕분일 것이다. 그의 시에서 삶은 정육점에 걸린 고깃덩어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반면 죽은 존재들은 살아 있을 때보다 더 강렬한 냄새를 내뿜으며 삶을 부추긴다. 그래서 모든 존재의 무게는 주검의 저울 위에 올려보아야 알 수 있고, 풍경도 무덤 위에서 볼 때 더 잘 보인다. ―나희덕 시인 이수명 「최근에 나는」 외 5편 이수명은 견고한 언어의 감옥을 깨부수는 모험을 감행한다. 이 시인은 말이 쉽게 가둘 수 없는 삶의 열망과 시간의 움직임에 예민하기도 해서, 뜨거운 열망을 차가운 언어의 제어 속에 구현하고 시간의 두터운 깊이를 속도감 있게 흐르는 언어의 표면에 새겨넣는 스타일을 발명했다. 한국어와 한국시에 이수명은 축복이다. 미처 몰랐던 역량을 이수명의 시가 자주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송종원 문학평론가 정끝별 「발」 외 5편 정끝별 시의 내부는 소재 면에서나 주제 차원에서 풍부한 다양성을 품고 있다. 자연과 인간사와 문명의 숱한 양상들이 작품에 소개되고, 이들은 또 공감과 비애와 비판의 시각으로 세공된다. 여기에 시적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특유의 활기찬 상상과 발랄한 언어 구사이다. 은유적 상상력의 테두리 안에서 솟아나는 발견의 순간들, 이를 이끌어가는 경쾌한 구어의 리듬, 그리고 기지 넘치는 말놀이를 근거로 우리는 이 시인을 단정하고 예리한 서정시의 생산자이자 온건한 언어 실험가라 말해볼 수 있다. ―이영광 시인 함기석 「오염된 땅」 외 5편 함기석의 시가 최근에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작품 곳곳에 ‘고통받는 인간의 얼굴’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실의 영향에서 자신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은 자의 인간적인 아픔이 짙다고 할까. 예심위원들은 이 변화에 주목했다. 어찌 보면 함기석은 그동안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수학문제를 풀듯이 언어논리의 발명에 몰두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죽음이 언어의 자율성을 현실에 붙들어 맬 때, 장례식장의 소각장에서 사물들은 비통하게 불탄다. ―박상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