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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 John Ernest Hobsba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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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반역, 재즈의 세기를 돌아보다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는 에릭 홉스봄이 1960~90년대에 걸쳐 여러 저널과 학회지, 신문 등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시기적으론 18세기부터 20세기 말까지를 아우르고 있고, 또한 제화공 농민 산적 베트콩 혁명가에서 빌리 홀리데이나 듀크 엘링턴 같은 재즈 뮤지션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 글들이 씌어진 30여 년의 세월만큼이나 이 책에는 수많은 인물과 다양한 주제가 다뤄지고 있고, 여기에는 20세기라는 혼돈과 극단의 시대를 살아온 한 노장 역사학자의 지나온 발자취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방대한 시기와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하나의 주제로 수렴될 수 있다. 원제『Uncommon People』에서 반어적으로 표현되어 있듯이 홉스봄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구어 낸 역사를 고찰하고 있으며, 역사를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담론의 틀 속에 구겨넣지 않고 역사의 실재를 되살려 내고자 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을 통해 홉스봄은 혁명과 변혁의 기반이었음에도 무명씨로 살다가 사라져 간 수많은 존재들을 일깨우며 역사 속에서 잊혀졌던 그들을 되살리고자 했다. 홉스봄의 눈으로 본 민중의 역사 이 책은 홉스봄이 써내려 간 민중의 역사이다. 그에 따르면, 급진주의 전통의 뿌리에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중심엔 언제나 민중이 서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민중은 관념적인'개념'으로서의 민중, 일방적으로 억압당하고 고통받는 피착취자로서의 민중이 아니다. 그들은 당대의 공기 속에서 나고 자라 시대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주도해 간 사람들이었으며, 그들 자신의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하여 일어서는 실천의 주체였다. 개인으로서의 그들은 때론 어리석기도 하고 통치자의 폭압에 납작 엎드리기도 하며 힘없이 무리 속에 묻혀 생을 마치기도 했다. 그러나 톰 페인이 그러했듯 어떤 역사적 상황에서 그들은 여느 영웅 못지않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했고, 제화공들처럼 오랫동안 급진주의자라는 놀라운 평을 받으며 한 마을의 정치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했으며, 베트남전의 베트콩들처럼 빈약한 무장만으로 선진 무기 앞에서 예상치 못한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홉스봄은 바로 이 민중들, 즉 각자의 삶 속에선 결코 하찮게 여겨질 수 없는 주체이나 역사 속에서 그들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할 정당한 자리를 찾지 못한 이 평범한 사람들의 자리를 찾아주고자 한 것이다. 홉스봄은 역사를 전체사로서 서술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홉스봄 특유의 방식이자, 20세기의 르네상스인이라 일컬어질 만큼 다방면에 걸쳐 풍부한 학식을 지닌 홉스봄이기에 가능한 방식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도 물론 언어학, 도상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역사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작『역사론』에서 전체사로서의 역사 서술이 강조되었다면, 이 책『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는 아래로부터의 역사, 이름 없는 민중에게서 찾는 실천의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우리에게 에릭 홉스봄은 19세기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형성과 붕괴를 다루었던 역사 3부작『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를 저술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홉스봄은 저술활동 초기에 이미『재즈 풍경』이라는 책을 집필한 바 있는 재즈 애호가이기도 하다. 이 책『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는 미국 흑인들의 척박한 현실과 삶의 애환으로부터 잉태된 음악인 재즈에 대한 홉스봄의 애정을 잘 보여주는 책으로서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