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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코끼리 코 돌기 놀이와 중심 잡기 2. 유학의 늦둥이 『중용』 3. ‘중’이면 부족하고 ‘중용’이라야 충분하다 Ⅰ. 중용과 도 - 극단을 넘어 균형 잡힌 삶을 위해서 4. 극단의 시대가 펼쳐지다 5. 마음에 거점을 마련하다 6.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다 7. 중용, 삶에 균형추를 달다 Ⅱ. 정치와 효 - 효에 따라 국가를 다스리다 8. 정치, 중용의 확산 9, 가정 관리와 국가 통치의 차이 10, 효, 영원한 삶에 응답하는 방식 11, 효의 역할 모델 Ⅲ. 성과 돈화 - 진정한 지속과 영원한 변화 12. 성, 도의 새로운 파트너 13. 진실한 지속이 가능하다면 14. 변화의 시작 15. 영원한 변화의 물결 에필로그 16. 21세기와 중용의 삶 『중용』 전문 번역과 원문 원문 찾아보기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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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은) 기우는 것을 허용하면서 묘하게 균형을 잡는 것이었다. 중용은 어떤 원칙을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절해야 하는 것이었다. (……) 어떤 때는 오른쪽으로 어떤 때는 왼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지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그 실례가 바로 상하이 역에서 겪었던 일이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사람은 바삐 움직이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느리게 움직인다. 그래서 역의 주변 풍경은 붐비는 동시에 느긋하다. (……) 시간이든 공간이든 서로 다른 것이 맞물리면서 묘하게 균형을 이뤘다. 그렇게 상하이 역사는 너무나도 다른 것이 뒤섞여 있어 환상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다른 것들을 억지로 하나로 만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현실의 출입구 역할을 잘했다. 나는 그 곳에 ‘중용’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비로소 『중용』을 풀이하기 위해 줄곧 생각했지만 머릿속을 헤매 다니던 것들이 뚜렷해졌다. 기울어짐, 흔들림, 치우침, 기우뚱함, 균형, 중심, 어울림 등의 뜻이 뚜렷하게 다가왔다. 이제는 『중용』을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 pp.6-7 (중용에 따른 사유에서는) 서로 반대되는 가치와 성향들이 배척되지 않고 창조적으로 종합된다. 예컨대 아리스토텔레스는 금전과 관련해서 인색함과 낭비의 극단적인 씀씀이보다 절약을 강조한다. 반면 『중용』에서 말하는 중용은 중간을 인정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인색과 낭비를 인정하기도 한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격언 “써야 할 때는 쓸 만큼 쓰고 아껴야 할 때는 한 푼이라도 아끼라.”는 말이 중용에 가깝다. 또 사람을 대우할 때 관대함과 엄격함 사이의 중간 상태로서 중용이 있는 것이 아니라, “관대하면서도 엄격하게 하는 것”이 중용이다. 이처럼 중용은 행위자가 재량을 가지고 상반되는 성질을 상황에 맞게끔 창조적으로 종합하는 특성과 연견될 수 있다. --- pp.47-48 『중용』의 지은이는 전국 시대를 남보다 튀기 위해 해괴한 주장을 해 대고 살아남기 위해 극단적인 길을 서슴없이 걸어가는 병든 시대로 규정했다. 그래서 『중용』의 지은이는 극단으로 치닫는 시대에 제동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 그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감정과 사고 모두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기울어지지도 않게끔 균형 의식을 갖추라고 요구한다. --- p.116 『중용』이 그리는 정치는 국가가 백성에게, 또는 강대국이 약소국에게 의무를 강요하며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다. 강자와 약자의 차이는 있어도 국내와 정치가 강자에게 치우지고 기울어져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능력과 무능력도 현재의 차이로는 인정되지만, 극복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 『중용』의 정치는 강자가 자신의 힘을 베풀고 약자가 자신을 키우도록 하여 동적 평형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즉 강자와 약자, 능력자와 무능력자가 모두 현실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치우친 것을 균형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정치에 동참하게 한다. --- p.168 중은 감정만이 아니라 행동과 사고가 적정한지 그렇지 않은지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어긋났다면 되돌아와야 할 목적이 되기도 한다. 아울러 모든 존재가 있어야 할 고유한 자리(본성)이기도 하고, 그 자리를 지킴으로써 이루게 되는 질서, 평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 p.191 (중용은) 사고나 행위의 병리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 모순마저 끌어안을 수 있는 개방적 사유를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생활 세계를 끊임없이 작은 영역으로 나누어 같은 편들끼리 소통 과잉에 있고 다른 편과는 소통 결핍에 있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겠다. --- p.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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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특징
① 누구나 알지만 읽기 힘든 동양 고전 『중용』을 오늘날 감수성으로 쉽게 풀이했다. ②『중용』은 『논어』, 『맹자』에서는 볼 수 없던 윤리학, 정치학, 존재론을 제시하지만, 논의가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어 독서에 어려움이 있다. 고전해설서인 이 책은 흩어진 단편을 주제별로 재구성해 전체 맥락을 알 수 있도록 했다. ③ 주자(朱子)의 해석에 머무르지 않고, 『중용』을 새롭게 해석했다. ④ 동양 사상의 키워드인 중용(中庸)의 정확한 개념뿐 아니라 도(道), 성(誠), 시중(時中) 같은 개념들도 연관성 속에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⑤ 극단의 시대에 삶과 사회의 균형추가 될 중용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⑥『중용』 전문 번역과 원문이 함께 실려 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무한 경쟁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중용』은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을 극복할 ‘다른 세상’을 기획하며 탄생했다. 춘추전국 시대는 종주국이 힘을 잃고, 제후국 사이에 폭력과 전쟁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극렬하게 진행되었다. 전쟁 포로를 비롯해 주민까지 모조리 죽인 장평 전쟁만 봐도 당시가 얼마나 극단의 시대였는지 알 수 있다. 또 이 시대는 통제를 벗어난 인간의 욕망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그리하여 부국강병이 이데올로기가 된 시대, 즉 약자를 전혀 돌보지 않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무한 경쟁의 시대가 펼쳐졌다. 『중용』은 이러한 극단의 시대를 극복하고 균형의 시대를 열 새로운 사유의 장을 마련한다. 패권국의 횡포와 정치권력을 제어하고, 인간의 욕망을 적절히 조절하며, 인간 사회를 비롯해 만물이 차별 없이 골고루 잘 자라는 세계를 구상한다. 이를 위해 전쟁과 강자를 부추기는 사회를 반성하고, 새로운 윤리학, 정치학, 존재론을 제시한다. 『중용』을 발굴한 주자의 해석을 넘어선다 『중용』에는 참신한 사유가 많이 담겨 있지만, 한동안 묻혀 있었다. 독립된 책으로 존재하지 않고, 『예기』의 한 편에 속해 전해져 왔을 뿐이다. 『중용』이 ‘뜨게’ 된 것은 송나라 때 일이다. 주자의 노력으로 불교 사유에 대항할 ‘유학의 구원자’로 주목받았다. 『중용』이 유학의 구원자가 된 것은 이유가 있다. 유학의 가장 큰 단점은 존재론의 부재다. 그런데 『중용』에는 기존 유학에서 볼 수 없던 존재론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는 성리학 발전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고, 마침내 성리학을 뒷받침하는 형이상학으로 읽혔다. 하지만 주자의 해설 이후, 『중용』에 대한 이해는 제자리걸음이나 다름없었다. 더구나 주자 역시 『중용』 해설에서 포기한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귀신장(16장)을 들 수 있다. 『중용』에 대한 해설은 오늘날에 맞게 다시 시도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중용』에 대한 종합적이며 진일보한 풀이를 만나게 된다. 읽어도 모르는 고전 『중용』, 주제별로 재구성하고 일상의 사례로 쉽게 설명한다 이 책은 『중용』의 전체 모습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하고 체계적으로 재구성한다. 즉 프롤로그에서 중용의 전체 모습에 대해 안내하고, Ⅰ부에서 『중용』의 윤리학, Ⅱ부에서 『중용』의 정치학, Ⅲ부에서 『중용』의 존재론을 풀이한다. 이렇게 주제별로 접근함으로써 비로소 『중용』의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다음으로 이 책은 손에 잡히지 않는 여러 개념들을 쉽게 설명해 독서의 징검다리를 놓는다. 『중용』은 중(中), 용(庸), 도(道), 화(和), 성(誠) 등의 개념을 사용해 정교한 논의를 펼친다. 무엇보다 『중용』을 이해하는 관건은 이들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이 개념들을 정확히 풀이함은 물론이고, 현대 사회의 영화, 문학, 가요, 그리고 사건 사고를 끌어들여 쉬운 이해를 돕는다. 이를테면, 중(中)의 반대 상태인 혹(惑)을 설명하기 위해 홍경민의 가요 ‘흔들린 우정’을, 도(道)를 설명하기 위해 영화 「서편제」의 한 장면을, 성(誠)을 설명하기 위해 드레퓌스 사건을 예로 들다. 이런 방식으로 ‘중’은 균형이나 상황 적절성, ‘도’는 사람을 이끌어 나가는 목표나 과정, ‘성’은 진정성이나 소통성임을 알려 준다. ‘중(中)=도(道)=성(誠)’ 혼연일체의 비밀 밝혀낸다 『중용』을 이해하는 데 또다른 고비는 핵심 개념들의 관계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들의 관계도 명쾌하게 밝혀낸다. 이 책은 핵심 개념들 간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먼저 중(中)을 현실에 적용되는 측면과 이론적 측면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중이 현실에 적용되는 측면이 시중(時中)이고, 중의 이론적 측면이 도(道)라는 개념과 통함을 밝혀낸다. 한편 『중용』이 제시하는 존재론의 핵심 개념은 성(誠)인데, 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바로 중임을 밝힌다. “중이란 세계의 위대퇇 근본”(1장)이라고 말하듯이, 중은 윤리학의 특성을 지니며 동시에 존재론의 특성도 지닌다. 곧 『중용』의 핵심 개념 중과 성은 서로 통한다. 더 나아가 이 책은 『중용』에서 다양하게 언급되는 중, 도, 성이 모두 중용의 다른 측면임을 밝힌다. 중, 도, 성, 이 셋은 공통적으로 세계에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는 본원을 나타내며, 그 의미를 제각각 다른 측면에서 밝혀 준다고 설명한다. 이를 밝혀내는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로서, 독자는 신정근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을 만나게 된다. 『중용』의 전체 모습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그렇다면 『중용』은 왜 이토록 ‘아름다운’ 형이상학을 구상했을까? 간략히 말하자면,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치고자 했기 때문이다. 즉, 정치 지도자는 중의 윤리학에 따라 수양하며 성의 존재론을 본받아 사람을 비롯해 만물이 어우러져 살게끔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지도자만이 권력의 정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것이 극단의 시대를 넘어 균형의 시대를 여는 『중용』의 기획이다! 한편 그동안 누구도 ‘귀신장’(16장)을 설명하지 못했는데, 이 책은 『중용』의 내적 논리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즉 조상신의 존재는 하늘과 사람의 유대를 복원하고, 윤리학과 정치학이 제대로 작용하게 하는 ‘타자의 시선’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로써 이 책은 그동안 여러 해설서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던 여러 핵심 개념들의 관계에 대해 밝혀내고, 『중용』에 담긴 존재론, 윤리학, 정치학의 전체 모습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중용』은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문헌이었지만, 이제 독자는 이 책으로 미궁을 빠져나올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갖게 된다. 오늘날 다시 조명해야 할 중용의 철학 이 책은 『중용』이 지닌 의미를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용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기도 한다. 즉 중용을 방법의 다원주의로 해석한다. 중용은 기우는 것을 허용하면서 묘하게 균형을 잡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중용은 어떤 원칙을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도리나 사회의 지향을 현실에 적용하면서 찾는 최적의 길이 다양할 수 있다. 그렇게 다양한 길을 인정하는 중용은 대립하는 양측의 연결점을 찾아 균형을 추구한다. 서로 갈등하는 가치의 창조적인 종합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좌우 갈등, 빈부 갈등, 남북 갈등, 노사 갈등, 세대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 좋은 시사점을 준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사고나 행위의 병리 현상을 치유하기 위해서 모순마저 끌어안을 수 있는 개방적이고 창조적인 사유가 필요하다. 『중용』이야말로 그러한 사유의 원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