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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역사
리사 자딘 저 / 이선근 역
영림카디널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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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리움총서

책소개

목차

서문
프롤로그

1. 변화의 조건: 수많은 상품
2. 위엄의 대가
3. 인쇄본의 승리
4. 개회되는 학문
5. 상업화되는 새로운 지식
6. 상품의 문화
7. 천체의 지도
8. 과시적 소비

에필로그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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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리사 자딘
런던 대학의 퀸 메리 & 웨스트필드 칼리지의 영문학 교수이자 예술학부 학장이고 케일브리지의 킹스 칼리지의 명예교수이다. 그녀는 광범위한 주제에 관해 저술하였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은 『Stil Harping on Daughters』이다. 런던 제4라디오 방송국의 <만화경>의 정규기고가이고 여러 해 동안 제3라디오의 <나이트 웨이브스>에 출연하고 있다.
역자 : 이선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다녔으며, 전국민주학생연맹 위원장, 부패방지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대표간사, 한국납세자연맹 운영위원, 상가임대차보호 공동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겸 민생보호단장으로 일하고 있다. 역서로는 『자본주의 발전연구』외 다수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963g | 153*224*30mm
ISBN13
9788984010734

책 속으로

그대들의 군주나 세속 영주가 교황의 편을 들어 이것이나 저것을 믿으라 하거나 어떤 책은 보지 말라고 한다면, 그대들은 이렇게 말해도 된다. 마왕이 하느님 옆에 앉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군주시여, 저는 생명을 바쳐 당신에게 복종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땅위의 권력 한도 내에서 명령하십시오. 그러면 복종하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성경을 믿으라거나 믿지 말라고 한다면 저는 따르지 않겠습니다. 그러한 것을 요구하는 분은 폭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런 명령을 내리시려면 딴 데 가서 알아보십시오.

헨리 8세의 행정부는 1545년 대부업에 관한 새 법령을 도입하였다. 어떤 경우에도 대부업을 그지하는 성경적인 낡은 법령을 폐기하고 훨씬 온건하고 실용적인 법률로 대체했던 것이다. 새 법률에서는 대부업이 실질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면서 가혹한 이자까지 취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를 개선하기 위해서 10%까지의 이자는 합법적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10% 이상으로 대부하는 자가 있다면 원금의 세 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했다.

1545년의 헨리 왕의 대부업법은 하느님과 교회법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로지 국왕과 의회로부터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이것은 교회법 하에서는 모든 종류의 대부업이 완전히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조금도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결국 영국은 상업에 관해서는 완전히 세속적인 법률을 입법화할 수 있게 되었다.

---pp. 379~380

출판사 리뷰

르네상스의 새로운 역사
런던 국립미술관에는 유명한 건축가 로버트 벤투리가 설계하고 슈퍼마켓 사업으로 부자가 된 세인즈베리 가문이 후원하여 세워진 이 부속건물 세인즈베리관에는 초기 르네상스 시대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 리사 자딘과 함께 세인즈베리관의 미술 작품들을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더위도, 짜증도,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도 다 날아가 버리고 화려한 인류문명의 황금기 르네상스 시대의 정신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위대한 예술가들과 훌륭한 작품들이 많이 탄생되었다. 위풍당당한 세인즈베리관 전시실 한쪽에 놓여 있는 리스본 대성당의 제단화 <수태고지>도 그러한 작품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름답고 성스러운 성모 마리아 뒤편에 지극히 세속적이면서도 훌륭한 상품들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번쩍거리는 놋쟁반, 화려한 촛대, 마개가 있는 병, 경첩과 자물쇠가 딸린 장롱, 정교한 타일이 깔린 바닥, 화려한 책사오가 긴 의자, 붉은 비단 걸개와 자수방석으로 치장된 캐노피 침대... 이런 작품들을 그린 이들은 과연 동정녀와 같은 영적 세계에 살고 싶어했을까? 아니면 국제교역을 통해 들어온 그 그림의 화려하고 풍요로운 배경 소품들 속에 파묻혀 살기를 바랐을까? 또한 그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그들 패널화를 가득 채우고 있는 사치품의 촉감과 냄새를 느껴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성모가 소유한 듯 보이는 물건들을 자신도 한번 가져보고픈 욕망에 들뜨지는 않을까?

오늘날 우리가 소비주의라고 비난하는 이 충동들이 사실은 신르네상스 정신의 특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우리의 미적 유산을 형성해 낸 당시대의 뚜렷한 특징 속에는 욕심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완벽한 묘사 기교 때문에 감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초기 르네상스의 미술작품들은 당시 활발하게 발전하던 세계적인 사치품 시장의 한 부분이었으며, 경쟁적으로 무엇인가를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과, 부를 축적한 이들의 자기과시가 고가의 미술작품 생산을 촉진하는 데 큰 동기가 되었다. 그 작품들은 미적 환희의 원천이면서 권력과 부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과 그 작품의 소유가 구매자의 지위를 한층 높아 보이게 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전문중개인들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의 도구가 되었다. 즉, 그 시대 화가에 대한 평판은 몇 가지 지적 가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상업적 이익을 낳는가 아닌가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티티안의 작품 속에서 비스듬히 드러누운 우아한 나부들에 대해 19세기 미술사가들은 라틴 고전문헌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이들 작품들은 침실에 걸어두면 좋음직한 음탕한 포즈의 누드화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문명의 개화, 고전 학문의 부활과 널리 알려진 위대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출현,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에 대한 전통적 시각이다. 하지만 『상품의 역사』에서 리사 자딘은 유럽 문화의 황금기인 르네상스에 대한 근본적인 재해석을 시도한다. 세인즈베리관에 있는 그림들을 통해 볼 때 르네상스는 소유욕구를 찬양하는 시대였다. 다른 문화권의 보물들을 소유하려는 욕심, 평범한 상품을 특별한 것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새로운 장인정신과 그에 대한 자부심이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한 시대였던 것이다.

한마디로 르네상스 시대엔 개인이나 가문의 성공을 과시하기 위한 방편으로 진귀하고 아름다운 물품을 구입하려는 욕망이 넘쳤었다. 무자비한 경쟁, 강렬한 소비주의, 탐험과 발견, 그리고 혀신이라는 보다 젋은 지평에 대해 끊임없는 욕망을 표출하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야말로 오늘날과 같은 다문화주의와 소비주의가 싹트기 시작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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