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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Part 1 1969년 6월 16일 새로운 친구들 요트 클럽 다운타운 수녀가 기른 아이 친애하는 아버지 파티 Part 2 노크 소리 환락의 밤 숙취 에반젤린 나일즈와 프레이저 시바의 부탁 Part 3 퍼시픽 하이츠 텐더로인 |
Pat Con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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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죽음과 비극을 극복한 위대한 가족의 사랑
세상의 잔인함 가운데 내가 부담해야 할 몫이 던져졌을 때 내 나이는 아홉 살이었다. 나는 성년이 되고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비극이란 것은 모든 이의 삶에 제멋대로 던져진다는 것을, 마치 성인용품점과 스트립쇼를 광고하는 저질 홍보신문이 다듬지 않아 풀이 무성한 마당에 던져지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열 살이 될 무렵에 벌써 노인이 되었고, 적절한 나이와 차례가 되기도 전에 수년간 끔찍한 방황에 시달렸다. --- p.27 애슐리 강은 아버지와 내가 둘만 있고 싶을 때 숨는 장소이자, 실습장이고, 안전한 집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서로가 있다는 위안으로 몸이 훈훈해졌고, 세상이 가져다준 상처들이 모두 치유되었다. 처음에는 아무 말 없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원시적인 강의 고요함 속에서 우리가 그저 그 위를 둥둥 떠다니는 하나의 형체로 떠오르도록 몸을 맡겼다. 조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창조되는 한 편의 시였고, 나는 강물이 차 넘치고 빠져나가며 고향인 바다를 향해 계속 돌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태양은 빠른 속도로 지고 있었다. --- p.157 “저는 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없을 거예요. 하지만 치열하게 한번 해보겠어요. 그건 약속드릴게요.” 나는 내 잔을 들어 아버지 잔에 부딪히며 말했다. “아니야, 나는 지난 두 해 동안 너를 잘 살펴보았단다. 레오, 너는 그저 훌륭한 사람이 되지는 않을 거야. 너에게는 잠재력이 있단다. 너는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어.” 달빛이 넘쳐흐르는 물처럼 우리에게 쏟아져 내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건 제가 아버지를 존경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커서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요.” 우리는 술을 마셨고 그 순간 장면이 바뀌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아버지가 맞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 --- p.250 *신마저도 갈라놓을 수 없었던 어머니를 향한 레오 아버지의 순애보 둘은 안락의자에 마주보고 앉았다. 재스퍼는 노베르타 수녀의 얼굴을 지켜보다, 십일 년이라는 세월 동안 떨어져 있었으면서도 그녀를 향한 순수한 열정이 조금도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했다. 린지의 아름다움은 세월의 흐름과 그녀가 걷고 있는 명상 속 삶과 더불어 한층 깊이 있게 무르익어 있었다. “나는 한 번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린지.” “노베르타 수녀라고 불러야지.” “나는 한 번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노베르타 수녀님.” --- p.183 *친구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정신이상자 시바의 아버지 “레오, 나는 네 어머니의 목을 따버릴 수도 있어. 네 어머니는 사무실에 혼자 있을 때가 많지. 아니면 네 아버지도 좋겠지. 네 아버지가 집 안에 만들어둔 그 작은 실험실이 좋겠군. 아니면 네가 새로 사귄 친구들은 어떨까. 네가 매일 아침 함께 운동하는 그 깜둥이 제퍼슨 말이다. 네가 골라봐라, 레오. 누가 좋겠니?” 나는 너무 긴장하여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고,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 p.203 *각자의 자리에서 성공한 친구들. 그러나 변호사 채드와 결혼한 몰리의 갈등은 커져간다. “그럼 사실대로 말해 봐. 나는 네가 그걸 말하는 걸 듣고 싶어. 레오 킹, 남녀를 불문하고 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 그리고 그걸 아는 건 우리 두 사람뿐이야. 너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나는 너에게 사실대로 듣고 싶어. 고등학교 때 나한테 반했었니?” “아니야, 반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건 진실의 일부야. 진실은 내가 평생 동안 너를 사랑해 왔었다는 거야.”(중략) 그리고 그녀는 내게 길고도 깊은 키스를 했다. 나는 그게 영원히 계속되길 바랐지만 노래가 끝났고 키스도 끝났다. --- pp.336~337 나는 채드가 자신의 출신 때문에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존중은 언제나 유보해 왔다. 채드는 카드 중 그림 카드에 해당하는 기회, 신분 그리고 가문을 모두 가지고 있었지만, 하층계급 출신으로 출세한 우리들의 누적된 힘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기회가 되면 우리가 그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채드는 거만하였고, 그의 권위의식을 미화할 위장기술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나는 즉시 채드워스 러틀레지를 만나려 할 것이다. 그는 우리의 여자들에 관한 신의는 지킬 수 없지만, 우리 스스로가 초래한 파멸에 정면으로 맞서야 할 때면 전사와 같이 떨쳐 일어나 옛 신조를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 pp.369~370 그녀가 침대 쪽으로 걸어오며 불을 껐다. 이 밤에 나는 왜 모든 위대한 종교가 육욕이라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죄악을 정죄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내가 몰리의 몸속에 내 몸을 넣고, 내 냀체의 세포들이 그녀의 육체의 격렬한 진실과 함께 황홀함 속에서 타오를 때, 우리가 함께 움직이고 함께 신음하고 함께 탄식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창조됨을 느꼈다. 나의 혀가 그녀의 혀가 되고, 우리의 입술이 함께 타오르고, 우리의 가슴은 상대의 심장박동 속으로 얽혀든다. 내가 화염과 홍수의 폭발 속에서 절정에 이르자 그녀도 내 뒤를 이어 비명을 질렀다. (중략) 나는 거기 홀로 누워 그녀가 옳았음을 깨달았다. 나의 세상은 결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 p.511 *에이즈에 걸린 트레버를 찾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온 친구들. “내 친구들은 대부분 죽었어요. 저기 누워 있는 배리만 빼고. 배리, 레오에게 인사해. 우리 점심을 가져오셨어. 친절도 하시지? “안녕하세요, 레오?” 그의 목소리는 거의 산송장처럼 들렸다. “배리는 눈이 멀었어요. 내가 그에게 음식을 먹이죠. 그러고 나면 토하고, 다시 먹이면 또 토하고 계속 그래요.” (중략) “점심 가지고 오신 분이 내 누이 로니에게 전화를 좀 해줄 수 있을까요?” “기꺼이 로니에게 전화를 걸어드릴게요.” “자랄 때는 정말 가까운 사이였거든요. 로니가 나를 사랑한 만큼 자기 오빠를 사랑한 누이는 없을 거예요.” “오늘 밤에 전화할게요, 베리.” (중략) 렉스는 종잇조각에 번호를 써서 내가 나갈 때 건넸다. 나는 다음 배달할 곳을 향해 복도를 걸어가며 종이를 펼쳐보았다. “수고할 필요 없어요.” 거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휘갈겨 쓴 글씨였다. “그녀는 배리가 죽어가는 게 신의 뜻이래요. 변태의 죽음이라고 부르더군요. 어쨌든 고마워요.” --- pp.496~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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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뉴욕타임스》종합 베스트셀러 1위!
예약판매만으로 인터넷 서점 ‘아마존’ 상위권 진입, 전 미국 언론과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거장 팻 콘로이의 위대한 문학세계 열여덟에서 서른여덟까지 20년간 인종과 계층이 다른 소년들이 나눈 우정과 사랑 그리고 슬픔 미국이 선택한 작가, 팻 콘로이 『사우스 브로드』의 저자 팻 콘로이(Pat Conroy)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그는 이미 각종 상을 수상하며 거장 반열에 오른 존경받는 작가다. 책이 나오는 즉시 각종 언론과 독자 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발표한 작품 아홉 편 가운데 네 편의 작품이 영화화된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2009년 8월에 미국에서 『사우스 브로드』가 출간되었을 당시에도 《퍼블리셔스 위클리》 《워싱턴 포스트》 《로스엔젤리스 타임스》 등 각종 언론과 리뷰전문지가 2009년 최고의 소설로 지목하기도 했다. 인생이라는 서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감동 그리고 긴 여운 하지만 우리가 지금 그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의 이런 성과와 인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동안 국내에 쏟아져나온 가벼운 소설들에 지친 독자들에게 정통소설의 깊은 맛을 제대로 보여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미려하고 아름다운 문체와 자연과 인생을 적절히 비유하여 드러내 보이는 삶에 대한 깊은 관조, 인간과 언어에 대한 진한 열정이 큰 강물처럼 흘러가는 주제 등, 그의 작품을 읽으면 다시 한 번 문학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된다. 그들이 보여주는 감동적인 우정과 아픈 사랑을 통해 진짜 인생이 무엇이며, 인생의 서사가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제까지 살아온 우리 발자취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 사는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 킹이 인종과 계층을 넘어 사귀고 사랑한 친구들과 나눈 아낌없는 우정과 그들을 키우고 만나게 한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대한 노스탤지어로 가득한 서사가 가슴을 두드린다. 인생을 깊이 산 사람만이 전할 수 있는 묵직한 뚝심이 느껴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도 진지하지만 『사우스 브로드』는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 작품이다. 1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과 다양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주제를 놓치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한 채 이야기를 긴밀하게 이끌어가는 힘은 작가의 저력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또 단순히 익살만은 아닌 위트와 화자의 따뜻한 목소리가 인물들의 애정관계나 위험한 과거에서 서로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둘러싼 이야기들 곳곳에 배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줄거리 두 강물이 모여 바다로 나가듯 우정은 영원하다 흑인이 최초로 대통령에 선출될 정도로 미국 사회에서 인종문제가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인종이나 계층 간 갈등은 주요 골칫거리다. 보수적인 남부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는 1969년과 1989년의 시간을 교차시키며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을 배경으로 친구 사이의 인종과 계층, 성적 코드, 종교를 넘어선 우정과 아픔을 안아주는 사랑, 비극적인 죽음, 성공 등을 보여주며 삶의 화해를 시도한다. 1969년 열여덟의 레오폴드 블룸 킹은 다량의 마약을 소지한 죄로 보호관찰을 받으며 지역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멋진 형 스티브가 있었는데,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형은 열 살 때 목욕탕에서 아버지의 면도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했다. 그 광경을 처음 목격한 레오폴드는 충격에 빠져 심한 방황을 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어두운 십대 초반을 보낸다. 주위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방황의 터널을 빠져나온 레오폴드는 찰스턴의 명문 가 출신인 채드워스와 몰리, 프레이저, 산골에서 온 고아 남매 스탈라와 나일즈, 정신이상 아버지를 두려워하며 알코올 중독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쌍둥이 남매 시바와 트레버, 공립 고등학교의 최초 흑인 풋볼 감독의 아들 아이크 등과 친구가 된다. 세월은 흐르고 레오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되고, 친구들 역시 어려운 환경을 딛고 흑인 최초 찰스턴 경찰서장이 되는 등 법조계에서, 학교에서, 음악계에서, 할리우드에서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동성애자인 음악가 트레버가 에이즈에 걸려 사라지고, 성공한 여배우이자 그의 여동생인 시바의 부탁으로 친구들은 2주 동안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백방으로 그를 찾는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여러 일을 겪으면서 레오는 몰리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등 그들 사이의 우정과 사랑의 폭이 넓어진다. 팻 콘로이는 그들의 삶을 광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 그물로 촘촘하게 엮어내면서, 그들을 위협하는 여배우 시바 아버지의 존재, 인생의 길을 잃어버린 레오의 아내 스탈라의 방황, 허리케인의 급습 그리고 반전을 보여주는 형의 죽음 등으로 이야기의 긴박?을 더하고 있다. 소년에게 사랑의 위대한 힘을 가르쳐준 부모님 이 소설에서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가장 감동적인 대목 가운데 하나다. 신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치기로 결심한 여자친구를 수녀원 앞까지 태워다준 그는 매해 그녀가 수녀원에 간 6월 16일마다 찾아와 무려 11년 동안 말없이 편지를 전하고 필요한 물품 1년치를 기증했다. 심지어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하여 전장에 나가게되자, 전쟁 내내 일주일에 한 번씩 편지를 보냈고, 아버지를 시켜 6월 16일에는 수녀원에 물품을 기증하게 하였다. 이제 수녀가 된 여자친구의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한 11년 동안 그는 결혼도 하지 않고 여자친구도 사귀지 않은 채 그녀를 기다렸고, 결국 11년 만에 여자친구를 만나 오열한다. 그리고 그녀가 수녀원을 떠나기로 한 날 다시 그녀를 태워 집으로 돌아온다.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순애보다. 이런 사랑의 힘은 큰아들의 죽음이라는 비극도 떨치고 일어서 그래도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고, 레오가 고통을 딛고 일어서 가족을 사랑하고 주위의 아픈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켰다. 아픔을 아는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다. 고통을 공유했기에 더 단단해진 가족의 사랑은 이 소설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상처를 외면하기보다 서로 보듬어 낫게 하려 했던 아버지와 엄격하지만 바른 삶을 교육한 어머니를 둔 레오가 세상에 나아가 친구들의 아픔까지 끌어안는 장면은 그 믿음에 확신을 가지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