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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잃어버린 나
2. 새점 치는 할머니 3. 새들의 집 4. 새점을 배우다 5. 할머니의 새점 6. 첫 번째 새점 7. 명성 다방 8. 수상한 남자 9. 할머니의 죽음 10. 사건의 전말 11. 할머니의 유언 12. 해주 곰탕집 13. 경시청 자문 위원 14. 포롱이의 죽음 15. 잃어버린 엽전 16. 독립군 사냥꾼 17. 나를 찾는 새점 18. 엄마 까마귀, 만세 까마귀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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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았다, 점괘를 뽑았어!”
둘러선 사람들 중 한 명이 소리쳤다. 초롱이는 검은 줄무늬가 난 연분홍 부리로 작은 쪽지를 뽑아 들고 총각에게 달려갔다. 그러고는 쪽지를 총각 손바닥에 떨어뜨렸다. 할머니가 복채로 받은 엽전을 손바닥에 굴렸다. 총각은 꼭꼭 접은 점괘 쪽지를 허겁지겁 펼쳐 보았다. 굵고 네모난 손가락이 가볍게 떨렸다. “춘삼월에 동쪽에서 귀인이 나타난다?” --- p.19 새점 할머니가 작은 판잣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에서 퀴퀴한 새똥 냄새가 파도처럼 밀려 나왔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새 우는 소리와 날개 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할머니가 성냥을 그어 호롱불을 밝혔다. 그러자 판잣집 천장 가득히 걸린 새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새장 그림자가 벽에 어른거렸다. “어서 들어오너라.” --- p.31 “남의 운명을 알아맞히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를 해야 하지.” 할머니는 벽에 걸린 지도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것은 경성 구석구석을 보여 주는 상세한 지도다. 가장 인적이 드문 살곶이 목장부터 번화한 종로통까지 모든 정보가 이 지도에 나와 있지. 청량리에서 서울역까지 달리는 전차와 남대문에서 독립문까지 달리는 전차 노선도 한눈에 볼 수 있단다.” --- p.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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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 만세 운동 이후 일본의 탄압이 거세져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감돌던 1919년, 세련된 세일러복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여자아이 하나가 경성 시내를 정처 없이 걷는다. 과거의 기억을 모조리 잃은 채 발길 닿는 대로 걸을 뿐인 소녀는 청계천에 다다르게 되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묻는 것을 막힘없이 대답하는 용한 새점 치는 할머니를 발견한다. 그리고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새점 할머니가 찾아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할머니를 따라 천장 가득 새장이 매달린 기묘한 판잣집에서 지내기로 결심한다. 일본 순사에게 모진 발길질을 당해 스스로 움직이기 힘들게 된 할머니를 보살피며 소녀는 할머니로부터 백발백중의 새점 치는 비법을 배운다. 하지만 할머니와의 약속을 어기고 새점을 치러 나간 청계천에서 또다시 순사를 만나게 되고, 소녀는 속임수로 경성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잡혀갈 위기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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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새점+탐정이 만나 동화의 새 지평을 열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탐정이 있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의뢰가 들어온 사건의 개요만 듣고도 사건을 해결하는 안락의자 탐정이 있는가 하면 2인 1조로 팀을 이루며 추리의 ‘합(合)’을 보여 주는 탐정 콤비가 있고, 그런가 하면 누군가의 요청으로 기업이나 개인의 사생활을 염탐하는 그림자 탐정도 있다.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경성 새점 탐정』은 추리 장르 아래 존재하는 수많은 탐정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새점 탐정의 등장을 알린 작품이다. 삼일 만세 운동으로 일본의 탄압이 더욱 거세졌던 1919년,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감돌던 경성에 탐정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소녀 하나가 나타난다. 고집스럽게 튀어나온 이마에 왕방울만 한 눈 그리고 새하얀 피부를 가진 앳된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하지만 일본 순사가 묻는 사건의 범인에 대해서는 막힘없이 답한다. 그리고 그 답은 귀여운 한 마리의 새가 뽑은 종이쪽지에 적혀 있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도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로부터 단서를 얻어 어른들도 풀지 못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새점 탐정의 등장은 어수선하던 경성을 발칵 뒤집어놓는다. 그리고 해결 못한 미제 사건들로 발을 동동 구르던 경성 순사들은 백발백중 새점 추리를 선보이는 소녀의 힘을 인정하고 정식 수사 자문 위원으로 임명하기에 이른다. 뛰어난 관찰력과 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단숨에 경성의 유명 인사가 된 새점 탐정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진짜 정체가 밝혀지는 작품의 절정은 추리 장르만의 짜릿한 전율이 동화에서도 가능함을 증명한다. 추리작가협회 부회장이자 치과의사로 경기북부경찰청 골격수사연구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며 변사체의 치아를 감식하고 있는 김재성 작가의 첫 번째 추리동화 『경성 새점 탐정』은 기억을 잃은 소녀의 눈으로 일제 강점기의 경성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내는 동시에,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의 세밀한 관찰을 통한 추리를 선보이며 추리동화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 준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복선들은 모든 비밀이 베일을 벗기까지 쉬지 않고 반전에 반전을 선사하며 독자로 하여금 비로소 추리가 완성되었을 때의 큰 쾌감을 느끼게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추리 장르의 매력을 한껏 살린 푸른문학상 수상 장편동화 『경성 새점 탐정』은 피상적인 교훈을 전달하거나 요즘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묘사할 뿐이라는 동화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좋은 동화가 되어 줄 것이다. |