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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하종오
b(도서출판비)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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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ㅣ시인의 말ㅣ 5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 1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2 12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3 14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4 16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5 18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6 2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7 22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8 24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9 26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0 28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1 3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2 32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3 34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4 36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5 38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6 40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17 42
집결지/거리에서 광장에서 44
깃발 아래/거리에서 광장에서 46
수어와 수화/거리에서 광장에서 48
꽃 스티커와 구호/거리에서 광장에서 50
흰 국화꽃/거리에서 광장에서 51
전국청소년시국대회/거리에서 광장에서 52
그런 시대/거리에서 광장에서 54
혼자 온 사람들/거리에서 광장에서 56
소의 행진/거리에서 광장에서 58
손팻말/거리에서 광장에서 60
떼창/거리에서 광장에서 61
차벽/거리에서 광장에서 62
100미터 앞/거리에서 광장에서 64
유모차들/거리에서 광장에서 66
11월/거리에서 광장에서 68
촛불을 든 아이들/거리에서 광장에서 70
1분간 소등/거리에서 광장에서 71
풍물놀이/거리에서 광장에서 72
텐트촌 앞을 지나가며/거리에서 광장에서 74
풍선고래/거리에서 광장에서 76
레드카드/거리에서 광장에서 78
촛불로 조합한 글귀 80
난간에 플래카드 82
소설 84
동짓날과 설날 사이 86
상강 지나 입춘 와도 88
주말 90
한파 92
티케이라는 말 94
망령 96
부역자들 98
과잉 100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나라 102
방청석 104

ㅣ해설ㅣ홍승진 105

저자 소개 1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1954년 경북 의성 출생. 1975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벼는 벼끼리 피는 피끼리』, 『사월에서 오월로』, 『넋이야 넋이로다』,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정』, 『꽃들은 우리를 봐서 핀다』, 『어미와 참꽃』, 『깨끗한 그리움』, 『님 시편』, 『쥐똥나무 울타리』, 『사물의 운명』, 『님』, 『무언가 찾아올 적엔』, 『반대쪽 천국』, 『님 시집』, 『지옥처럼 낯선』, 『국경 없는 공장』, 『아시아계 한국인들』, 『베드타운』, 『입국자들』, 『제국(諸國 또는 帝國)』, 『남북상징어사전』, 『님 시학』, 『신북한학』,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 『신강화학파』, 『초저녁』, 『국경 없는 농장』, 『신강화학파 12분파』, 『웃음과 울음의 순서』,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신강화학파 33인』, 『제주 예멘』, 『돈이라는 문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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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25쪽 | 192g | 124*194*20mm
ISBN13
9791187036258

책 속으로

망령

티케이라는 말에
박정희 망령을 가두어 놓아서
티케이라고 불리는 순간
박정희 망령에 붙들린 자로 바뀌고 만다

내가 초등학교 몇 학년 때 혁명공약을 암기했더라?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고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대통령이 된 박정희는
경북 선산에서 태어나고 대구에서 사범학교를 다녔으며
독재자가 되어 부하의 총탄에 맞아 죽었다
유족이 너무 울면 죽은 영혼이 저승으로 가지 못한다고 했던가?
티케이 대다수가 심히 슬퍼하였으므로
박정희 망령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해방 전엔 일제 만주국 장교를 지냈으며
해방 후엔 남로당에 입당했던 박정희의 전력을 잊어버린
티케이 대다수가 너무나 흠모하였으므로
박정희 망령을 차마 떠나보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희생을 헤아리지 않으면서
박정희의 산업화를 치적으로 헤아리는
티케이 대다수에겐 당연한 일이었던가?

어린 시절 내내 박정희를 대통령으로 알았으나
청년 시절부터 박정희를 독재자로 아는 나를
그래도 티케이라고 말하는 자가 있다
그래도 티케이라고 부르는 자가 있다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2

우리가 손으로 할 수 있는
소중한 일이 있지
두 손으로 싸개를 만들어
아이 머리를 감싸 보는 일,
이 일에는 다른 몸 부위가 필요 없지

우리가 손으로 할 수 없는
난처한 일이 있지
한 손으로 촛불을 들고
한 손으로 바람을 막는 일,
이 일에는 일회용 종이컵이 제격이지
바닥에 구멍을 뚫어서
초를 끼우고 불을 붙이면
바람은 막히고 불빛은 퍼지지

우리가 손으로 또 할 수 있는 일에는
양 손날을 붙여 그릇을 만들고 물을 떠서
목마른 꽃에게 부어줄 일도 있고
우리가 일회용 종이컵으로 또 할 수 있는 일에는
물을 담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목마른 사람에게 건네줄 일도 있지


꽃 스티커와 구호/거리에서 광장에서

한 선한 사람이 꽃 스티커를 제작하여
청와대를 향하여 행진하는
시위대에 나누어 주어서
도로를 가로막은 차벽에 붙이게 했다

로마병사같이 방패를 들고 도열한 전경들이
제자리걸음하며 아스팔트를 울릴 때
스크럼을 짜고 주저앉아 노래를 부르던
1980년대 데모대에 끼여 있던
나를 기억하는 내가
2010년대 시위대에 끼여 있었다

차벽을 쓰러뜨리고 싶은 분노를
시위대가 꽃 스티커로 치환하며
청와대를 향하여 구호를 외쳤다
대통령은 퇴진하라, 대통령은 퇴진하라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책을 발행하며

도서출판 b에서 하종오 시인의 시집 『겨울 촛불집회 준비물에 관한 상상』이 출간되었다. 2016-2017 겨울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인의 시적 기록인 이 시집에는 51편의 시가 묶였다. 시인의 ‘시인의 말’에서 “이 시집은 촛불집회와 참가 시민에 대한 내 시의 기억”이라고 말하며 “2016년 말과 2017년 초 사이, 촛불집회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상상한 것들을 시로 썼다. 위법위헌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어 파면되었으니 친일과 독재부역 문제를 청산하고 정경유착을 단절하면서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진보할 것을 희망”한다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자신의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열망을 표현한 ‘시인의 말’은 2017년 3월 10일자로 적고 있는데 그 날짜는 정확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로부터의 탄핵으로 파면된 날이기도 하다.

시인은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군중들 속에서 군중들과 함께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며 또 그 집회에서의 다양한 군중들의 모습을 시로 형상화함으로써 자신의 문학과 삶을 일치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40여년이 넘는 시력에 있어서 일관된 시적 방법론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인의 이력은 단지 외골수의 시적 태도만을 고려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신예 비평가 홍승진은 해설에서 그와 관련한 다음과 같은 유의미한 질문을 던진다. ‘세월호와 촛불집회로 상징되는 최근 시대 현실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답변하듯이 제출된 이른바 ‘현장시’는 꽤 많다. 혁명의 상상력이 아직 현실성을 지니던 시절을 제외한다면, 한국 현대시사에서 ‘현장시’가 이렇게 대량으로 생산되는 현상은 아마도 매우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현장시’가 과연 얼마만큼의 문학적 성취를 담보할 수 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정권을 해체하고 지상으로 세월호를 끌어올린 이 시점에서, 2010년대 ‘현장의 시’는 지난날 ‘현장시’와 얼마나 달라져 있나? 1930년대 ‘카프시’나 1980년대 ‘민중시’의 미학에서 벗어나긴 했는가? 그런데 막상 그렇게 질문을 할 때, 슬픔과 분노가 시인 자신의 문제와 어째서, 또는 어떻게 깊이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하여 충분히 성찰한 시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게 문학적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한 차원에서 그의 시력을 살필 때, 하종오 시인의 일관된 시적 방법론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지금 여기의 변화한 현실에 맞추어 나름의 방식으로 꾸준히 갱신해왔다. 촛불 혁명 한복판에서 길어 올린 그의 시편 속에는 시인 자신이라고 해도 좋을 시적 주체의 삶의 행로 전체가 오롯이 담겨 있다. 지난날 자기 삶의 발자취를 통째로 끌어당겨서 자신 앞에 펼쳐진 길을 향하여 내던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하종오 시인의 ‘현장시’는 여타의 ‘현장시’들과는 차별성을 가질 만큼 시대 현실과 시인 사이의 관계를 깊이 고민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매우 문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의 말

2016년 말과 2017년 초 사이, 촛불집회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상상한 것들을 시로 썼다. 위법위헌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되어 파면되었으니 친일과 독재부역 문제를 청산하고 정경유착을 단절하면서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진보할 것을 희망한다.
촛불집회가 이어지던 기간 내내 수구 부정부패 세력과 그 추종자들은 대통령을 비호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친일한 자들이 있었고, 군부독재 시기에는 독재에 부역한 자들이 있었고, 그리고 그들이 잘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나는 촛불집회와 참가 시민을 기억한다.
이 시집은 촛불집회와 참가 시민에 대한 내 시의 기억이다
리뷰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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